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세계는] 장단기 금리차로 본 통화정책

입력 2013-04-0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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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우리나라의 금리에는 정책금리와 시장금리가 있다. 시장금리도 장, 단기 금리가 있다. 만기가 길면 길수록 리스크가 높기 때문에 그것을 보상해주려면 정상적인 모습은 단기금리가 낮고 장기금리가 높아야 한다. 경제이론에서 보면 장단기 간 금리에 있어서는 유동성 선호설, 리스크 프리미엄설, 시장분할설 등으로 예측했다.
최근 한국의 금리 동향을 보면 정책금리는 2.75%로 장기간 유지되는 것에 반해 3년물은 이보다 오히려 낮은 2.47%다. 5년물 역시 2.56%도 정책금리 2.75%보다 낮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장단기 간 금리차의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것도 비교적 오랫동안 이것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금리와 관련해 시장에서 여러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지금은 장기 금리가 많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정책당국에서 금리를 계속해서 동결한다고 해도 시장에서는 한국경제 여건을 감안하면 금리 인하에 배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금리가 인하된다면 만기가 오래된 채권일수록 수익이 많이 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채권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채권의 가격이 오르고 장기 금리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또 최근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에 증시나 채권시장에 선진국 자금이 나가지만 우리보다 한 단계 낮은 국가들, 예를 들어 태국, 카자하스탄, 이스라엘, 칠레 자금까지 한국의 채권시장에 많이 들어온 상태다. 채권시장에 자금이 많이 들어옴에 따라 채권의 금리가 낮아지는 모습이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요인은 정책요인을 제외하면 한국의 독특한 위치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구조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정책적으로 이를 감안해 풀어줄 시점이다.
최근 다른 국가의 장단기 간 금리차는 정상화 과정을 걷고 있다. 아주 특수한 국가, 예를 들어 위기가 발생한 국가는 평가 대목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시장 질서가 붕괴되고 시스템이 붕괴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들 국가에서 나타나는 금리는 경제학에서 신호 조절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국가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가들은 단기금리가 낮고 장기금리가 높은 정상적인 금리체계를 가지고 있다.
정책금리는 그때그때 시장 상황에 따라 신속히 내린 모습이다. 그래서 단기금리가 상당히 낮아졌다. 최근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다 보니 안전자산을 버리고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그래서 안전자산의 대표격인 국채를 버리게 되고 주식을 매입하는 모습이 다른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결과적으로 다른 국가에서 국채를 내다 판다면 국채 가격이 떨어지고 이에 반비례하는 금리는 상승한다.
단기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금리는 신속하게 내리고 장기에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이를 반영해 투자자의 성향이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다 보니 금리체계의 왜곡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세계금융시장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미국의 금리차이가 장단기 간 정상적인 일드 커브가 형성되어 금융체계의 효율성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구로다 하루히코가 극단적인 방향을 취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정책적인 보완이 있으면 더 좋은데 어제의 정책회의 결과를 보면 아주 극단적인, 나올 수 있는 대책은 다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으로 엔달러환율이 92엔대 슈팅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드라기 총재도 경기부양을 위한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이야기했다.
오늘 외신에서 마지막에 나온 큰 제목을 보면 각국의 선진국 중앙은행, 그것도 세계 3대 중앙은행이 갈 길을 가기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이런 상황에서 각국 중앙은행의 움직임이 상당히 주목된다. 갈 길을 간다면 금리에서 형성되는 가격 변수가 경제 펀더멘탈에 반영되지 못하고 인위적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장단기 금리차도 과거만큼 가격변수가 실물경제에 고스란히 반영될 때는 그것을 가지고 경기를 예측하고 진단했지만 지금은 예전보다 장단기 간 금리 차이로 경기를 진단하고 예측하는 유용성은 다소 떨어졌다. 그러나 경기를 진단하고 파악하는 좋은 방법임에는 분명하다.
