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학습에 대한 불편한 착각들] 영어 실수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

입력 2012-10-15 11:41   수정 2012-10-1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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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학습에 대한 불편한 착각들] 3편. 영어 실수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

수업시작 전 수강생 분이 저에게 조용히 부탁을 합니다. “저 말할 때 실수하면 꼭 바로 수정해주세요.” 평소 말씀도 잘하시는 분이고 별로 큰 실수를 안 하시는 분이라 조금 의아해하며 왜 그러시는지 여쭤봤습니다. 그 분의 대답은 말할 때 실수할까 봐 걱정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영어 실수에 대한 걱정은 영어를 배우는 많은 한국인들의 고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제 수강생들에게 자주하는 질문을 여러분에게도 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한국어로 말을 할 때도 실수에 대해 걱정하시나요?

아마 주변에서 ‘틀리다’와 ‘다르다’를 혼동하여 사용하는 경우를 자주 보셨을 겁니다. 혹시 상대가 혼동하여 사용할 때마다 지적을 하시나요? 그리고 그 실수 때문에 상대의 메시지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나요? 아마 단어의 사용은 적절하지 않았지만 문맥상 이해가 되었으니 별다른 얘기 않고 넘겼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왜 한국사람들은 모국어인 한국어 실수보다 영어 실수에 더 예민할까요? 학창시절 영어 문제집을 풀며 수능을 준비하던 습관, TOEIC 혹은 TOFLE 시험을 준비하며 문제를 풀던 습관이 아직 몸에 베어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영어라는 외국어에 대한 막연한 동경 때문일까요? 가끔은 지인들과 sns상에서 재미 삼아 주고받는 영어 글귀조차도 문법 오류를 논하는 분들을 볼 때면 우리는 왜 유독 영어실수에 대해서 예민한 것인지 궁금해지곤 합니다. 이제 원래의 논점으로 다시 돌아가 또 다른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이런 고민들이 영어를 배우는 데에 도움이 될까요?

언어습득 이론 학자 Dr. Steven Krashen의 이론(Affective Filter Hypothesis)에 따르면 언어 습득은 학습 환경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 이론의 내용 중 하나는 언어를 배울 때 학생들이 갖는 긴장, 불안, 걱정 등은 학생과 학습 내용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학생의 불안한 마음이 크고 자존감이 낮으며 동기부여가 낮을수록 그 언어 습득능률을 떨어진다는 것인데요. 또한 실수에 대한 지적과 수정(error correction) 잦을수록 그 능률이 떨어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이는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입니다. 행여 실수에 대해 지적당할까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하고 자신감이 없는 학생이 수업에 제대로 집중할 수가 있을까요? 그 능률은 높을까요? 더군다나 interaction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언어 습득 과정에서 학생의 부정적인 태도는 큰 장애물로 작용합니다.

영어는 TOEIC, TOFLE, TEPS 등의 언어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공부하는 과목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사소통을 위해 사용하는 언어입니다. 그리고 언어 사용할 때 몇몇 실수가 있더라도 상대와 의사소통을 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상대와 내가 함께하고 있는 그 상황에는 서로 공감하고 있는 맥락(context)이 있기 때문이죠. 자신의 영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분명 좋은 것이지만, 영어를 사용할 때 실수할까 두려워 주저하는 태도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제 우리는 절대 실수해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본인이나 다른 사람이 영어를 할 때 실수를 하더라도 조금은 너그러워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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