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의미는?

입력 2012-11-12 08:23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G2 체제의 재정립이 세계경제 측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세 가지 측면으로 살펴볼 수 있다. 세계경제의 최고단위 측면에서는 기존의 중심축이었던 미국과 새로운 중심국인 중국과의 차이메리카 시대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점이 가장 큰 의미를 가진다. 앞으로 세계경제의 최고단위는 중국과 미국의 양두 체제로 갈 것이다. 국제규범도 지금까지는 대체로 미국 중심, 내지는 우호적 역할로 미국을 제외한 서방선진 7개국, 소위 말하는 아메리칸 스탠다드 내지는 G7 스탠다드 형태에서 앞으로는 뉴 노멀 시대가 전개될 것이다.

뉴 노멀 시대가 새로운 스탠다드로 정착되려면 미국과 중국에서 많은 협상을 거칠 것이다. 그리고 통화 체제에서는 미국 중심, 달러 중심의 브레튼 우즈 체제에서 앞으로는 위안화의 국제화에 따라 위안화 비중이 빨리 올라가는 복수통화바스켓 시스템으로 갈 것이다.

세계경기를 예측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간단하게 예측하는 것도 예측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앞으로 세계경제는 미국과 중국에 따라 좌우되다 보니 두 국가의 관계에 따라 세계경기를 분석하는 시각이 있다. 예를 들어 중국과 미국 간 협력이 강조될 때 세계경제는 회복세 내지는 호황을 보인다. 갈등이 강조될 때는 세계경제가 침체 국면을 보일 것이다.

경기의 순환과 미중 간의 관계를 연관시키는 시각이 많다. 세계경제를 좌우할 만큼 중국과 미국의 비중이 높고 갈수록 계속 높아질 것이라는 시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가장 관심은 실질적으로 두 지도자가 출범하는 내년이다. 사실 내년은 첫 해이기 때문에 두 국가는 명확한 입장을 보이기 보다 서로 탐색을 할 것이다. 그러므로 세계경기는 회복도 되지 않고 크게 떨어지지도 않는 머들링 스루, 진흙탕 속의 세계경제 모습이 될 것이다.

양국 간 이해관계가 맞는 분야에 현안이 많다면 협력이 될 것이고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현안들이 많을 경우 갈등이 될 것이다. 현안을 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미국은 집권 2기를 맞은 오바마 행정부가 가장 가져가야 할 것은 남아있는 금융위기 과제를 극복하는 것이다. 하나는 남아있는 과제를 완전히 극복하는 문제다. 예를 들어 실물경제를 회복한다거나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재정절벽처럼 그동안 많이 지출했기 때문에 출구전략의 빌미가 되는 기대 인플레이션을 잡거나 재정절벽을 해소하는 문제다. 지금까지 위기극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남아있는 과제는 위기극복의 출구전략도 같이 가져가는 것이다.

사실상 거시경제 기조는 경기부양에 계속 무게를 두되 분배도 아울러 가져가는, 그리고 경기부양책에서는 질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 포괄적인 거시경제 기조에서 경기부양이 집권 1기라면 앞으로는 보다 세밀하게 질적인 측면에서 선택과 집중을 위해 고용을 창출해 국민들의 체감경기를 개선하는 쪽으로 갈 것이다. 대외정책 측면에서는 복수통화바스켓 시스템으로 간다면 미국의 양보가 필요한 대목이다. 그런 관점에서 오바마 1기도 그렇고 2기도 마찬가지로 달러 약세 체제로 계속해서 갈 것이다.

