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 악재, 증시 영향은?"

입력 2013-03-1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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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욱 전문위원 > 어제 갑작스럽게 우리나라 이번 주 개장 상황을 흔들었던 키프로스가 조금씩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에서 노력을 계속하고 있고 금융시장도 조금만 있으면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제스쳐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데 키프로스 관련 내용에 외신과 내신 모두 난리가 나고 있다. 이 중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꼽았다. 최근 내용이 먼저 나와 있는데 이것부터 살펴보자. 시장 관련 내용도 함께 살펴보자.

유로그룹의 성명 내용이 우리시간으로 새벽 6시에 발표됐다. 유로존 재무장관들로 구성된 유로그룹은 현지시간으로 월요일 밤, 우리시간으로 오늘 새벽 콜 컨퍼런스를 통해 이번 키프로스 사태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를 했다. 그리고 이 결과에 대해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주말에 발표된 키프로스 구제자금 결정이 키프로스는 물론이고 해당국 국민들에게 안정된 미래를 보장하는 최고의 대책이라는 것에는 아직까지 이견이 없다. 구제금융 결정에 대해 잘 한 것이라고 알아달라는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어제 시끄러웠던 방법론에 대해서는 조금 문제가 있다는 시중의 의식을 인정하겠다.

그래서 이 가운데 특히 서민들이라고 할 수 있는 10만 유로, 우리 돈으로 1억 4430만 원까지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원금을 보장해줘야 된다. 10%의 예금세든 헤어컷이든 이것은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에 지지를 표명하며 이에 대한 준비와 은행권의 혼란을 막기 위해 3월 19일과 20일 이틀 동안 임시로 은행의 문을 닫겠다고 했다.

키프로스 정부도 하루빨리 10만 유로 미만의 예금자 보호를 실시하기 위한 세부안을 준비하되 유로그룹에서도 이에 대해 적극 지원하겠다. 우리나라의 경우 예금자 보호법에 따라 5000만 원까지 보장이 된다. 10만 유로까지 보장해주겠다는 것은 결코 작지 않은 지원안이다.

유로화에 대한 달러환율을 통해 시장의 반응을 보자. 지난 3개월치를 보면 아주 아래까지 내려와 있지만 당일의 흐름을 보면 조금 전 살펴본 유로그룹 성명서 발표 직후 급등했다가 다시 내려앉고 있는 상황이다. 어쨌든 시장에서 반응은 있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결정, 키프로스 정부에서 정말 그렇게 하겠다며 의사봉을 두드리기 전까지는 경계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키프로스에 대해 이번 기회에 공부를 하면 좋을 것 같아 계속 보고 있다. 키프로스 사태의 5대 쟁점을 CNN머니에서 정리했다. 이번 키프로스 구제금융 조건에서 명시된 일반예금에 대한 10% 절상 조건이 왜 위험한지를 알 수 있다. `다음은 누구 차례냐, 스페인이냐 이탈리아냐`라는 강한 어조의 현수막이 걸려 있음을 자료사진을 통해 볼 수 있다.

키프로스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스페인 정부 모두 잠재적 구제금융 가능성이 있는 국가들이다. 이런 식으로 자국 은행 예금까지 손대는 것은 진짜 위험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 우려감의 본질은 경제규모도 보잘것없이 작은 키프로스뿐만 아니라 유로존 다른 부채우려국에 대한 확산 효과, 도미노 효과다. 이런 파급이 정말 걱정이라는 것이다.

키프로스 사태의 5대 핵심 포인트 첫 번째다. 먼저 구제금융 아니면 국가부도인데 키프로스 금융기관들은 헌재 그리스 국채 때문에 재정상태가 엉망이 된 것이라고 한다. 구제금융이 없으면 파산은 불가피한데 이럴 경우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그러면 유로존 전체에 대한 신뢰가 훼손된다는 우려가 있다. 두 번째, 무엇이든 처음이라는 것이 위험하다. 금융시장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악재보다 불확실성이다.

