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은행 총재, 사퇴의사 '엔저가속'

입력 2013-02-0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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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은행 총재가 임기 종료 전에 자진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아베 정권이 입맛에 맞는 후임 총재 찾기에 나서면서 엔저 정책에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보도에 오상혁 기자입니다.

<기자>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BOJ) 총재가 예정보다 빨리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시라카와 총재는 경제정책 장관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임기 만료일은 오는 4월 8일이지만 아베 신조 총리에게 다음달 19일까지만 총재 직무를 수행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조기 사퇴 배경에 대해 시라카와 총재는 일본은행의 부총재 2명이 이 때 교체될 예정인데, 신임 총재와 부총재가 동시에 업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일본은행은 아베 정권의 압박으로 물가 상승 목표를 2%로 두 배 높이고 엔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한 무제한 완화정책을 선포했습니다.

하지만 금융계에서는 일본은행 총재가 아베 총리 입장과는 다른 견해를 보여 무제한 완화정책이 실질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은행 수장이 바뀌어야 한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결국 시라카와 총재의 조기 사퇴 결단은 이 같은 시장 의견을 반영한 행보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아베 정권의 돈 풀기에 마지못해 응했던 시라카와 총재가 조기 사퇴의 뜻을 밝히자, 외환 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무섭게 떨어졌습니다.

5일 91엔대였던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한때 93.62엔까지 높아져 지난 2010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엔화 가치 급락은 원화 강세 압력으로 이어지며 6일 장중 한때 원화 대비 엔화 환율은 1천160원95전까지 내려오면서 지난 2008년 9월(15일 1천59원72전) 이후 4년 4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이에 따라 현 일본은행 총재의 조기 사퇴로 일본은행의 공격적인 통화부양과 엔화 약세 드라이브는 예상보다 더 빨라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엔화 가치가 더 하락하고 환율 전쟁도 거세질 공산이 커졌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경기부양책을 추구하는 아베 정권의 최전선에서 환율 전쟁을 촉발시킨 일본 통화정책의 최고 책임자로 누가 임명될 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한국경제TV 오상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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