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동산 경기 회복세, 소비심리 살아날까?"

입력 2012-08-0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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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투자 오후증시 1부 - 박문환의 시장돋보기>

동양증권 박문환 > 미국의 지난 2분기 집값이 전년 동기 대비 2.5% 상승했다. 전분기 대비 6%나 뛰었다. 그러니까 이번 분기에 주로 많이 상승한 것이다. 분기별 가격상승률만 따지면 지난 2005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빠르고 큰 상승폭이었다. 또 다른 기관인 프레디맥의 공식 집계 역시 2분기 집값이 전분기 대비 4.8% 상승했다는 발표가 있었으니 분명 의미 있는 상승이 지난 분기에 있었다는 것만큼은 사실인 것 같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일단 건축물에도 수명이 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보수를 하거나 다시 지어야만 한다. 미국은 대략 1년에 100만 채 정도의 신규주택이 필요하지만 2008년 이후 주택업체들이 시장에 넘쳐나는 차익매물로 인해 신규공급을 꺼리는 바람에 공급량이 수 년에 걸쳐 한 해 50~60만 채도 되지 않았다. 줄잡아도 미국 전역의 200만~250만 채의 공급 부족 상태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못했던 것은 차압매물 때문에 눌려 있었기 때문이다. 부동산의 특징 중 하나가 매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가도 가격이 오른다는 뉴스가 나가면 최소한 급매물만큼은 순식간에 자취를 감춰버린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게다가 오는 9월부터는 가장 큰 문제였던 차압물건의 적체현상이 미국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인해 차츰 해소될 전망이기 때문에 부동산가격 상승은 3분기에 이르면 더 빠르게 진행될 공산이 크다.

경기가 호전된다는 메커니즘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부의 효과다. 내가 부자가 된 듯한 착각을 가져오게 해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그런 부의 효과를 촉발해내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주택과 주식이다. 그중 주택가격이 오르면 자산가치 상승분 만큼 여유가 생긴다. 이 돈들이 주로 소비에 전염되어 왔기 때문에 집값의 상승은 주식시장의 상승에 비해 더 큰 부의 효과를 촉발해왔다.

즉 주택가격의 상승은 곧 소비의 증가를 가져오고 소비의 증가는 기업들의 투자를 촉발하게 되며 기업들의 투자는 다시 고용시장을 호전시키는 아주 중요한 연결고리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주택가격의 상승이 진행되는 동안 금융시장은 주로 실적 장세에 강함을 보여왔다.

자라를 보고 놀랐으니 당연히 한동안 과거처럼 주택가격 상승분을 고스란히 뽑아내서 그 돈을 몽땅 다 소비하는 일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소비가 과거처럼 문란하게 지탱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수년 간에 걸쳐 억제된 소비라는 점을 참작해야 한다.

부동산경기가 살아나면 소비도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으로 생각한다. 예를 들어 당장 못 쓰게 된 컴퓨터나 자동차 등 내구재에 대해 한 해, 두 해는 소비를 미룰 수 있지만 영원히 안 살 수는 없는 입장이다. 게다가 미국은 장기간에 걸친 낮은 금리와 값싼 에너지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환경이 날로 좋아지고 있다. 약간의 1차 소비만 가지고도 기업들의 투자는 촉진될 것으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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