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외국인 비중축소 우려”

입력 2012-10-1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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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증시특급 1부-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해설위원 > 체감 실업률은 10%가 넘지만 2.9%의 실업률이 발표됐다. 우리나라의 이런 지표 호전 소식에도 불구하고 오늘 외국인은 마음 먹고 팔 것으로 각오하는 것이 좋다.

로이터통신의 마감브리핑을 보자. 전기전자업종의 시장 영향력이 큰 우리증시에서는 이 제목에 상당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오늘 미 증시는 기술업종에 대한 매도세가 전반적인 하락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 가운데 미국의 삼성전자라고 표현하는 반도체 대장주 인텔이 여러 월가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하향에 따라 하루에 2.7% 하락했다.

기술업종 전반에는 소나기는 일단 피하고 보자, 즉 이번 3분기 실적이 정말 부진하게 나올 것 같은데 지금 미리 팔아 놓고 나중에 실적발표를 하고 나서 주가가 충분히 눌리면 그때 다시 매수해도 늦지 않는다는 투심이 매도 공세로 연결된 것으로 분석된다.

오늘 S&P 10개 구성업종 가운데 9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는데 유일하게 에너지업종만 상승했다. 그런데 이마저도 이란에 대한 보고서 때문이라는 내용이다. 이어서 미 증시 거래량도 일평균 65억 3000만 주에 비해 10% 이상 부진한 58억 주로 집계되었고 장 마감 이후 실적을 발표한 세계 최대 알루미늄 제조사 알코아는 예상치를 만족시키는 실적을 내놓았지만 마감 후 거래에서 시장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0.1%로 소폭의 마감후 거래동향 상승을 보이고 있다.

이란에 대한 보고서 내용이 무엇인지 S&P500 지수 일중 차트를 보며 알아보자. 일단 하락권에서 출발했지만 잘하면 반등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오전 10시 30분을 기점으로 매수세가 증발하면서 지수가 가라앉고 있다. 이후에는 완전히 탄력을 잃어버린 채로 S&P500 지수는 하루를 마감했고 결국 1% 대 마이너스로 장을 마쳤다.

이렇게 내려앉은 10시 30분경 월가에 전해진 보고서가 있다. ASCF, 미 안보 위원회의 보고서다. 이는 정부기관은 아니고 우리나라로 치면 새누리당의 여의도 연구소 정도로 공화당의 브레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이다. 미 안보 위원회는 현지시간으로 아침 일찍 보고서를 냈는데 이란은 두 달 이내에 핵 미사일 제조를 위한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제목이다.

이는 중요하다면 중요하고 아니라면 아닐 수도 있는 내용이다. 미국도 마침 선거철이므로 우리나라로 비유하면 북풍이나 무장공비 이슈와 같은 단골 테마인 것이다. 얼마든지 의미 부여가 가능할 수 있는 재료다. 이 소식으로 인해 국제유가는 3% 넘게 뛰었고 월가 트레이더들도 일단 주식 비중 축소라는 원론적인 대응을 했다고 나와 있다. 이렇게 시장의 반응이 있었다.

다음으로 현지 전문가 시황을 보자. ING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최근 증시의 지지부진한 흐름은 기관투자자들의 비관론이 주도한다고 했다. 지금 상황은 이번 어닝 시즌에 대한 우려감이 다소 지나치다며 역발상으로 만약 실적 결과가 나왔을 때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내용이 있으면 주가는 상승할 수 있는 포텐셜로 연결이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유로존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제거되지 않고 있다. 메르켈의 그리스 방문도 역시 말잔치로 끝났다. 불확실성의 정도를 체크하는 차원에서 AFP통신을 살펴보자. 우리시간으로 어제 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안토니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의 회담에서 오고 간 표현이 제목에 나와 있다.

그리스 총리 공관 앞에 수천 명의 시위대가 운집한 가운데 열린 회담에서 유럽 최대 경제국이자 그리스 구제자금의 키를 쥐고 있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번에 만 5년 만에 그리스를 방문했다. 험난한 여정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그리스에 강도 높은 긴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는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고 독일은 어떻게든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대한 사마라스 총리의 답변이 있다. 지금 그리스 국민들은 피를 흘리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보통 일상생활에서 피를 봤다, 피를 튀긴다고 쉽게 이야기하지만 정상회담에서 피라는 단어가 등장했다는 것은 상당히 강한 인상을 주겠다는 것을 감안하고 한 발언이다.

현재 그리스 정부가 추진 중인 긴축안은 향후 2년 간 135억 유로 규모인데 이것이 의회를 통과해 법적인 효력을 가지는 동시에 그리스는 315억 유로 규모의 구제자금을 수용하게 된다. 그리스 협상이 빨리 타결되어야 지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스페인도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한다.

마지막으로 MSCI 한국지수를 보자. 개장 초 갭하락 출발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인데 어제 외국인 매도세를 후반영한 측면도 있고 장중 한때 1000억까지 순매도가 나왔으며 중국 경제성장 둔화 우려나 동아시아 성장전망 하향, 세계은행의 보고서 등 여러 가지로 봤을 때 외국인들은 한국증시에 대한 면밀한 분석보다는 동아시아를 바스켓으로 묶어 관리하는 포트폴리오 비중이 크다.

그런 차원에서 어제 외국인 매도세를 후반영한 것에 실적 우려 등을 더해 오늘 외국인이 생각하는 한국증시는 1900대 초반까지도 이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정말 그렇게까지 지수가 내려앉지는 않겠지만 외국인의 투심은 현재 저렇게 보고 있다. 마음 먹고 비중을 줄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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