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라운지] 일본·독일도 놀란 '기술한류' 중소기업이 해냈다

입력 2012-12-04 09:49   수정 2012-12-2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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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쏠, 옵토 메카트로닉스 기술로 눈·두뇌 복합운동기 개발 선진국 제쳐

일본·독일 12만대 수출계약 체결…차세대 수출 효자 상품으로 역할 톡톡

흔히 광학과 기계 기술의 선진국으로 독일과 일본을 꼽는다. 각각의 기술력을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뒤쳐져 있다. 하지만 광학과 기계 기술을 결합한 ‘옵토 메카트로닉스’ 기술은 우리나라가 선진국들보다 한발 앞서고 있다. 옵토 메카트로닉스 기술은 광학, 기계, 전자의 3가지 기술이 결합된 ‘융합 기술’로 설계가 까다롭고 어려워 선진국들도 상용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반인에게 생소한 옵토 메카트로닉스 설계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파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이 있다. 바로 ㈜아이쏠(대표 권창민)이다. 권 대표는 금오공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정통 엔지니어 출신이다. 하이닉스와 외국계 기업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기술력을 쌓아 옵토 메카트로닉스 분야에서 50여건 이상의 특허와 실용신안을 발명해 ‘아이디어 뱅크’라는 별명을 얻었다.

옵토 메카트로닉스 설계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아이쏠 권창민 대표

권창민 대표는 지난 2004년 옵토 메카트로닉스 개발·제조회사인 ㈜아이쏠을 설립했다. 옵토 메카트로닉스 기술을 응용해 국내외에서 개발하지 못한 세계 최박형 차량용 DVD 데크 메커니즘 및 하프딘 플레이어, DMB 셋톱박스, 소형 LED 조명 개발에 성공했다.

하지만 저가의 중국산 제품이 등장하면서 가격경쟁력을 잃고 사장되고 말았다. 시장의 흐름을 철저히 파악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실패의 결과는 혹독했다. “가족이 길거리에 나 앉을 지경이 되니 눈 앞이 캄캄했습니다.”

권 대표는 5평도 안 되는 작은 사무실을 얻어 숙식하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시장을 조사하던 중 선진국형 아이템인 개인용 헬스케어 제품이 눈에 들어왔다. 당시 독일과 일본에서는 광학기술을 적용해 시력을 회복시켜주는 눈 운동기 제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하지만 부피가 크고 무거워 사용이 불편했고 가격도 90만원대로 비싸 국내에서는 대중화에 실패했다.

권 대표는 순간 무릎을 쳤다. “크기를 줄이고, 고글 타입으로 가볍게 만들고, 가격을 낮춘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예감이 들었어요. 하이닉스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알게 된 일본의 지인도 눈과 두뇌 관련 아이템이 향후 10년간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는 얘기를 한 것도 기억이 났지요.”

곧바로 설계작업을 시작했다. 낮에는 생계를 위해 설계 용역작업을 하고 주로 밤에 작업을 했다. 잠을 줄이며 6개월 동안 강행군 끝에 제품 설계도를 완성해 냈다.

권 대표는 설계도 완성 후 상용화까지 4년간 개발에 몰두했지만 수 천만 원을 들여 만든 금형들이 무용지물이 되는 어려움도 겪었다. 주위에서 ‘대단한 자동차라도 개발하느냐’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권 대표가 30년 이상 쌓은 기술력과 열정을 총동원해 만든 제품이 바로 눈과 두뇌 복합운동기인 ‘눈짱맘짱 아이비케어’다. 출시되자마자 해외시장에서 러브콜이 왔고 일본과 독일에 연간 12만대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아이비케어(좌)와 일본에서 개발된 눈 운동기 아이토레(우). 무게-크기-기능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이렇게 권 대표가 심혈을 기울려 만든 아이비케어는 우리 신체 중 가장 중요한 눈과 두뇌를 보호하고 기능을 단련시키는 운동기기다. 인도의 요가와 명상, 동양의 한의학과 앞선 IT 기술을 접목해 만들었다. 특히 국내 응용광학 분야의 권위자인 정진호 박사와 카이스트 이학박사 출신의 한의사인 김선국 박사가 개발에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이비케어는 권 대표의 옵토 메카트로닉스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보여주는 제품이다. 소형모터 등 600여 개의 각종 부품을 작은 고글과 조절기 안에 넣었다. 거기다 800g이 넘는 기존 제품의 무게를 80g 이하로 줄였고, 눈과 두뇌 운동에 필요한 모든 기능들을 담았다. 작은 기기에서 많은 기능이 작동하게 하려면 얼마나 정교한 설계와 제조 기술이 필요할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권 대표는 지난 2011년 여름 일본으로 제품이 처음 수출되었을 때의 감격을 잊지 못한다. 일본 바이어로부터 “착용 후 명료한 효과를 느낄 수 있었고 눈이 밝아지고 선명하며, 확연하게 두뇌가 시원해지는 뛰어난 발명품이다”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

권 대표가 아이비케어를 개발한 이유는 간단하다. 각종 디지털 기기가 보급되면서 모든 정보의 전달과 수신의 주체가 되는 눈과 두뇌가 점점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우리 신체(눈과 두뇌)는 꾸준한 운동과 관리를 하지 않으면 30, 40대부터 퇴화되고 악화되기 시작합니다. 요즘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조차 시력이 0.2도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두뇌를 사용하지 않아 ‘디지털 치매’도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이비케어는 이러한 모든 문제들을 해결해 주는 유일한 제품입니다.”

이런 이유로 세계적으로 많은 안과 전문의들이 눈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으로 ‘눈 운동’을 권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 안과대학 헤럴드 페퍼드 박사는 시력저하는 눈의 긴장, 스트레스, 숙면과 휴식 부족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눈운동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인도의학회 대표를 지낸 캘커타대학 아그왈 박사도 눈 주위 혈점 지압, 안구운동, 스트레스 해소, 숙면으로 피로를 풀어주면 시력저하를 막을 수 있고 두뇌도 건강해 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권 대표는 아이비케어에 눈 운동 기능 외에 다른 제품이 흉내 낼 수 없는 놀라운 기능들을 담았다. 바로 명상을 위한 사운드테라피 기능이다.

“눈과 두뇌는 하나로 연결된 기관이라는 신경과학적인 이론에 바탕을 두고 손과 눈, 두뇌의 연동 작용으로 두뇌의 예측과 인지능력 향상에 도움을 줍니다. 만병의 원인인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밝은 세상을 오래 즐기고 편안한 마음과 머리를 맑게 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래는 웰빙 컨버전스가 대세이고 안티 에이징이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아이비케어는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

권 대표는 “수출 전용 모델도 개발했고, 중국, 일본 등 해외 바이어들도 확보한 상황에서 내년에는 더 괄목할만한 수출 실적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경기불황으로 제조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때 기술한류를 통해 중소기업들에게 희망의 메신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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