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진단] ECB, 기준금리 동결…낙관적 전망

입력 2013-01-1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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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글로벌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드라기 총재는 회견에서 전에 없이 자신감을 보였다. 경제 부진이 새해에도 이어지겠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유로존에서 전염 위기라는 말이 널리 회자됐는데 드라기 총재는 오늘 회견에서 지금은 긍정적인 전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도 말했다. 밤사이 스페인 정부가 올해 첫 국채 입찰에 나섰는데 목표액 50억 유로를 훨씬 웃도는 58억 유로를 아주 싼 금리에 조달하는 것에 성공했다. 이 영향으로 국채 10년물 수익되률이 4.90%로 23bp나 급락해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5% 아래로까지 떨어졌다.

드라기 총재가 긍정적인 전염이라고 말한 것이 바로 이런 것이다. 오늘 드라기 총재가 발표한 것을 보면 지난해 11월 유로존의 민간대출금 회수규모가 40억 유로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9월에만 해도 210억 유로에 달했고 10월에도 70억 유로 가량이 회수됐는데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대출시장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회견에서 경제전망에 미치는 위험은 여전히 아래를 향하고 있다면서도 물가전망은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가 예상대로 회복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부양책을 제공할 용의도 있다는 이야기다.

드라기 총재가 경제 회복을 예상했다는 것은 당분간 금리를 내리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로존의 통화가 여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축적이라는 의미이고 다른 지역의 통화에 비해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이유로 인해 밤사이 유로화는 달러에 대해 1.5%나 급증했다. 달러화가 상대적으로 싸졌다는 것은 달러화로 표시된 자산 역시 저렴해졌다는 의미다. 그래서 금값 역시 밤사이 1.4% 급등했다.

유로존의 통화정책이 상대적으로 긴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면 다른 나라의 통화정책은 가만히 있어도 상대적으로 완화적인 방향으로 이동하게 된다. 양쪽 통화정책 사이에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유로존 이외 지역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지게 된다. 따라서 유로존의 상대적 긴축은 여타 지역에서의 유동성 팽창을 자극하게 된다. 긴축이 팽창을 유발하는 역설적인 현상이다.

밤사이 뉴욕증시가 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배경에도 이런 현상이 작용했다. 긴축이 오히려 유동성 팽창을 자극하는 역설은 전세계 금융시장이 개방되고 통합된 자본세계화 시대의 대표적인 현상이다. 이런 역설적 현상은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 2005년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연속해 금리를 올렸지만 실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더욱 활발해졌고 이것이 결국 원자재 슈퍼사이클로 이어졌다. 전세계가 동시에 긴축에 나서지 않는 한 유동성은 이래도 저래도 계속 팽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금융시장 과열 논란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이 오늘 기자회견에서도 제기됐다. 그렇지만 드라기 총재는 금융시장에 어떠한 과열의 위험도 찾아볼 수 없다고 단호하게 거듭 말했으며 과열이 있다고 할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오히려 지금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금융상황이 정상화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지금 출구전략을 생각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회사채 가격과 주가 상승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유동성을 관장하고 있는 중앙은행 총재는 오히려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오케이 사인을 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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