[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농산물값 급등…에그플레이션 우려

입력 2012-07-13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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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농산물 가격이 계속 뛰고 있다. 오늘도 다른 원자재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는데 농산물 가격은 상승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이렇게 되면서 에그플레이션 발생 우려가 생기고 있다. 1980년대 경기는 침체되고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같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기복이 있기는 하지만 최근 농산물 가격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데.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그래서 에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에그플레이션은 에그리컬쳐(agriculture)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다. 2007년, 2008년에 이 용어가 처음 소개됐었다. 또 당시 원자재 펀드가 의외로 많이 성과를 냈었기 때문에 익숙한 용어다. 최근 농산물 가격이 많이 뛰고 있다.

농산물 가격은 품목별로 다르고 변동성이 상당히 강하다. 에그플레이션이라는 용어가 처음 나온 당시에 비해 지금은 25% 정도 가격이 뛴 상태다. 최근 에그플레이션이 과거보다 더 심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세계경기의 침체 속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가격이란 수요와 공급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2007년, 2008년에는 중국의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중국발 에그플레이션이 나왔다. 왜냐하면 이 때 중국의 1인당 GDP가 4000달러 넘으면서 육류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는 과정에서 콩, 밀, 대두 등 사료형 농산물의 수요가 급증했다. 이 때는 중국에서 수요가 급증해서 농산물 가격이 비교적 오랫동안 강세 국면을 이어왔다.

현재는 공급 측면에 문제가 있다. 1988년 이래로 최대 가뭄이 온 것이 공급부족의 요인이다. 중남미 아르헨티나, 미국 중서부 등 세계 곡창지대에 가뭄피해가 심화되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세계의 농산물 시장은 아주 극심한 가뭄에 의해 굉장히 가격이 올랐었다. 이 시기와 같이 공급이 부족한 것이 가격을 뛰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앵커 > 예전에는 용어 하나로 통합했는데 요즘은 에그플레이션 중에서도 몇 가지로 나뉜다. 물가와 관련된 새로운 용어는 무엇이 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에그플레이션은 농산물 가격발 물가상승이다. 최근 일본의 원전 피해로 인한 방사능 피해 우려 때문에 식용 수산물이 부족해 수산물 가격이 많이 오르고 있다. 그래서 피시플레이션이 수산물 가격발 물가상승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골드플레이션은 현재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지만 경제 신호 차원에서 살펴봤다. 금값발 물가상승을 골드플레이션이라고 한다. 비지플레이션은 체감경기에 가장 영향을 미친다. 식료품 가격과 관련되어 있다. 최근 아마존 우림을 무단으로 벌목하는 현상으로 인해 정작 산업용 목재의 수요가 부족한 현상이 많이 거론되고 있다. 목재 가격발 물가상승을 뜻하는 우드플레이션이라는 용어가 나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물가상승은 경기 과열에 의해 물가가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원자재와 관련되고 식자재와 관련된 공급에 물가상승 요인이 많이 있다. 경기적인 측면에서는 인플레 압력이 많이 줄어들고 금리도 내릴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지만 가격 측면에는 물가를 상승시킬 수 있는 요인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2007년, 2008년 원자재 펀드, 농산물 펀드와 관련해 수익이 많이 났었기 때문에 최근 에그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농산물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중국의 수요 요인으로 인해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에 가격이 지속되는 측면이 있다. 그래서 투자 수익률이 좋았다. 그러나 지금은 가뭄에 의한 공급부족이다. 재고량이 얼마나 쌓여있는지와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지구는 남반구와 북반구로 되어 있다. 남반구에 가뭄 피해가 있어 곡물 가격이 오르면 북반구 지역에는 파종 면적이 늘어난다. 이것이 다른 시장과 다른 점이다. 북반구와 남반구의 수확 기간은 정 반대다. 봄에 가뭄 피해로 인해 곡물 가격이 뛰면 파종 면적을 늘릴 수밖에 없다.

그러면 가을에 농산물 가격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재고 수준, 남반구와 북반구의 수확 시기가 다르고 가격을 주도할 수 있는 요인을 미리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공급부족으로 인한 가격의 상승을 보고 원자재 펀드나 농산물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과거에 비해 매력이 없다. 가격이 안정적으로 1년, 3년 정도 지속되어야 투자하더라도 수익이 있을 것이다.

앵커 > 실현 가능성보다는 아직 우려의 성격이 짙다. 하지만 최근처럼 세계경기가 침체되어 있을 때 에그플레이션의 우려란 의미가 다르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경기가 침체될 때 물가가 떨어지면 실질 소득은 많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체감경기가 안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것이 경기가 돌아가는 요인이다. 그러나 경기침체 중 공급으로 인한 에그플레이션이 발생해 물가가 올라간다면 실질소득이 더 떨어져 체감경기를 급속히 악화시킬 수 있다. 경기가 둔화되고 소득이 떨어지는 것에 더해 물가마저 오르면 실질 구매력이 떨어져 체감경기가 급격히 악화되는 문제가 생긴다.

최근 에그플레이션과 함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다. 1980년대 초반 제1차 오일쇼크로 인한 경기침체와 함께 물가가 오른 것을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그와 비슷한 각도로 지금은 농산물 가격이 올라감에 따라 경기가 침체됐다. 이런 상황에서 에그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이 동시에 나왔다.

앵커 > 에그플레이션이나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될 때 물가를 안정시키고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공급에 의해 물가가 올라갈 때 금리인상이나 돈을 환수하는 정책을 펴면 경기침체가 가속화된다. 그러므로 적절한 정책은 아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을 올려 물가를 안정시키는 방안은 환율을 내려서 원화를 평가절상시켜 수입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 에그플레이션과 같이 공급을 중시할 때는 1980년대 초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경제정책을 잘 평가했던 레이건 대통령의 이름을 딴 레이거노믹스처럼 경제주체들에게 인센티브를 통한 공급 측면의 물가상승을 잡아야 한다. 그래서 최근 레이거노믹스가 부각되고 있다.

경제민주화의 정확한 개념을 잡기는 어렵다. 경제와 함께 공생, 소통을 같이 가져가는 것이 경제민주화다. 레이거노믹스의 기본 원리도 공통적으로 그런 배경에서 경기를 풀어가자는 이야기다. 규제를 통해 축소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주체들에게 어려울 때일수록 인센티브를 지급해 효율성과 공정성을 같이 가져가는 것이 사회적 민주주의다.

사회적 가치, 임팩트(empact)라는 용어가 있다. 이것은 감정(empathy)과 사회적 연대(pact)의 합성어다. 모두가 감정을 교류하는 상태에서 어려운 문제를 풀어간다는 뜻이다. 이것이 현재 경제문제를 함축하는 대표적인 용어다. 이분법적으로 누구는 규제하고 누구는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어가는 것이 아니라 어려울 때일수록 모두가 함께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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