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로존 악재에 정책효과 약발 없어"

입력 2012-09-2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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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증시특급 1부- 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해설위원 > 증시가 재미는 없다. 추석을 앞두고 들뜬 마음이 있지만 이것은 정서적일 뿐이다. 명절 주간 증시가 한 번도 좋은 적이 없었지만 올해는 QE3도 나왔고 하반기, 4분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있는 상태이다 보니 눈높이가 높아져 있는데 증시는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추석 전후로 증시가 상당히 중요한데 그 전까지 대외 이슈들을 꼼꼼히 체크해보는 것이 좋겠다.

AP통신의 마감브리핑 내용을 들어보자. 제목에 대한 해설을 하자면 주택지표가 인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섭섭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10번 주택지표가 좋게 나올 때는 시장에서 그러려니 하다가 어쩌다가 한번 예상에 못 미치니 악재라고 평가해버렸다.

주택지표는 앞으로도 한동안 이럴 것 같다. 연준의 지난 QE3 타깃은 사실상 주택시장이다. 연준이 마음 먹고 돈을 퍼 부으면서 살려놓겠다고 했는데 주택지표가 좋아지는 것은 앞으로도 당연한 것이며 본전이라고 받아들여질 것이고 어쩌다 기대에 못 미치면 시장은 혹독한 평가 내지 조정의 모멘텀으로 삼을 것이다. 아무튼 오늘 미 증시는 기술과 에너지 두 업종의 낙폭이 가장 컸다. 유로존 불안의 중심에는 오늘도 스페인이 위치해 있다.

어제 스페인 2013년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긴축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에 대한 내용에 이어 오늘은 스페인의 카탈로니아라는 도시 주민들이 재정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가 격렬했다. 이 지역은 우리나라로 치면 강남구처럼 소득수준이 높고 재정도 부유한 지방인데 왜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다른 동네의 어려운 사람까지 도와줘야 하느냐는 시위가 일어났다.

또한 3자 회담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등 유로존을 우열반으로 나눈다면 우반에 속해있는 세 나라가 3자회담을 가졌는데 여기서 스페인 은행들의 부실자산은 어떻게든 스페인 정부가 떠안고 가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ESM, 유로화 안정기금에서는 제한적인 지원만을 맡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도 유로존 증시에 부담을 줬다. 또 이에 스페인 중앙은행은 3분기 스페인 경제가 뚜렷한 침체기에 들었다고 선언하면서 유로존 증시에 긴장감을 조성했다. 이에 따라 우리증시 외국인 수급에도 밀접한 동조화를 가지고 있는 유로화와 유럽증시가 급락했고 스페인 국채금리는 껑충 뛰었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스페인 시위나 갈등, 심지어 유로존 탈퇴와 같은 극단적 시나리오가 혹시 나오더라도 우리는 의연한 마음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구제금융이란 지난번 그리스 사례에서도 2년 동안 지켜봤지만 결국 공짜 점심은 없는 법이다. ECB에서 돈이 나오든, 트로이카든 유럽연합이든 웬만큼 상황이 벼랑 끝까지 가기 전에는 협상 타결이 만만치 않다. 정정불안이나 시위에 익숙해지고 지쳤다 싶을 때쯤 되어야 협상안이 나올 것이다.

오늘 시장을 어떻게 봤는지 월가 현지 전문가의 시황을 들어보자. 베커 밸류 에쿼티펀드의 의견이다. 스페인이 공식적으로 구제금융 신청을 하는 그 시점이 현재 유로존 불안감의 핵심이다. 거의 시간문제라고 본다. 스페인 정부는 재정긴축 조건을 최소화하기 위해, 즉 조금이라도 유리한 조건으로 구제금융 자금을 타내기 위해 현재 자체적으로 확보된 자금집행도 보류한 채 딜을 하고 있다. 스페인 은행 부실자산 매입 등 하던 것도 중단하고 상황을 악화시키면 스페인 정부에 유리하겠다는 부정적인 정서가 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은 스페인의 선례가 될 그리스의 상황에 다시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다음으로 웰스파고의 의견을 들어보자. 일단 시장이 기대했던 각국 중앙은행들의 경기부양책이 발표되었고 게시되었지만 아직 글로벌 경제의 뚜렷한 진전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마침 투자자들은 고전적이면서도 뚜렷한 악재인 스페인과 그리스 문제에 집중하면서 투심이 위축된 상황이었다.

쉐퍼즈 인베스트먼트의 의견은 최근 상당 기간 시장의 낙관론이 이어져왔던 만큼 어제 연준 임원의 발언이나 오늘 유로존 불안감, 경제지표 실망에 갑작스러운 매도 공세가 출현한 것은 이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단기 조정 관점으로 미 증시를 정리하겠다는 의견이다. 이번 주 초만 해도 있었던 윈도드레싱에 대한 이야기는 힘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남은 2거래일 동안 윈도드레싱이 있다고 해도 시장의 방향성을 돌려놓을 정도는 아니다.

MSCI 한국지수를 통해 오늘 우리나라 외국인 투심을 미리 점검해보자. 외국인들은 적어도 추석을 앞둔 이번 주 흐름을 보니 지수가 내려갔을 때 저가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뜻은 일단 없는 것으로 보인다. 어제 하락폭만큼 후반영하면서 0.27% 내려갔다. QE3가 발표되면서 이만큼 레벨업 되었지만 그 뒤에 글로벌 경제가 살아났다거나 우리나라처럼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진 이머징이나 아시아에서 특별한 수요 증가를 기대할 만한 지표 개선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어떻게든 이번 주는 지나고 보겠다는 외국인의 투심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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