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진단] 독일, ESM 은행업 면허 부여 반대

입력 2012-08-01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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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유로존의 새로운 구제금융 기금으로 운용될 ESM은 규모가 한정되어 있다는 본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돈을 대규모로 빌려 기금규모를 늘릴 수 있도록 하는 은행업 면허 부여 문제가 상당히 긴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오늘 독일이 여기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독일의 입장은 은행업 면허를 부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 않으며 그것을 논의하고 있지도 않고 그것을 다루는 은밀한 회의도 없다는 것이다. 이런 발표로 인해 스페인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유로화와 유럽증시는 일시적으로 하락했다.

역설적으로 독일정부의 이 같은 입장에는 호재 요소도 내포되어 있다. ECB가 국채시장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끝까지 막을 생각은 없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ECB가 국채시장에 개입하는 결정이 설사 내려진다고 해도 ESM의 은행업 면허까지 부여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확장시키지는 말라는 선을 긋는 일종의 사전 작업이다. 오늘 독일 재무부가 발표한 문구 자체만 놓고 보면 ESM에 은행면허를 부여하는 것에 대해 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지난주에 국채시장 개입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을 때 나온 독일 재무장관의 반응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당시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드라기 총재의 천명을 환영하면서 ECB의 대응에 앞서 정부들도 금융과 신뢰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CB의 국채시장 개입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있다는 것이다. 재정긴축과 개혁작업을 잘 해야 ECB를 통해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는 보도가 오늘 나왔다. 스페인이 의료 및 교육 관련 재정지출을 추가로 삭감할 경우 독일도 ECB의 국채시장 개입을 지지할 것이라고 독일 재무장관이 스페인 경제장관에게 말했다는 보도였다.

밤사이 프랑스와 이탈리아 두 나라 정상도 오찬회동을 가진 뒤 성명을 통해 지난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국채시장 안정화 정책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부여한 셈이다.

스페인 중앙정부만 놓고 보면 긴축계획이 상당히 순조롭게 잘 이행되고 있다. 문제는 지방정부다. 올 상반기 6달 만에 연간 재정적자 한도를 모두 다 소진해버렸다고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스페인이 올해 약속한 6.3%의 재정적자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방재정계획이 발등의 불로 떨어진 스페인 정부는 그래서 오늘 17개 지방정부 대표들을 소집해 긴축을 독촉하는 회의를 가졌는데 저항이 만만치 않다. 지방정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카탈로니아가 중앙정부의 긴축 드라이브에 반발해 오늘 회의참석을 거부했다. 스페인 지방정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신뢰할 만한 긴축계획 마련이 스페인 국채시장 안정을 위해 긴요한 사안인데 이렇게 반발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면 좋은 징조가 아닐 것이다.

ECB 정책회의가 열리는 오는 목요일까지는 지방정부에 대한 스페인의 재정개혁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ECB의 국채시장 개입이 과연 효과가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개입의 유효성을 따지는 것은 그 다음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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