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연두교서 새해 증시 답을 찾다"

입력 2013-02-14 09:51   수정 2013-02-1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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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욱 전문위원 > 이번 주 월요일을 설 연휴로 쉬었는데 그래도 길게 느껴진다. 어제 우리증시는 간만에 의욕적인 반등을 보였다. 사대주의자는 아니지만 이는 오바마 랠리였다고 전적으로 생각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에서 북한에 대한 자극적인 표현이 등장하지 않아 안도 랠리를 불렀다. 미국증시는 어느 정도 고점 부담이 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많이 조정을 받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의 마감브리핑으로 확인해보자.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를 대한민국에서 제일 자세히 살펴보며 관련 업종까지 국내증시에서 답을 찾아보자. 마지막으로 MSCI 한국지수를 체크하겠다.

로이터통신의 마감브리핑을 먼저 보자. 고점 부담이 있기는 있다. 다우지수 14000을 넘어가는 상태다. 여기서 포즈란 카세트나 MP3의 일시정지 모드다. 우리증시와 괴리감은 있지만 5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미 증시의 투자자들은 지금이라도 달리는 말에 올라탈지, 추격 매수에 들어갈지, 이제는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에 나서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면서 일시정지 모드에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그나마 미 증시가 1월 한 달 내내 상승한 이후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에서도 본격적인 조정에 돌입하지 않은 것은 어제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에서 공화당을 자극할 만한 표현이나 우리가 우려했던 북한에 대한 극단적인 발언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어제 우리증시가 장중 선반영되었다고 해도 투자관점으로 한미 증시 공조화에 착안해 정리해보자.

미국 백악관에서 공개한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 자료를 보자. 백악관 홈페이지 영상에는 오바마 연설 도중 이 자료를 동시에 띄워 놓았다. 이라크 전쟁 끝나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군인들을 환영하는 동네 주민들의 사진이 나와 있다. 우리는 월남전 끝나고 참전용사를 받아들였던 환영행사를 보는 느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단 평화주의자라는 인식으로 출발하는데 이를 보는 순간 다행히 북한에 대해 이번에 극단적인 언급은 없을 것 같다는 짐작을 했다. 그리고 금융위기가 한창일 때 정권을 넘겨받은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1기 동안 61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자랑을 한다. 그리고 미국의 에너지 자급자족이 활성화되면서 원유 수입량이 20년래 최저를 기록한 만큼 이제는 석유 때문에 중동을 공격하거나 무슬림과 전쟁을 하는 입장일 필요가 없다. 미국이 달라졌다. 역시 평화주의자로서의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증시 역시 최근 5년래 최고치까지 회복했다는 설명이다. 77%의 미국 시민들이 워싱턴의 정치적 갈등 때문에 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서베이 결과를 언급하면서 공화당을 압박하는 발언을 했다. 또 지난 미국의 역사를 언급하고 있다.

이어서 미국이 이제는 다시 제조업 강국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릴 때만 해도 미제라면 자다가도 일어나는 사람이 많았는데 요즘은 미국이 소비 위주의 국가라는 측면이 강하다. 자신이 집권한 이후 제조업종에서 5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겨났고 이는 10년래 최대 증가폭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우리증시 입장에서 적용해야 할 주제들이 등장한다. 바로 첨단 바이오업종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관심이다. 우리나라도 한때 유행어였던 인간게놈, 뇌과학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업종의 일자리창출도 좋은 혜택이라는 설명이 나왔다. 오바마 대통령의 클린에너지를 동반한 바이오 업종에 대한 관심이다. 그리고 친환경 에너지로 태양광, 풍력발전을 지원하자. 그러면 일자리도 늘어나고 그린에너지 정책을 추진하다 보면 지난 11월 태풍 샌디처럼 겨울에도 태풍이 올라오는 기상이변을 막지 않겠느냐는 설명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태양광에 대해 관심이 높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어서 인프라스트럭처, 우리말로 사회간접시설에 정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미국 다리 교량 가운데 4개 중 하나는 전면 개, 보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일자리는 주로 노동자, 서민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철강에 대한 수요도 어느 정도 떠올릴 수 있다.

