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포드대 인생특강,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2회. 우리의 아이들이 마주하게 될 현실
나는 약 7년 전 청소년들이 삶의 목적을 찾거나 찾지 못할 경우 초래되는 문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나아갈 길을 개척하고 있는 청소년과 젊은 성인들을 관찰한 초기의 연구 결과를 볼 때, 이들이 직업 활동이나 가정을 이루는 일,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활동들이 목적의 존재 여부에 따라 설명될 수 있는지 궁금했다. 또한 많은 청소년들이 느끼고 있는 불만족과 강박감이 목적의 부재와 관련이 있는지도 궁금했다. 사실 뒤에서 상세하게 설명하겠지만 많은 심리학적 연구는 긍정적인 목표의 추구와 삶에 대한 만족 간에 강력한 연결고리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연구 팀은 청소년기의 목적의 역할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면서 미국 내 거주하는 청소년들과 젊은 성인들에게 설문조사와 심층 면접을 포함한 여러 가지 조사 방법을 실시하였다. 또 자신의 목적을 위해 특별한 헌신을 보여준 몇몇 청소년들에 대한 사례 연구도 실시했다. 이들 중 많은 수가 어린 나이에 삶의 목적을 발견했다.
실제로 우리가 수행한 인터뷰와 설문조사 결과에서 열두 살에서 스물두 살 사이의 청소년들 중 5분의 1만이 무엇을 하고 싶고, 삶에서 무엇을, 왜 성취하고 싶어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밝혔다. 인터뷰 대상 중 약 60퍼센트를 차지하는 다수의 청소년들은 잠재적으로 목적의식을 가질 수 있는 활동에 참여하거나 막연하나마 자신의 포부를 세워가고 있는 듯했다. 그러나 자신이 하고 있는 활동에 전혀 헌신적이지 않았고, 자신의 포부를 추구하기 위한 어떠한 현실적인 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최초 연구에서 인터뷰한 나머지 20퍼센트 정도의 청소년들은 아무런 포부나 열망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심지어 몇몇 청소년들의 경우 이러한 것들을 이루는 것 자체를 무가치하게 생각했다.
펜실베이니아 주에 사는 열여덟 살 토미는 인터뷰 당시 어떠한 목적의식도 없다고 이야기한 청소년들 중 한 명이다. 토미는 당시 대학 1학년에 재학 중이었는데,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자신에게 아무런 동기부여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학교를 그만둘 만한 타당한 이유도 없다고 했다. 대학 바깥세상이라 해서 더 나은 대안이 없다는 것을 익히 들어왔고, 차라리 공부를 하는 편이 훨씬 쉽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 그는 목적의식이 없는 이런 상황에 딱히 불만은 없다고 했다. 토미는 자신이 무언가 노력을 하든 하지 않든 어떤 방법으로든 여러 가지 일들이 틀림없이 잘 풀릴 것이라 확신했다. 그러면서도 특별한 삶의 목표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토미와 같은 부류의 청소년들은 최소한 현재 시점에서는 자신의 감정 상태에 대해 별 문제가 없다고 인식하고, 때로는 웬만큼 행복하다고까지 말한다. 하지만 목적의식이 없는 현재 상태가 이들이 기대하고 있는 것처럼 미래에 행복을 가져다줄까? 분명히 이러한 사례들에서 목적의 부재는 쾌락주의와 양립하고 있다. 목적의식이 없는 많은 젊은이들은 현재 상황에 만족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행복에 대해 연구해온 심리학자들이 발견한 바가 이야기해주듯이 향락적인 기쁨의 순간은 찰나에 불과하고, 결국 이들은 공허해질 것이다. 특히 이러한 향락적 기쁨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충족감을 주는 행복,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이 이름붙인 “진정한 행복”과 대조된다. 그리고 목적의식에서 벗어난 청소년들은 심지어 쾌락주의적 측면에서도 전혀 행복하지 않게 된다. 목적의식이 없는 청소년들에게 방향이 없다는 것은 훨씬 더 큰 문제다. 이러한 청소년들 대부분은 정신적으로 강박감을 느끼고,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삶에 사로잡혀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고백한다. 이들은 자신에 대해 실망감을 느끼고, 지금까지의 삶의 모습으로 인해 의욕상실을 느낀다. 이들은 공허함과 무의미함을 느끼며 체념한 듯 살아간다.
열두 살 벤은 아직 어린 나이에 “나중에 어른이 되어 무엇을 할지 걱정이 돼요”라고 답변했다. 벤은 대부분의 시간을 공부하는 데 할애하지만 이로 인해 만족을 얻는 일은 거의 없다고 했다. 또 인터뷰를 하는 동안 거의 대부분의 질문에 “밖에 나가서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쉬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벤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엄마의 압력 때문이었다. 벤은“엄마는 내가 공부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엄마가 아는 모든 사람 중에서 내가 가장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되길 바라세요”라고 털어놓았다.
벤은 자신의 진로에 대해 자유롭게 표현할 능력이 없다는 것에 좌절감을 느꼈다. 벤은 부모가 기대하는 미래는 자신에게는 무의미하고, 부모가 바라는 미래가 현실화된다면 무언가 갇혀 있다는 느낌과 강박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벤에게는 아직 학교를 다닐 동안 자신의 관심을 추구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받을 시간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처한 삶이 목적의식을 갖게 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리라는 것을 깨닫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는 청소년들이 있다. 삶의 목표를 찾는 데 실패한 이런 청소년들은 훗날 자신이 걸어온 길을 뒤돌아볼 때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공허감과 고통으로 당황하게 된다.
