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진단] 키프로스, 구제금융 대혼란 우려

입력 2013-03-18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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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글로벌 이슈진단
대한금융경제연구소 정명수> 키프로스는 지중해 동쪽에 있는 아주 작은 나라다. 유럽연합 회원국 가운데 세 번째로 작다. 유로존에는 총 17개 국이 있는데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 IMF로부터 100억 유로, 우리 돈으로 약 14조 4700억 원 정도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했다.
지난 주말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10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끝에 키프로스에 대해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다. 키프로스의 구제금융은 지난해 6월부터 논의가 시작되어 오랜 시간의 논의 끝에 합의에 도달했다. 키프로스는 아일랜드,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에 이어 다섯 번째로 구제금융을 받은 나라가 됐다.
키프로스의 지원액은 아일랜드의 850억 유로, 포르투갈의 780억 유로보다는 작은 규모인데 키프로스 경제 자체가 유로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15%에 불과하다. 구제금융 지원분은 대부분 키프로스 은행에 투입되고 일부는 정부 재정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키프로스에 대한 구제금융 조건으로 모든 예금 계좌에 대해 세금을 물리기로 했다는 것이다. 과거 유로존 구제금융 지원에는 없었던 아주 이례적인 조치다. 10만 유로 이상의 예금에 대해서는 9.9%, 그 이하 예금에 대해서는 6.75%를 세금으로 가져간다는 이야기다. 이런 식으로 키프로스 은행 예금자들이 부담하는 구제금융 규모가 58억 유로, 우리 돈으로 8조 3920억 원 정도가 될 전망이다.
일단 키프로스 정부는 구제금융에 대한 의회 표결을 미뤘고 은행에서는 대혼란이 일어났다. 마침 주말과 월요일까지가 키프로스의 국경일이라 은행이 문을 열지 않았는데 어쩌면 화요일까지도 문을 닫아 혼란 사태를 진정시킬 수 것이다. 유로존이 구제금융을 제공하면서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은 키프로스가 러시아 마피아 등 검은 돈의 온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키프로스에 예금한 돈 중 검은 돈들이 많이 있는데 구제금융을 주는 것까지는 좋지만 이런 검은 돈들에게까지도 혜택을 보게 하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현재 일단 은행 예금에 세금을 물리는 전례가 생기면서 유로존 시스템 자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로존은 17개 나라가 유로라는 같은 화폐를 쓰는 통화연맹이다. 나라의 규모가 크든 작든 관계 없이 같은 돈을 쓰는 상황에서 어떤 경우에 예금 보호가 안 된다면 유로화의 가치가 크게 흔들릴 것이 분명하다. 키프로스 사태를 주시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키프로스처럼 금융위기 상황에 놓여있거나 그런 위험에 놓여 있는 유로존의 다른 나라들, 스페인이나 그리스 등에서 동요가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19일부터 이틀 간의 일정으로 올해 두 번째 통화정책 회의인 FOMC를 갖는다. 이번 회의에서는 버냉키 의장의 기자회견과 연준의 경제 전망치 발표가 함께 이루어진다. 최근 화두가 됐던 양적완화 속도 조절론에 대해서는 버냉키 의장이 의회 연설을 통해 양적완화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큰 변화 없이 양적완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한 재확인 수준의 발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버냉키 의장은 경기가 좋아지고 있지만 고용시장 회복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부양조치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겠다고 하더라도 갑작스럽게 양적완화를 줄이게 되면 점진적으로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양적완화에 대한 연착륙 기대감이 팽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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