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웅진 쇼크'··채권단 '분노'

<앵커>

웅진그룹의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이 동반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금융권에도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됩니다.

웅진그룹 전체의 차입금 규모가 4조원을 넘는 데다, 추가 부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특히 웅진그룹이 채권단과 아무런 협의 없이 법정관리를 선택하면서, 금융권의 분노도 커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민수 기자입니다.

<기자>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을 비롯한 웅진그룹 계열사들의 총 차입금은 4조3천억원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금융권 차입금은 3조3천억원. 특히 은행에서 빌린 돈이 2조원이 넘습니다.

갑작스런 법정관리행에 당장 돈을 빌려준 은행들은 당혹스런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채권은행 관계자

"은행도 당했다 그런 느낌이 있죠.은행도 어떻게 보면 피해자죠. 공식적으로 얘기는 못하지만..."

현재 극동건설과 웅진홀딩스, 여기에 업황이 안좋은 태양광 계열사 웅진에너지와 웅진폴리실리콘까지 이 4곳에 대한 금융권의 대출 규모는 2조1천억원.

이로 인해 금융회사들이 추가로 적립해야 하는 충당금은 1조2천억원에 이릅니다. 당장 올해 실적에 미치는 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금융권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고의적으로 법정관리를 선택했다는 의혹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법정관리는 빚을 갚을 시간을 벌 수 있는 데다 경영권도 보장받을 수 있어, 전에도 부실기업들이 경영권 방어하기 위해 악용한 사례가 많습니다.

하지만 윤 회장의 모럴헤저드 논란은 둘째 치고, 당장 채권단의 반응이 심상치 않습니다.

<인터뷰> 채권단 관계자 (음성변조)

"오너가 경영권 내놓으라고 해야죠.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채권·채무 동결하고 유동성 지원받고 그러고 다시 회사를 찾아간다... 이거는 문제가 많죠."

금융권은 일단 웅진 사태가 통제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이 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금융당국이 웅진그룹 외에 다른 그룹사 몇 곳에 대한 재무구조 점검에 나섰다는 점은 위기신호가 감지됐음을 의미합니다.

<인터뷰> 김진수 금감원 기업금융개선국장

"대기업하고 경기 안좋은 건설업체들, 경기에 민감한 업종은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하지만 특정업체가 어떻다는 것은 언급하기 어렵다."

벌써부터 금융권 안팎에서는 몇몇 그룹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그 후폭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