<윌리엄 데이먼 스탠포드대 윤리교육학 교수>
나는 약 7년 전 청소년들이 삶의 목적을 찾거나 찾지 못할 경우 초래되는 문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나아갈 길을 개척하고 있는 청소년과 젊은 성인들을 관찰한 초기의 연구 결과를 볼 때, 이들이 직업 활동이나 가정을 이루는 일,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활동들이 목적의 존재 여부에 따라 설명될 수 있는지 궁금했다. 또한 많은 청소년들이 느끼고 있는 불만족과 강박감이 목적의 부재와 관련이 있는지도 궁금했다. 사실 뒤에서 상세하게 설명하겠지만 많은 심리학적 연구는 긍정적인 목표의 추구와 삶에 대한 만족 간에 강력한 연결고리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연구 팀은 청소년기의 목적의 역할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면서 미국 내 거주하는 청소년들과 젊은 성인들에게 설문조사와 심층 면접을 포함한 여러 가지 조사 방법을 실시하였다. 또 자신의 목적을 위해 특별한 헌신을 보여준 몇몇 청소년들에 대한 사례 연구도 실시했다. 이들 중 많은 수가 어린 나이에 삶의 목적을 발견했다.
실제로 우리가 수행한 인터뷰와 설문조사 결과에서 열두 살에서 스물두 살 사이의 청소년들 중 5분의 1만이 무엇을 하고 싶고, 삶에서 무엇을, 왜 성취하고 싶어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밝혔다. 인터뷰 대상 중 약 60퍼센트를 차지하는 다수의 청소년들은 잠재적으로 목적의식을 가질 수 있는 활동에 참여하거나 막연하나마 자신의 포부를 세워가고 있는 듯했다. 그러나 자신이 하고 있는 활동에 전혀 헌신적이지 않았고, 자신의 포부를 추구하기 위한 어떠한 현실적인 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최초 연구에서 인터뷰한 나머지 20퍼센트 정도의 청소년들은 아무런 포부나 열망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심지어 몇몇 청소년들의 경우 이러한 것들을 이루는 것 자체를 무가치하게 생각했다.
펜실베이니아 주에 사는 열여덟 살 토미는 인터뷰 당시 어떠한 목적의식도 없다고 이야기한 청소년들 중 한 명이다. 토미는 당시 대학 1학년에 재학 중이었는데,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자신에게 아무런 동기부여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학교를 그만둘 만한 타당한 이유도 없다고 했다. 대학 바깥세상이라 해서 더 나은 대안이 없다는 것을 익히 들어왔고, 차라리 공부를 하는 편이 훨씬 쉽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 그는 목적의식이 없는 이런 상황에 딱히 불만은 없다고 했다. 토미는 자신이 무언가 노력을 하든 하지 않든 어떤 방법으로든 여러 가지 일들이 틀림없이 잘 풀릴 것이라 확신했다. 그러면서도 특별한 삶의 목표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토미와 같은 부류의 청소년들은 최소한 현재 시점에서는 자신의 감정 상태에 대해 별 문제가 없다고 인식하고, 때로는 웬만큼 행복하다고까지 말한다. 하지만 목적의식이 없는 현재 상태가 이들이 기대하고 있는 것처럼 미래에 행복을 가져다줄까? 분명히 이러한 사례들에서 목적의 부재는 쾌락주의와 양립하고 있다. 목적의식이 없는 많은 젊은이들은 현재 상황에 만족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행복에 대해 연구해온 심리학자들이 발견한 바가 이야기해주듯이 향락적인 기쁨의 순간은 찰나에 불과하고, 결국 이들은 공허해질 것이다. 특히 이러한 향락적 기쁨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충족감을 주는 행복,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이 이름붙인 “진정한 행복”과 대조된다. 그리고 목적의식에서 벗어난 청소년들은 심지어 쾌락주의적 측면에서도 전혀 행복하지 않게 된다. 목적의식이 없는 청소년들에게 방향이 없다는 것은 훨씬 더 큰 문제다. 이러한 청소년들 대부분은 정신적으로 강박감을 느끼고,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삶에 사로잡혀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고백한다. 이들은 자신에 대해 실망감을 느끼고, 지금까지의 삶의 모습으로 인해 의욕상실을 느낀다. 이들은 공허함과 무의미함을 느끼며 체념한 듯 살아간다.
열두 살 벤은 아직 어린 나이에 “나중에 어른이 되어 무엇을 할지 걱정이 돼요”라고 답변했다. 벤은 대부분의 시간을 공부하는 데 할애하지만 이로 인해 만족을 얻는 일은 거의 없다고 했다. 또 인터뷰를 하는 동안 거의 대부분의 질문에 “밖에 나가서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쉬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벤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엄마의 압력 때문이었다. 벤은“엄마는 내가 공부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엄마가 아는 모든 사람 중에서 내가 가장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되길 바라세요”라고 털어놓았다.
벤은 자신의 진로에 대해 자유롭게 표현할 능력이 없다는 것에 좌절감을 느꼈다. 벤은 부모가 기대하는 미래는 자신에게는 무의미하고, 부모가 바라는 미래가 현실화된다면 무언가 갇혀 있다는 느낌과 강박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벤에게는 아직 학교를 다닐 동안 자신의 관심을 추구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받을 시간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처한 삶이 목적의식을 갖게 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리라는 것을 깨닫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는 청소년들이 있다. 삶의 목표를 찾는 데 실패한 이런 청소년들은 훗날 자신이 걸어온 길을 뒤돌아볼 때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공허감과 고통으로 당황하게 된다.
<윌리엄 데이먼 스탠포드대 윤리교육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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