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진단] 美 증시, 재정절벽 불안감에 '출렁'

입력 2012-12-28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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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 글로벌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말 그대로 시장이 정치권에 놀아났다. 시장을 먼저 흔든 것은 민주당의 상원의장 해리 리드 의원의 발언이었다. 뉴욕증시 개장 초 상원에서 연설을 했는데 공화당이 전혀 협조를 하지 않아 연내에 재정절벽을 피할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드 의장은 하원이 베이너 의장의 독재에 휘둘리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연내에 임시조치 조차 어렵게 됐다는 상원의장의 발언에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했다. 다우지수의 경우 낙폭이 150포인트에 달하기도 했다. S&P500지수는 1400선이 위험한 지경에까지 내몰렸다.

추락하는 시장을 붙들어 맨 것은 공화당이었다. 마감을 한 시간 가량 남겨둔 상황에서 공화당이 하원회의를 소집했다는 긴급 뉴스가 나왔다. 일요일인 오는 30일 저녁에 회의를 연다는 것이다. 그 다섯 시간 사이에 민주, 공화 양당 간 의견 접근이 있었는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하원이 민주당 주도의 재정절벽 회피 법안을 처리해줄 수도 있겠지만 단지 여론과 시장의 비난을 피하기 위한 헐리우드 액션일 수도 있다. 일단 시장은 낙폭을 모두 만회해 일말의 기대감을 남겨두기는 했다.

1차적으로는 플랜C, 즉 재정절벽의 충격을 회피할 수 있는 임시변통이라도 연내에 마련된다면 한 시름은 덜 수 있다. 스몰딜이라고 부르는 이 임시변통을 올해 말이나 다음 달 초에 마련한다고 해도 그 자체로는 미국경제에 별다른 문제를 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재정절벽이라는 것이 다음 달 1일부로 경제를 바로 추락시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한다는 것에 있다. 이는 이미 등장했다고 볼 수도 있다. 미국 재무부가 오늘 의회에 서한을 발송했는데 이달 말이면 연방정부의 채무한도가 모두 소진된다고 보고했다. 이 역시 임시변통을 하면 2월 말까지는 그럭저럭 정부 운영을 꾸려갈 수는 있는데 근본적으로는 그 전에 채무한도를 상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정부가 부도 위기에 몰리게 된다. 재정절벽과는 차원이 다른 시스템 위험이다.

이 이슈에 관한 한 행정부를 운영하는 민주당보다는 야당인 공화당이 절대적인 우위에 있다. 내년 초부터 재기될 장기적인 재정개선 협상의 주도권이 공화당으로 넘어간다는 의미다. 만약 재정절벽 충격을 우선 피할 수 있는 임시변통마저 내년으로 넘어가게 된다면 부채한도 이슈와 얽혀 문제가 완전히 복잡해질 수도 있다. 하원이 오는 30일 소집될 예정이니 아마도 올해 말일까지는 숨 막히는 줄다리기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새해에는 새로운 줄다리기를 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소란을 피운 것 말고는 미국경제는 대체로 양호한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 고용회복이 꾸준하다는 사실을 다시 입증했다. 지난주까지 4주 간 신규 실업 평균치는 지난 2008년 3월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지난달 새집 매매량도 예상대로 전월비 4.4%나 급증해 지난 2010년 4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재정절벽 문제 때문에 소비심리가 급랭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컨퍼런스 보드가 집계한 것을 보면 6개월 뒤를 예상하는 소비자 기대심리가 이달 무려 14.4포인트나 추락해 66.5를 기록했다. 지금 상황은 전보다 나아졌다고 보는데 내년이 문제라고 소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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