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글로벌 금융시장 방향성 없다?!

입력 2012-10-12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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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최근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회복되는 부분도 있을 것 같지만 경기는 계속 침체되고 있다. 앞날을 예측하기 애매해서 그런지 정책에 대한 논쟁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최근에는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히고 있다. 크루그먼의 입장대로 재정적자가 확대되고 유럽도 재정위기를 겪더라도 긴축보다는 성장으로 가자는 크루그먼 독트린 입장으로 정리가 됐다. 유럽의 독일은 베를린 컨센서스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위기발생국의 경기부양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입장이 바뀌고 있다.

중요한 것은 통화정책과 관련된 것이다. 어제도 한국은행이 인플레 타깃팅선을 느닷없이 낮췄다. 그동안 인플레 타깃팅 관련해 학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지만 이것을 올려야 될 것이냐, 내려야 될 것이냐의 이 논쟁이 크루그먼 교수와 버냉키 의장 간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지금 중앙은행의 목표는 경기부양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경기부양을 할 때는 기준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보지만 기준금리를 더 이상 낮출 수 없기 때문에 인플레 타깃팅선이 논쟁이 되는 것이다.

지금 경기를 부양할 전통적인 수단은 없다. 재정지출도 안 되고 금리는 더 이상 떨어뜨리기 어렵다 보니 돈을 공급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런데 돈을 공급하다 보니 인플레 타깃팅의 상한선 문제인 캡 문제가 생긴다. 그런 각도에서 크루그먼 교수는 FRB가 설정하고 있는 인플레 타깃팅 2%를 4~5%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향후 미국이 추가적으로 경기부양을 할 때 3차 양적완화 정책이 확정 발표됐지만 이것이 완전히 시행되기 전에도 4, 5차 이야기가 나온다. 경기가 부진하면 언제든지 4, 5차 경기부양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 경기부양의 내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유동성 공급 문제다. 그런데 그 전에 캡을 변경시켜야 한다.

재정절벽 문제에서도 법정 한도 캡을 확대시키느냐, 시키지 않느냐와 관련해 재정정책도 논란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통화정책에 있어서도 인플레 타깃팅, 돈을 공급할 수 있는 제한적인 법정 한도선에 해당되는 타깃팅선을 올리느냐, 마느냐가 논쟁이 되고 있다.

앵커 > 크루그먼 교수는 인플레 타깃팅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 배경은 무엇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이번 주에 크루그먼 교수가 한국에 왔다. 포럼에서도 인플레 타깃팅과 관련해 경기부양으로 강하게 모든 면에서 주장하는 시각을 보였다. 지금 정책의 대세는 크루그먼 교수로 그의 입장대로 정리되는 상태다. 그래서인지 크루그먼 교수가 아주 의기양양하게 모든 정책에 확신을 가지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경기부양 차원에서 인플레 타깃팅선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거시경제 차원의 머니 일루전 문제에서 인플레 기대심리가 올라 실질 기대소득이 떨어질 때는 보존적인 차원에서 오히려 레버리지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감소된 소득을 보존하기 위해 소비나 투자를 증대시키면 경기도 회복하지 않겠느냐는 차원에서 사실상 인플레 기대심리를 높이고 기대 실질소득이 떨어지면 소비나 투자는 증가할 것이라는 각도에서 인플레 타깃팅선을 현행 2%에서 4~5%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반박을 하더라도 3차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한 것을 보면 크루그먼 교수의 입장을 받아들인 것 같다. 크루그먼 교수에 대해 버냉키 의장이 반박하는 것은 같은 맥락이다. 유동성을 공급하면 물가가 치밀 때 걷잡을 수 없다는 내용이다. 실제 물가가 올라가 실질소득이 떨어질 때는 어떻게 하겠느냐.

과거 일본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디레버리지한다. 오히려 실질소득이 떨어지면 그에 맞추는 것이다. 소비나 투자가 더 떨어질 때는 크루그먼 교수처럼 소비나 투자와 같은 총수요가 증가해 경기가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나 투자와 같은 총수요가 감소해 경기가 더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보면 3차 양적완화 정책과 관련해 추진한 문제를 두고 일단 이 두 학자 간 논쟁이 마무리된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앵커 > 우리나라에서도 인플레 타깃팅 논쟁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데.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인플레 타깃팅선이 변경된 것은 아니다. 미국의 버냉키 의장은 여전히 인플레 타깃팅 2%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3차 양적완화 정책의 추진을 계기로 크루그먼 교수의 입장대로 돈을 공급하는 정책을 채택하다 보니 묵시적으로 두 학자 간의 논쟁에서 크루그먼 교수의 입장이 선택됐다.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도 마찬가지로 대규모로 돈을 공급하고 있다. 대체로 전세계 입장에서 보면 인플레 타깃팅선을 올려서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강조해 증시부양이든 경기부양을 하는 정책이 세계적 추세다.

어제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렸다. 그런데 종전과 다르게 두 가지 각도에서 추가적인 내용이 나왔다. 기준금리 인하뿐이 아닌 두 가지 내용이 상당히 의미가 있다. 기준금리는 보편적인 정책이다. 그런데 우리는 양극화가 상당히 심하기 때문에 경기의 고통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중하위 계층, 중소기업 문제다. 그러다 보니 한국은행에서 세심하게 배려해 총액담보대출 금리를 1.5%에서 1.25%로 내렸다. 중하위 계층들의 경제고통을 고려한 측면이 있다.

또 인플레 타깃팅선의 종전 3%의 피보레이트에서 상하 1%p 관리하던 부분이 없는 반면 2.5에서 3.5로, 인플레 타깃팅의 상한선을 4%에서 3.5%로 떨어뜨린 상황이다. 이것이 시장에서 어떤 것들을 잃게 되느냐의 측면에서 증시는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반응이 거의 없었다. 오히려 주가는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런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앵커 > 어제 조치 가운데 인플레 타깃팅 상한선을 내린 것을 두고 우리나라에서도 갑론을박이 심해지고 있다. 바람직한 조치였느냐, 아니냐의 의견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시간을 두고 논쟁이 될 것이다. 왜 어제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우리증시는 왜 떨어졌을까. 정책 당국의 입장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를 내린다면 경기부양 조치일 것이다. 또 한국은행의 김중수 총재는 우리도 GDP 갭이 마이너스가 되는, 즉 실질금리가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디플레 갭이 발생하다 보니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런 문제를 볼 때 경기부양이다.

그런데 인플레 타깃팅선을 4%에서 3.5%로 내리면 물가안정을 더 고려하겠다. 지금 정책 여지가 물가안정과 경기부양을 동시에 가져갈 수 있을 정도로 있는가. 지금처럼 정책과 시장이 애매모호할 때는 정책당국이 정책의 우선순위를 설정해서 한 쪽에 몰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금리를 내리고 경기부양을 하겠다면서 인플레 타깃팅선을 낮춰 물가안정을 하겠다고 하면 어떤 쪽으로 가겠느냐.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경기부양인지 물가안정인지 알 수 없어 혼란을 겪을 것이다.

또 인플레 타깃팅선이 전세계적으로 보면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캡을 확대시키는 것이 추세다. 현재 한국은행이 인플레 타깃팅선을 중장기로 물가안정의 책임을 다하는 것은 좋다. 그런데 지금은 물가가 지독하게 안정되어 있는 상태다. 그런 각도에서 보편적인 글로벌 추세에도 다소 떨어진 것 같다. 앞으로 인플레 타깃팅 상한선이 4%에서 3.5%로 떨어진 문제를 두고 학계나 시장에서는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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