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아닌 '문화'의 구매, 콜래보레이션 뭐 있나

입력 2013-04-01 18:10   수정 2013-04-0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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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블루뉴스 최지영 기자] 에르메스와 제인버킨, 루이비통과 소피아 코폴라, 멀버리와 알렉사 청. 이들의 관계를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단순히 고급 브랜드와 뮤즈의 관계였다면 한 시즌 휩쓸고 지나갈 유행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고고하고 비싼 명품 가방에 숨을 불어 넣어 하나의 생명체와 같은 존재를 만들어내는 생산과 소비를 넘어선 이들의 관계는 추종자도 뮤즈도 아닌 콜래보레이션이다.

문화 예술이 꽃피우던 르네상스 시대에 명문가에서 예술가들을 후원해주던 형태를 시작으로 여러 세기 진화해온 콜래보레이션은 이제 단순히 기업의 후원이나 수주를 통한 작업을 뜻하지 않는다. 단순히 한가지와 다른 한 가지가 섞여 이름만 함께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새로운 창작물로써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상생의 과정으로 변모했다.

국내 패션업계에서도 콜래보레이션 열풍이 한창이다. 지난 해 랩(L.A.P)의 뮤즈가 된 공효진은 직접 의상 디자인에 참여해 `랩 바이 공효진(LAP by Kong hyo jin)` 라인을 론칭, 인기를 끈 바 있다.

최근 로리엣의 디자이너 홍승완 역시 ‘에이 드레스(A Dress)’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해 ‘프로페셔널한 패션을 완성 시키는 감각적인 액세서리’라는 콘셉트로 재창조 했다. 자유로운 클래식함을 추구하는 디자이너 홍승완 특유의 섬세함이 묻어나는 감도 있고, 모던한 가방 디자인과 소재의 고급화를 더해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 냈다는 평을 받았다.

패션에 관심 많은 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알렉사청은 여러 브랜드와의 콜래보레이션으로 유명하다. 수페르가(Superga)에서 알레사 청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한 것도 그러한 이유이다. 자사 제품이 이슈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의 이미지를 리프레시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수페르가에서 알렉사 청에 이어 2013년도 브랜드의 새 얼굴로 점찍은 뮤즈는 영국에서 독특한 스타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뮤지션 리타오라(Rita Ora). 눈에 띄는 그만의 스트릿 패션으로 영국 수페르가의 클래식한 ‘2750라인’과 ‘2754라인’의 환상적인 조합이 새로운 트렌드를 표현해 냈다.

이름의 공유를 넘어선 윈윈의 법칙 콜래보레이션은 장르와 성격을 불문하고 점점 더 많은 분야에서 사랑 받는 작업 방식이 되었다. 새롭게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부여하기 위해 신선함과 유니크함으로 중무장한 아티스트들을 영입하는 일이 많아질수록 콜래보레이터도 소비자도 행복해질 것이다.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구매하고 싶다면, 앞으로 진행될 다양한 콜래보레이션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사진=에이드레스, 수페르가)

jiyou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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