증시에서는 이미 크게 문제되었다. 가장 먼저 의회와의 협상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미국의 행정부 입장,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는 재정적자 문제를 줄이기 위한 두 가지 방안이 있다. 하나는 법정 지출한도를 확대시킨다. 그러면 재정절벽 문제가 해소될 것이다. 또 한 가지는 기존의 법정한도를 유지한다면 세수를 증대시킨다. 세수를 증대할 수 있는 방법은 부자들에 대한 세금을 증대시키는 것이다. 재정절벽 문제는 국민의 세금 문제이기 때문에 의회의 승인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하원 입장에서는 두 문제를 전부 반대하고 있다. 특히 공화당의 전통적 지지층이 부자들이기 때문에 버핏세에 대해서는 굉장히 저항하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될 것인가. 두 개의 문제가 있다. 법정한도를 확대시키되 버핏세는 추진하지 않는 방식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상태에서는 양국의 명분을 살리기 위해 올해 연말까지 대타협을 통해 이것을 해결하기는 어렵다. 우리처럼 집권당이 카리스마를 쥐고 있을 때는 그렇게 되겠지만 미국의 양당제로는 어렵다. 일단 재정절벽 문제는 미국도 공화당 입장에서 재정절벽을 가져가면 4년 후에는 대통령에 당선되기 어렵다. 경기가 침체되기 때문이다. 그런 각도에서 나중에 크게 귀책사유가 되기 때문에 타협을 시킬 것이고 명분을 찾을 것이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재정절벽 문제에 대해 타협할 것이다.

미국과의 관계에서 민감한 사항을 중심으로 보자. 중국경제는 성장통을 겪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일부에서 제기하는 경착륙 우려, 중진국 함정 우려보다는 연착륙이나 중국경제가 3분기 저점을 바탕으로 회복된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성장통을 해소하는 문제는 중요하다. 그러므로 첫 번째로 불균형 성장에서 균형성장으로 갈 것이다. 불균형에서 균형으로 가면 해안도시보다는 내수를 더 확대시킨다. 그리고 부자당보다는 중하위 계층, 저소득층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시진핑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그리고 가장 미국과의 갈등을 많이 볼 수 있는 부분, 더불어 협력도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은 위안화의 국제화다. 이것이 절상 쪽으로 간다면 미국과 이해관계가 떨어지기 때문에 협력이 된다고 해도 위안화를 절하시키면서 국제화가 된다면 굉장히 큰 마찰이다. 대외적인 측면에서 위안화의 국제화에 시진핑 시대는 가장 주력할 것이다.

협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세계경제가 잘 가려면 두 국가 간 같이 존재감을 인식해서 가는 것이 좋다. 양국 입장에서 부담이 없고 특히 정책당국자 기본적으로 갈등보다는 협력으로 간다. 그것이 권력의 속성이며 세계경제의 속성이다. 그렇다고 해도 국민 입장에서 민감한 부분은 마찰이 될 수밖에 없다.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중국의 저가제품에 대해서는 가격경쟁력 여부와 관계 없이 적극적으로 규제할 것이다. 통상 부분에서는 통상압력의 파고가 증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WTO체제의 합법적인 수단으로 인정하는 반덤핑 관세를 이용해 마찰이 심해질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위안화의 국제화다. 중국이 위안화를 절하시키면서 다른 제도적 측면에서 결제권을 확대시킨다면 마찰을 분명히 일으킨다. 왜냐하면 미국이 수출산업 증대를 위해 달러 약세, 위안화 평가 절상에 대해 집권이 이야기하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찰이 빚어질 수 있다. 통상 부분의 마찰과 함께 환율전쟁은 우리 입장에서 부담이 될 것이다.

기회요인과 위험요인이 동시에 있다. 우리는 중국과 미국 간 수출이나 세계경제의 질서, 지리적으로 정확하게 중간자 입장이다. 양국 간 중간에 놓여 있을 때 우리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때는 우리 경제규모 이상으로 위상이 증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기회요인이다. 그러나 양국 간 갈등 속에서 우리가 역할을 잘 못 하면 샌드위치 국면에 처한다. 샌드위치의 속이 아주 화려하다고 해도 겉 부분이 탄 상태면 속에 아무리 맛있는 것이 있다고 해도 맛있어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샌드위치 위기론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경우 G2 체제가 한국경제 입장에서 반드시 불리한 것은 아니다. 결국 정책당국자와 우리 국민이 어떻게 능동적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한국경제의 모습이나 글로벌증시의 모습, 한국증시의 모습이 좌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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