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실적 우호적..EU 2차회담 촉각”

입력 2012-07-20 10:27  

<출발 증시특급 1부-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해설위원 > 이번 주 나쁘지 않게 흘러왔고 마지막 금요일장을 남겨두고 있다. 42분 후면 시장이 개장한다. 오늘 미 증시 마감 결과 오늘도 역시 중요한 영향을 준다. 미 증시는 경제지표에 울고 기업실적에 웃었던 하루였다. 마감지수에도 표현되어 있다.

주택지표가 실망스럽게 나왔다. 경제지표에 운 이유가 이것이다. 최근 주택착공이나 미결주택 매매건수 결과가 좋았다. 그리고 주택 관련주도 한동안 의욕적인 반등을 보였기 때문에 주택시장의 대표적인 메인 지표라고 할 수 있는 기존주택매매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그러나 437만 건 거래량을 기록하면서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인데다가 전년동기 대비 5.4%의 감소로 약간 늘었을 수 있다고 예상했던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추세를 보면 모기지 금리가 거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주택수요를 견인하는 데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이번 달에는 밝혀지고 있다.

이 주택지표에 대한 평가가 월가에서 어땠는지 보자. JP모건체이스는 1.5% 증가를 기대한 사람도 있었을 만큼 양호할 것으로 봤지만 기대와는 달리 -5.4%의 결과다. 이것은 큰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난 1분기 20%의 주택매매증가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 3% 정도 감소한 것이다. 약간의 되돌림으로 봐도 좋다.

주택시장이 회복궤도에 진입했다고 봐도 좋겠지만 그렇다고 어떻게 매달 증가만 하겠느냐며 변동성의 주의를 당부했다. 경제지표 약간의 실망에 따라 시장이 상승분을 반납했다가 결국 장 후반 회복됐다.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IT 대기업 구글의 실적까지 호조로 나오면서 좋은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구글의 2분기 실적 보고서를 보자. 구글은 실적이 나올 때 마다 놀라운 회사다. 구글은 정말 조그마한 인터넷 검색 사이트로 시작해 한때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사였던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했다. 이 때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다윗이 이긴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둘 다를 갖춘 세계적인 IT 공룡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렛PC에 들어가는 안드로이드 시스템이 구글의 소유다. 이런 만큼 실적보고서 맨 앞에 헤드라인 넘버보다 CEO 성명이 자랑스럽게 먼저 나와 있다.

지난 2분기 모토로라 인수가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그래서 앞으로는 구글이 휴대폰 판매를 통해 본격적인 실적을 낼 포텐셜을 갖게 됐다. 실적 성장 추세도 21%를 기록하면서 최소한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우려감을 떨칠 수준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실적은 전년비 35% 증가한 122억 1000만 달러에 순이익 27만 9000만 달러, 주당 8달러 42센트를 기록했다. 매출에 비해 순이익이 작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동안 돈이 많이 들었다.

모토로라 인수 비용과 헤드카운트를 늘린다는 발표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도 역시 구글의 광고매출이 상당히 큰 폭으로 신장했고 이제는 구글 전체 실적의 90%를 차지했다고 한다. 모토로라 인수비용에 2분기 실적 약화를 모두 이 광고매출로 커버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구글의 광고는 다른 사이트보다 단가가 훨씬 높다고 알려져 있다. 예를 들면 우리가 보통 암시장에서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폰번호 등 개인정보가 1인당 몇 십 원씩 거래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뉴스에서 봤다. 구글의 광고는 맞춤 광고 형식으로 유명하다. 쉽게 말해 IP주소나 ID에 물려 어떤 사이트를 자주 보고 어떤 상품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의 정보를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 안드로이드 시스템의 위치까지 파악되면서 동선, 어느 나라에 살고 어디에 가는지까지 다 들어있다. 구글의 광고는 1인당 개인정보의 가치가 상당히 높고 그만큼 광고효과도 좋다. 검색을 하면 맞춤광고라는 이름으로 관심을 가질 만한 사이트 등이 함께 뜨는 것이 구글 광고 성공 케이스의 일등공신이다. 그래서 이런 것이 매출이 높을 수밖에 없다.

주택지표 부진에도 불구하고 이를 상쇄할 만한 여러 가지 기업실적 호조가 있었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구글을 봤다. 마감 후 실적을 발표했으니 시간 외 거래 반응을 보자. 장중에도 2% 정도 상승 마감했다.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구글이 실적발표 직후 급등했다가 약간 수렴되는 과정에 있고 그래도 여전히 2.75% 추가 상승중이다.

오늘 시장에 대해 월가 현지 전문가는 어떻게 평가했는지 들어보자. RDM 파이낸셜의 의견이다. 오늘 미 증시 상승세 연장은 두 가지로 분석이 가능하다. 첫째, 증시 역사상 경기둔화 우려가 있는 시기에는 어닝 시즌 직전에 실적 전망을 비관적으로 늘여 잡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이 그랬다. 오히려 이런 어닝 시즌에서는 낮아진 기대치만큼 어떻게든 이것만 충족되면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두 번째, 이번 주에 마침 QE3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연설도 2번이나 있었다. 투자자들에게는 오늘 발표된 부진한 경제지표들이 QE3에 대한 희망을 얻기에 적절한 수준이었다고 정리하고 있다.

어제 인텔 효과가 시장에서 통했는데 오늘 미국 기술주가 한 번 더 상승한 것과 QE3에 대한 기대감이 이 정도 유지되는 것은 나쁘지 않다. 오늘 밤 유로 재무장관 2차 회담이 있는데 주말의 변동성이나 불확실성에 대비해 억울하게 시장을 빼버리는 것만 조심하면 어제의 상승분을 최소한 지키는 것은 나쁘지 않다.

어제 나온 단신에 대해 보자. 삼성과 애플의 대결에 대한 영국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영국법원은 다음과 같이 정식 명령을 했다. 애플은 삼성의 갤럭시탭이 아이패드를 모방하지 않았다는 일종의 사과문적인 광고를 언론에 게재하라고 명령했다. 항소하겠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통쾌하기도 하고 이례적인 재판 결과였다.

여기에 대해 경제적 관점으로 보는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은 한 수 위에 있다. 분석내용을 보자. 야후 리서치의 경제학자 랜달 루이스와 시카고 대학교 댄 유엔 교수의 공동 조사결과에 따르면 야후 온라인 광고를 분석하니 어떤 대상을 두고 공개사과문이나 시정명령과 같은 내를 올렸을 때 그것을 올린 주체에 대해 역시 광고효과가 컸다고 한다.

이 이야기만 들으면 괜히 애플한테만 유리한 판결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역의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지난해 6월 당시 트랜스포머 신작 개봉광고를 올리면서 삼성의 갤럭시탭 브랜드 광고를 함께 달았었다. 당시 갤럭시탭에 대한 야후의 연관검색이 424건을 기록한 것에 반해 역설적으로 애플 아이패드에 대한 연관검색이 더 많이 나타났었다고 한다. 그래서 1승 1무 정도로 삼성과 애플의 광고효과에는 윈윈이다. 이렇게 경제학적인 해석을 달 수 있다. 오늘 밤 EU 2차 회담이 있고 여러 가지 변동성이 있을 수 있지만 대외 환경은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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