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을 상징하는 ‘어부의 반지’…숨겨진 비밀?

입력 2013-03-14 11:47   수정 2013-03-1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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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교황이 즉위하면 ‘어부의 반지’(Fisherman`s Ring, 페스카토리오)라 불리는 교황 반지를 받는다.

공식 문서에 서명 날인하는 데에 사용하는 교황의 반지를 ‘어부의 반지’라고 부르는 것은 베드로와 관련이 있다. 예수가 어부였던 그를 제자로 삼을 때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고 했던 것에서 비롯됐다. 베드로는 죽은 뒤 초대 교황으로 추서됐으며 이후 교황들은 모두 베드로의 후계자로 여겨진다.

교황의 ‘옥새’라고도 불리는 이 반지는 금으로 만들어 졌으며 물고기를 들고 있는 베드로상(像)과 교황명이 새겨져 있다. 신임 교황이 자리에 오를 때 새로 제작돼 임기를 마칠 때까지 수많은 신도의 입맞춤을 받으며 교황의 곁을 지킨다.

미국 CBS 방송은 명예교황으로 물러난 베네딕토 16세의 교황 반지를 만들었던 세공사 클라우디오 프란치를 만나 반지의 비밀을 파헤쳤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마 금세공사협회 부회장인 프란치는 지난 2005년 베네딕토 16세의 반지 제작을 의뢰받았다. 그는 베네딕토 16세의 반지 디자인이 미켈란젤로 그림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최종 디자인이 나오기까지 200점 넘는 가안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순금 35g으로 이뤄진 반지에는 성(聖) 베드로가 그물을 던지는 그림과 주인의 이름인 ‘베네딕토 16세’라는 라틴어 글자가 새겨졌다. 반지의 타원형 모양은 조각가 베르니니가 17세기 설계한 성(聖) 베드로 대성당 앞 광장을 상징한다. 그는 반지를 만드는 데 8명의 장인이 매일 15시간씩 2주간 매진한다고 말했다.

프란치는 교황 사임 이후 반지를 파괴한다는 일반적인 소문에 대해 “교황의 임기가 끝났음을 상징하기 위해 반지 윗부분에 십자 표시를 하는 것일 뿐 실제로 파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교황청도 “교황의 반지를 완전히 부수는 것이 아니라 더는 공식인장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표면에 두 개의 깊은 흠집을 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새 교황의 반지에는 새겨지는 이름만 다를 뿐 이전 반지와 같은 모양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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