그런데 듣도 보도 못한 은행 예금에 세금을 매기는 사례는 처음 나온 재료라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크다. 세 번째, 지난번 그리스 사태 때 헤어컷이라는 명목 하에 민간 채권단으로 하여금 채권의 일정 비율을 자발적으로 포기하게 하는 안이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 유로존 전체에 대한 신뢰도에 큰 영향을 끼쳤는데 이번 사태는 똑같은, 혹은 그보다 더 심한 사태다.

네 번째, 우리나라에서도 저축은행 사태 때 보았듯 가장 신뢰도가 높은 제1금융권인 은행이 나서 화폐의 가치저장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훼손한다는 것은 뱅크런뿐만 아니라 향후 엄청난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큰 사건이다. 다섯 번째, 지금 키프로스 은행들의 예금자산 규모는 키프로스 전체 경제 규모의 8배에 달한다.

이 돈이 다 어디서 왔느냐. 상당 부분이 러시아 자금이다. 이것이 건전한 투자자금인지, 조세피난처 내지는 역외 세탁용인지 모르겠지만 이번 키프로스 사태가 러시아를 건드리는 것이라는 점에서 간단하지 않은 문제다. 다섯 가지 재료를 살펴보니 어느 하나도 만만치 않은 재료라는 두려움이 들기 보다 키프로스 사태를 최악의 결과로 가지 못하게 막을 안전판이 든든하다는 생각이 든다.

로이터 통신의 마감브리핑을 간단히 보자. 월가 금융주에 찬물이 됐다고 했다. 울고 싶을 때 뺨을 때린 격인지, 본격적인 미 증시 하락을 예고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다우지수 일중 그래프를 보면 당연히 개장 초에는 급하락을 하면서 출발을 했지만 장중에 갑자기 플러스권에 진입했다.

어제 우리나라 하락폭의 절반 정도 되는 0.42%에서 마감을 했다. 우리나라 어제 과도한 낙폭은 미국시장에서 본 게임을 봐야 알 수 있다고 했지만 플러스권에 올라갔다가 내려왔을 정도로 낙폭을 많이 줄인 것에 대해 우리나라도 어제 하락분의 절반 정도는 오늘 무조건 갭업으로 올리고 출발을 해야 정상이다.

키프로스 사태에 대한 현지 시장전문가들의 의견도 중요하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를 통해 보자. 제목을 보고 의문이 들었기 때문에 원문 제목에 물음표를 붙여 놓았다. 씨티그룹의 수석 경제학자 윌렘 뷔터는 그동안 유로존 부채위기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 중 하나였는데 이번에 이례적으로 희망적인 보고서를 썼다. 이번 일을 계기로 유로존 경제회복이 키프로스에서 시작된다는 제목이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예금자 보호법에 따라 10만 유로, 우리돈으로 1억 4430만 원까지는 원금이 결국 보장될 것이다. 이런 조치는 정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상이 문제다. 둘째, 10만 유로 이상 예금에 예정된 10% 부과세율은 키프로스 전체 시중은행의 재정건전성 강화로 이어지면서 오히려 나머지 90%의 예금을 지키는 기능을 하게 된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인정해야 한다. 소실대탐이라는 의미다.

세 번째, 다만 이 같은 숨어 있는 호재들이 이성적으로 반영될 시간이 필요한데 초장부터 사태가 너무 일파만파 커져 의회 표결이 미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이번 주말까지 키프로스 의회 표결이 잡힌다면 여기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안도감은 형성될 수 있다. 90%의 예금을 지키기 위해 10%를 각출한다고 하니 맞는 말로 보인다.

어제 우리시장 하락폭의 절반을 줄여야 한다고 언급한 이후의 MSCI 한국지수를 통해 외국인 흐름을 보자. 미국증시 하락폭보다 크고 0.66%는 외국인들의 투심으로 봤을 때 1900대에서 크게 위로 보지 않는 상황이다.

코스닥이 문제다. 어쨌든 이등주, 후발주라는 측면에서 구글과 코스닥 지수의 동조화는 확인이 됐다. 구글이 지난주 후반부터 조금씩 빼고 있었는데 코스닥은 버티다가 한 번에 꺾여 내려온 상황이다. 따라서 오늘 구글 0.8% 마이너스는 코스닥 한 번 더 조정을 받을 날로 서운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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