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부동산 파생상품 된다 vs. 안된다

입력 2013-02-0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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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금융투자시장에 `부동산 파생상품`이 생기면 어떨까요?

한국거래소가 최근 부동산을 지수화해서 파생상품을 만들겠다는 방침을 세웠는데, 관련 정부 부처는 미온적인 입장이어서 실제 상품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조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구매한 부동산의 가격이 일정 기간 동안 정해진 수준 이상으로 떨어질 경우 보상받을 수 있는 파생상품이 있다면,

또는 앞으로 1년 후 부동산 가격이 어느 수준일 지 예측할 수 있는 지수선물이 있다면,

침체된 지금의 부동산과 금융투자시장 모두에 시너지효과가 나면서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이런 효과를 기대하며, 부동산관련 파생상품에 대해 단순 연구차원을 넘어 도입을 위한 본격적인 시장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인터뷰> 심재승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연구센터장

"우리 시장 파생상품은 주식에 편중되어 있다. 기초자산 확대 차원에서, 요즘 부동산 가격이 왔다갔다 하는데, 부동산 관련 위험관리를 하고 싶은 수요에 맞는 상품을 개발 중이다."

먼저 부동산관련 금융상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부동산을 지표화한 지수.

미국의 핵심 경제지표 중 하나인 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가 바로 그 예입니다.

케이스-쉴러지수는 미국 주택시장의 가격 동향을 나타내는 경기지표로 시카고상품거래소에는 이를 기반으로 하는 선물과 옵션상품이 각 도시별로 상장돼있습니다.

이에 한국거래소도 정부 당국과 함께 부동산가격 지수 개발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국토해양부는 취합하는 부동산 가격에 두 달이란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실제 지수화가 쉽지 않고 정보 신뢰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국토해양부 관계자

"일단 부동산 실거래가 지수를 한국거래소 개발할 경우 얼마나 신뢰성을 가질 수 있는가 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과연 얼마나 부동산 시장을 잘 반영할 수 있을지,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여기다 부동산관련 파생상품에 대한 근본적인 우려도 있습니다.

부동산과 파생상품 시장이 각각 가지고 있는 버블이 더해져 오히려 위험을 증폭시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증권업계 관계자

"파생상품은 리스크를 없애는 것이 아니다. 리스크를 분산하는 것이 애초의 목적이고, 잘못하면 한 곳으로 몰릴 수도 있습니다. 부동산 파생도 마찬가지다. 리스크가 완화될 수도 있지만 투기상품화 되면 오히려 증폭될 수 있어.."

이에 거래소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상품의 `투명성`과 건전한 투자문화를 위한 교육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침체된 부동산과 금융시장 모두를 살리는 부동산 파생상품이 실제 나올 수 있을 지, 아니면 리스크 증폭 우려로 처음부터 좌초될 지, 투자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 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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