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유동성 개선이 최우선"

입력 2012-07-1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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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투자 오후증시 2부 - 박문환의 시장돋보기>

동양증권 박문환 > (중국의 2분기 GDP) 7.6%에 대해 하드랜딩을 취했다고 보는 견해도 있고 아직 중국의 경기하강이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다. GDP 이외의 경제지표를 보면 혼조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0%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중국의 제조업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근거가 되는 재료다.

반면 경기선행지수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M2 증가율, 즉 유동성은 23.6%를 기록했다. 그러니까 지난달 대비 0.4%p 상승했고 위안화 신규대출도 9198억 위안을 기록했다. 역시 지난달에 비해 소폭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경제는 아직 돌아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돈은 그럭저럭 돌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은 유럽에 대한 수출비중이 20%가 된다. 유럽은 지금 중병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경제가 나홀로 건강할 수는 없다. 중국의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에 그치면서 지난달에 기록한 15.3%에 비해 큰 폭으로 둔화되면서 3분기 연속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다만 중국정부가 의욕적으로 내수를 부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유럽수출에 대한 결손 부분을 내수로 커버할 수 있을지 여부와 유럽시장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회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ECB가 LTRO라는 이름으로 무려 1조 유로나 시장에 뿌렸었다. 하지만 유동성 공급 전략은 거의 실패했다. 8000억 유로가 다시 ECB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ECB는 지난주 금통위에서 25bp 재예치 금리를 제로로 만들어 이들을 다시 시장으로 유도하려는 시도를 했다. 이후 4836억 유로가 ECB로부터 실제 빠져나갔다. 절반 이상 빠져나간 것이다.

하지만 역시 시장에 그 유동성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다. 은행들은 그 돈을 찾아서 당좌계좌에 넣어두었기 때문에 돈들은 이름만 바뀌었을 뿐 그대로 ECB에 남아있는 것이다. ECB 회의 직후에 이미 언급했지만 75bp 역마진을 감수했던 은행들이 고작 25bp 역마진이 더 커진다고 해서 그 돈들을 적극적으로 운용해 위험을 감수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유로존에서 필요한 것은 돈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엔진을 하루속히 장착해 유효수요를 늘리는 것이다. 아무튼 ECB 회의 이후 유로존의 유동성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 같다.

일단 17일, 18일 버냉키의 입에 주목해야 한다. 하지만 벤 버냉키가 의회증언을 통해 시장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치는 무척 낮다. 다행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벤 버냉키라면 재정벼랑에 대해 진중하게 경고를 한 번 더 할 것이고 향후 성장이 현저히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게 되면 행동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식으로 언급할 것이다.

그리고 경제지표 중 주택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지금 경제지표 중에서 가장 견조해 보이는 것이 주택지표이기 때문에 기대치가 조금 높게 형성되어 있다. 일단 기존주택판매와 신규주택 착공건수는 지난달 대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눈여겨볼 지표가 하나 있다. 바로 기존주택의 가격지표다. 최근 미국에서 재정절벽 때문에 비싼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이 서둘러 매각하고 있다는 뉴스가 있었다. 자본이 득세 되어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이 올해 말로 종료될 것임을 감안한다면 은퇴 등 어떤 이유로든 팔아야 되는 사람들은 미리 팔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주택거래 평균단가는 높아질 수 있고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기존주택 중간 값에서 의미 있는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런 재료들은 시장을 움직일 정도의 에너지는 가지지 않았다. 아직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은 유럽쪽 재료다. 이번 주에는 유럽의 이벤트가 없어서 눈치만 보는 등락 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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