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악재-미 경기둔화 우려..부담감 누적"

입력 2012-09-2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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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증시특급 1부 - 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해설위원 > 피로감이나 소강국면이라는 이야기가 맞을 것이다. 로이터통신의 마감브리핑 내용을 살펴보자. 중장비를 비롯한 각종 산업장비를 제조하는 캐터필라가 2015년 연간 실적전망을 하향한 것이 캐터필라가 속해 있는 다우지수는 물론이고 미 증시 전반의 경기둔화 우려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캐터필라는 우리나라 두산인프라코어에 비유되기도 한다. 그 전통이나 규모 면에서 전세계 대표 경기민감주라고 해도 손색이 없기 때문에 이들이 내놓는 실적 전망은 각종 연구기관보다 훨씬 현실적인 글로벌경기의 예지몽이라고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 기업경기지수의 하락세가 이제는 진정되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추가로 하락하면서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유로존 경기침체를 재확인시켜줬다는 내용이다. 독일의 IFO 기업경기지수다. 다른 경제지표는 한두 달 정도 지연 데이터인 것에 반해 IFO 기업경기지수는 9월분이니 가장 최신 버전에 해당한다.

차트를 보면 올해 초 잠깐 반등을 보이다가 이내 다시 하락 추세로 자리잡으면서 5개월 연속 내려가고 있다. 현재 레벨은 현실경기, 체감경기, 예상경기의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전의 2000년부터 10년 이상의 자료를 보면 올라갈 때, 상승을 할 때는 예상경기, 체감경기, 현실경기의 순으로 간다. 순서대로 위에서부터 거꾸로 보이고 있고 오히려 선행성을 가지고 있는 예상경기가 제일 좋지 않다. 체감경기와 현실경기를 끌어내리고 있는 상황으로 보면 된다.

2주 전 합헌 판결이 난 ESM에 그리스, 스페인 구제금융에 독일이 본격적으로 지갑을 열어 첩첩산중을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독일 경기가 내려앉으면 독일의 민심도 안 좋아지고 기존 구제금융에 대해 의회 표결을 하는 과정 등을 거치는 동안 유로존 경기는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대한 현지 전문가의 의견을 보자. ING 벨기에 사무소의 의견이다. 오늘 독일의 기업경기지수 부진은 ECB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강력한 지원의사에도 불구하고 그 뒤에 조사된 것이기 때문에 여전히 독일 기업들은 비관론을 버리지 않고 있음을 드러낸 최신 투심이었다. 단기적으로 유로존 붕괴라는 극단적인 시나리오는 피했지만 독일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수요 감소 우려에 위축되면서 향후 전망을 하향하고 있는 중이라는 강조다. 이 정도면 미 증시 마감브리핑에 왜 독일경제지표가 제목에 자리잡고 있었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로이터통신의 마감브리핑 내용을 계속 보자. 월가에서는 3분기 마지막 주를 맞아 윈도드레싱 분위기가 오랜만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3분기에는 8월에 ECB의 무엇이든 하겠다는 발언도 있었고 ECB의 무제한 국채매입, 연준의 QE3 등 시장에 호재성 재료가 집중되면서 2분기 약세장 분위기가 반전된 시점인 만큼 월가의 펀드매니저들은 이런 분위기에 맞춰 수익률도 그 정도로 화려하게 올리기 위해 윈도드레싱을 준비하고 있다.

솔직히 시장 안 좋을 때는 수익률이 좋지 않아도 이해하지만 시장에 호재가 많았는데 수익률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에 QE3가 나오고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혼자 무엇을 했느냐는 비판도 있을 수 있다. 어제 우리나라 일중 최저점에서 연기금의 대량 매수세는 이런 차원으로 해석이 된다.

이에 대한 시장 전문가의 의견을 보자. RDM 파이낸셜이다. 일부 헤지펀드들은 여전히 숏 포지션, 즉 그간의 수익을 현실화하느라 매도에 바쁘지만 이번 주에는 3분기 말이 맞물려 있는 만큼 갑자기 시장이 강세로 전환해도 놀라울 것은 없다. 윈도드레싱을 염두에 둔 단기 투자전략이다.

다음은 푸르덴셜 측의 의견이다. 원래 한번 급등 후 숨 고르기, 혹은 횡보 국면은 시장에 이례적인 현상은 아니며 자연스럽다. 결국 3분기 어닝 시즌이라는 다음 모멘텀이 확인될 때까지 앞으로 한 달 정도 시장은 약세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렇지만 약세장을 꼭 마이너스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ECB나 연준 등 각국 중앙은행의 태도는 그 어느 때보다 가시적 성과, 수치 등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하방 경직성 역할은 충분하다.

독일의 닥스지수와 코스피지수의 동조화 추세를 나타낸 차트를 보자. 구조적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라는 것 외에도 주력품목에 자동차, 화학, 전기전자 등 비슷한 항목이 많다. 하지만 그 특징은 약세장에서는 우리나라 코스피지수가 조금 선방했고 최근 반등에서는 독일 닥스지수가 아웃포펌을 나타내고 있다. 독일이 IFO 기업경기지수 때문이든 기술적 부담이든 고점 부담에 한번 내려가고 또 한번 부딪힌 상황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MSCI 한국지수를 보자. 어제 우리나라 장 후반 연기금 대량매수세, 윈도드레싱, 저가매수 등이 모두 설명이 가능하지만 외국인들의 투심은 아직까지 2000선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은 아니다. 항상 그날그날 국내 수급에 따라 비중을 뒤늦게 조절하고 있는 편이다. 한국증시에 대한 의견은 당분간 중립으로 가져가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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