그리고 수출 관련주가 상당히 중요하다. 미국의 집값이 평균 5만 5700달러, 우리돈으로 약 5600만 원 정도로 가격이 평균 다 떨어져 있다. 그리고 모기지 금리는 사실상 최저 수준인 만큼 이제는 정말 집을 사도 되지 겠느냐는 주장이고 미국의 부동산시장이 살아나면 우리나라 자동차, 전기전자를 비롯해 수출업종 전체에 아주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봐야 한다. 또 제일 어깨에 힘이 들어갔던 내용은 교육이다. 본토 발언으로 미국을 하는 미국 15세 학생들의 영어독해능력이 세계 14위인데 대한민국이 전세계 1위다. 독해능력에서 대한민국이 1위이고 영어 종주국인 미국이 14위라는 이야기다. 이는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고 그래서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어서 미국에 들어오는 이민자 중 지식인들이 많은데 이런 사람들은 시민권을 따기 쉽게 해 우리 가족으로 만들자는 내용이 있었다. 그리고 최저임금을 시간당 9달러, 우리 돈으로 9000원 조금 넘게 올리겠다. 사실상 이것이 어제 연두교서에서 가장 큰 박수를 받았던 항목으로 서민층 지원에 대한 의지다. 그리고 아프간 전쟁을 이제는 조금 접고 고생하는 군인들을 본국으로 불러들이겠다고 언급했다. 이 이야기가 나온 시점에서 북한 관련 언급이 나올 것으로 생각해 긴장했는데 백악관 슬라이드에는 북한 관련 내용이 아예 단어조차 등장하지 않았다.

연두교서 전문에서 북한 관련 내용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사실 대외정책은 가장 늦게 늦게 등장을 한다. 북한에 대해 단 한 마디를 했다. 북한은 국제적인 책임을 다할 때 비로소 안보와 번영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고립되고 말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북한 핵실험 이후 옛날 부시 대통령처럼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표현하면 어쩌나 우려가 된다. 그 당시에도 생각해보면 시장이 출렁 했었다. 그래서 걱정을 했는데 오바마 대통령은 그야말로 대인배의 면모를 보였고 우리증시 어제 오후장의 안도 랠리는 사실상 오바마 랠리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은 전쟁할 돈으로 빈민국에 대해 인도적인 차원의 식수와 의료 지원을 하고 있고 특히 지구상 에이즈 퇴치를 위해 현재 510만 명을 지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 에이즈 이야기를 2, 3번 했다. 에이즈만큼은 완전히 없애겠다는 의지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 내용을 들으면서 국내 관련주를 떠올릴 수 있다. 오바마 연설에 대한 미 증시 관련주의 흐름을 보면서 국내 매칭종목까지 체크해보자. 먼저 오바마 대통령의 무한 사랑을 받은 태양광, 풍력 관심주를 보자. 미국에는 썬파워라는 태양광 관련주가 있다. 미 증시 전반적인 조정 양상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관련주들이 모두 급등을 했는데 2% 넘게 태양광 관련주가 올랐고 우리나라에는 OCI, 한화케미칼이 있다. 그리고 풍력은 미 증시 조정에도 불구하고 2% 넘는 상승세가 나타났다.

Trius Therapeutics는 슈퍼박테리아를 비롯해 에이즈 백신까지 연구하는 상당히 분야가 넓은 제약사인데 역시 2.23% 올랐다. 국내에는 큐로컴이라는 관련주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 연설문에 보면 에이즈 퇴치를 위해 미국이 앞장선다는 설명과 함께 우리 세대에는 에이즈 프리 제너레이션을 창출하겠다는 이야기가 있다. 국내에는 유일하게 에이즈 관련주가 있는데 미국 빌게이츠 재단이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스마젠의 모회사 큐로컴을 Trius Therapeutics 관련 매칭 종목으로 언급했다.

전반적인 오늘 외국인들의 수급은 어떨지 MSCI 한국지수를 보자. 일단 미국증시보다는 흐름이 훨씬 좋았고 오바마 안도 랠리, 연두교서에 따른 반응, 북한에 대한 리스크 해소 등 여러 이슈에 따라 오른 만큼 1.29% 상승률이다. 1월 한 달 동안 비중을 축소했던 외국인들이 한국주식에 대한 비중을 늘리는 시기에 도달했다. 외국인의 매도가 진정되는 시기는 이미 지난 것으로 판단하고 이제는 한국주식 비중을 늘린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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