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스페인에 구제금융 신청 권고.. 속내는?"

입력 2012-07-2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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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투자 오후증시 1부 - 박문환의 시장돋보기>

동양증권 박문환 > (독일이 스페인에 구제금융 받으라는 권고) 그런 보도가 현지 언론에서 있었다. 어제 새벽 독일과 스페인의 재무장관회담에서 나온 이야기다. 독일의 쇼이블레 재무장관이 스페인 재무장관에게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받는 것이 어떠냐는 권고를 했다고 한다. 기사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었다. 일단 EFSF를 통해 1000억 유로를 받고 9월에 시작되는 ESM으로부터 2000억 유로를 받으라는 내용이었다.

지금까지 스페인은 부분적 구제금융이 대세였다. 1000억 유로 정도 은행에 대한 직접지원이었고 그럴 경우 재정주권을 지켜낼 수 있었던 조건이었다.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받게 된다면 그리스처럼 트로이카와의 협상을 통해 재정에 대한 계약이 체결되어야만 한다. 그런데 그 말이 독일에서만 나온 것은 아니다. 룩셈부르크의 재무장관 역시 유로존이 스페인의 전면적인 구제금융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그러니까 오늘은 스페인에 대한 전면적 구제금융이라는 말이 공식적으로 거론된 날이다.

스페인이 전면적 구제금융을 받게 되면 이탈리아까지 흔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런 말이 갑자기 나오게 되었는지 고민이 된다. 이는 역시 신 재정협약으로 이끌기 위한 유인책인 것 같다. 고의가 아니며 진짜 그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앞서 언급했듯 이번에 스페인 금리를 치솟게 만든 것은 다름아닌 ECB다. ECB가 스페인의 선순위 채권 보유자들에게도 책임을 묻게 하겠다는 바람에 채권시장에서 온통 스페인 국채의 투매가 집중되었다. 그리고 나서 신 재정협약과 전면적 구제금융이라는 두 개의 선택을 들고 나타난 것이다.

물론 억측일 수 있지만 스페인만 신 재정협약에 대한 의회 승인은커녕 날짜조차 잡지 않고 있었다는 점, ECB의 발언 이후에 국채수익률이 속등했다는 점 등이 단지 우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늘 새벽에 있었던 노보트니의 주장대로 ESM에 은행기능을 부여하게 된다면 당장 방화벽이 높아지면서 위기로부터 탈출이 가능하다. 주가는 급등할 것이다. 하지만 그 다음에는 재정은 다시 방만해지고 위기는 다시 곧 찾아올 수 있다. 백지수표를 남발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일은 재정, 은행통합을 먼저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어느 틀 안에 가둬놓고 지원을 하려는 계산이다.

문제는 스페인이다. 스페인 입장에서는 남미에서는 은행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은행동맹에는 결사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재정주권을 빼앗기는 전면 구제금융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지난 7개월 동안 4번이나 수정을 하고 긴축안을 발표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제재가 없는 돈을 받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선순위 채권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ECB의 한마디에 국채시장은 속절없이 무너졌고 이제 스페인은 세 가지 길을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됐다. 첫 번째는 재정주권을 포기하면서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받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신 재정협약에 싸인하고 ECB의 지원을 받고 정상적으로 돌이키는 방법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남미의 기득권을 모두 지키면서 과거의 화폐로 돌아가는 것이다. 스스로 유로 존을 떠나는 것이다.

세 번째 가정은 믿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도 않다. 오늘 새벽 스페인 현지신문에는 이런 기사가 있었다. 스페인 정부가 유로존을 떠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익명을 요청한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의 측근을 이용한 보도가 있었다. 이 기사 내용이 사실이라면 유로존에서 스페인이 스스로 이탈하는 것을 결정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지금 스페인은 7% 수준의 금리로 압박을 해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기 국채로 대체하면서 시간을 벌고 있다. 조만간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직까지도 스페인이 황당한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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