장단기 간 금리 차이가 정상적인 형태, 다시 말해 단기금리가 낮고 장기금리가 높은 단저장고 현상이 발생했을 때는 경기가 회복 국면에 놓임을 뜻한다. 그러나 우리처럼 단기금리가 높고 장기금리가 낮은 단고장저, 역 일드 커브가 형성될 때는 경기침체를 뜻한다. 한국경제가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이고 최근 채권시장에서 단기금리가 높고 장기금리가 낮은 것을 풀어내지 못하는 것도 경기침체 국면을 더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환경이 많이 변했다. 경제지표를 반영하는 환경이 많이 변하다 보니 경기를 예측하고 진단하는 방법도 장단기 간 금리 스프레드는 유용성이 다소 떨어진 반면 새로운 방법이 많이 동원되고 있다. 금융위기 과정에서 경기를 예측하는 방법으로는 OECD 복합선행지수가 있다. 두 번째는 IMF의 기업취약지수다.
자본시장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보니 그것을 감안한 지수다. 일전에 그린스펀 독트린과 버냉키 독트린을 살펴본 적이 있다. 그린스펀 독트린은 실물경제만 감안했고 버냉키 독트린은 자산시장을 감안하는데 그와 비슷한 맥락이다. IMF는 새로운 방법으로 기업취약지수를 이용해 경기를 예측하고 있다.
지금 화두가 되고 있는 일본은 기업의 대차대조표를 이용해 경기를 본다. 그리고 최근 경제예측에서 가장 정확하다고 이야기하는 미국의 경기사이클연구소 에크리는 경기는 생물과 같다고 했다. 그때그때 생물이 어떻게 움직이느냐를 가지고 경기를 예측하는 방법은 사이클 큐브법이다. 이러한 것들이 새로운 방법으로 많이 동원되고 있다.
지표경기보다 국민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더 중요하고 체감경기는 투자심리를 결정하는 아주 유용한 지표다. 주식투자자 입장에서는 지표경기보다 체감경기가 더 중요하다. 우선 립스틱 효과가 있다. 보통 경기가 어려울 때 여성들의 립스틱 색이 진해진다. 립스틱 색을 진하게 칠하면 상대적으로 명품이 드러나지 않게 된다.
그래서 경기가 좋을 때는 립스틱 색이 옅어진다. 경기가 나쁠 때는 명품을 살 수 있는 위치가 못 되기 때문에 립스틱 색이라도 빨갛게 칠해 남에게 아름다움을 보이려고 한다. 그런 각도에서 파악할 수 있다. 또 여성들의 치마 끝이 짧아지면 향후에 주가가 오른다는 시그널이라고 본다. 일상생활 속 언제든지 경기를 파악하는 방법이 있다.
일상생활에서 파악하는 방법이 우리 경제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는 것에 유용하다고 본다.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지표가 좋다고 해도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괴리가 상당히 심할 때는 우리 입장에서는 체감경기가 중요하니 앞서 언급한 두 가지를 파악하는 것도 좋다.
지금 한국은행의 금리는 2.75%인데 너무 장기간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장단기 간 금리 스프레드의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은 이미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를 목적으로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금리 인하는 학계에서도 논란이 되고 같은 정책 부서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다음 주 11일의 금통위는 이제 금리 인하의 분위기로 간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 시점에서 한국경제가 어려움에 처해 있으니 금리 인하를 선호한다. 학계에도 논란이 있고 정책부서에서도 논란이 있으면 국민이 바라는 대로 해줘야 한다. 그래야 국민으로부터 비판을 받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전문적인 배경도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국민 입장에서 정책을 펴줘야 한다.
시장의 왜곡현상이 심해지는 상태에서 한국의 경기침체나 금융시장의 가격변수가 제대로 신호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럴 때는 국민이 원하는 쪽으로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 이것이 박근혜 정부의 하나의 큰 기치다. 지금까지 동결했다고 해서 내리면 자존심이 구겨진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정책 당국자 입장, 정부와 관련된 입안기관은 국민이 바라는 쪽으로 해야 한다. 자존심을 구기는 것이 자존심을 올리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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