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금통위, 이번엔 금리 인하?”

입력 2013-04-0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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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포커스 1부 - 이슈진단

현대증권 박혁수 > 25bp 인하를 예상한다. 그 첫 번째 이유는 당초 예상보다 정책 당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상당히 더디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부양 정책이 필요하다. 실제로 한은이 올해 1월에 2013년 경제전망을 내놓았다. 전분기 대비 1분기 성장률을 0.8%로 전망했는데 실제 3월까지 경제 데이터를 보니 그 수준은 되지 않을 것이다. 0.5~0.6%를 예상한다.

이후의 경제전망도 보면 엔저 문제도 있고 미국의 경제지표도 회복되다가 최근에는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남북 긴장 상태가 과거보다 장기화되고 있다. 이런 부분들이 경기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두 번째로 정책 공조 측면의 기준금리 인하 압력이 전방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는 한은으로서는 당혹스러운 부분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3월 말부터 이런 기류가 형성됐다. 올해 성장률을 기존 3%에서 2.3%로 대폭 하향 조정했고 이는 추경이나 금리 완화 정책을 위한 포석이다. 17조 원 내외의 추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재정과 금융의 정책 조합이 필요하다며 그것을 강조해 직간접적으로 한은에 금리 인하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번 금리 인하는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나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국가미래연구원 등이 한은을 계속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김중수 한은총재는 금융 안정을 위해 부처 간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는 언급을 했다. 한은과 재정부가 어느 정도 의견을 맞췄다고 생각한다.

정작 3월까지 대다수 금통위원들은 금리 인하에 상당히 반대를 했다. 지금 금리의 수준이 상당히 경기부양적인 수준이고 지금 금리를 내렸으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겠느냐는 의문, 저금리 정책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 등으로 금리 인하에 반대했다. 금통위 자체의 금리 인하 주장이 나온 것이 아니라 대외 부분에서 금리 인하 주장이 나오면서 4월에 금리가 인하되면 외부에 의해 떠밀려 금리가 인하되는 어색한 모양새가 될 수 있다.

통화정책 기조가 현재 완화적이냐, 중립적이냐, 긴축적이냐를 판단하는 것은 사후에나 가능하다. 현재 상황으로 예단하기는 힘들다. 통화정책 기조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미국의 경기회복 불확실성이나 엔저, 남북긴장 장기화를 봤을 때 경기 하방 리스크가 이전보다는 상당히 커졌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주체들의 경기회복 기대감을 고양시키기 위해 금리 인하의 필요성은 있다고 본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지금 수준의 금리가 적정 수준의 금리이냐를 따져보기 위해서는 테일러 룰이 있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2.8% 계획은 적정 수준 내지 약간 통화 완화적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 전망치 2.3%를 놓고 보면 통화정책 기조는 긴축적이다. 어떻게 보면 경제 전망 차이에 따라 지금 통화정책이 완화적이냐, 긴축적이냐를 판단할 수 있다. 현재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금의 남북 긴장 상태는 과거와 다른 패턴이다. 과거 천안함 침몰, 핵 실험 등은 사태가 터지고 나서 무마되고 완화되는 국면으로 갔지만 지금은 2월 12일 핵 실험 이후 긴장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일이 발생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런 긴장 상태를 반영하면 과거의 경우 한국물에 대한 해외 가격, 즉 CDS 프리미엄이나 외평채 달러 가격이 크게 요동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동북아 3국 CDS 프리미엄이 모두 올랐다. 한국만 오른 것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도 같이 올랐다는 것은 전쟁 리스크가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한국물 외평채 가격 스프레드도 최근 큰 폭으로 올랐다. 이는 외국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상당히 불안한 것을 반영한 것이다. 한국 시장에서 보면 원화 채권과 주식을 매도하고 있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이 엑소더스를 함에도 불구하고 채권 시장은 상당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두 가지 측면이다. 대북 리스크가 극단적으로 치닫고 한국의 컨트리리스크가 커질 것이냐, 아니면 일정 부분 긴장 상태가 종결되고 그런 부분이 펀더멘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가다. 채권시장은 후자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긴장 상태는 대화로 마무리될 것이고 그 기간 동안 경기회복이 더딘 쪽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두 번째는 수급 측면이다. 수급 측면에서 보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다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외국인들의 채권투자가 상당히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외국인의 원화 채권 규모는 92조 정도 된다. 지금 원화채권 발행 잔고가 1440조 정도 되기 때문에 6.3%에 불과하다. 그러나 주식은 외국인 보유금액이 402조다.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5% 정도다. 이런 외부 충격에 대해 주식시장이 반응하는 것과 채권시장이 반응하는 것은 다를 수 있다.

정부 정책이 나온다는 것은 주식시장에 상당히 긍정적인 재료다. 다만 그 효과를 볼 때 2009년과는 다를 수 있다. 2009년에는 슈퍼 추경이라고 해 28.4조 원이 풀렸다. 그 당시에는 대외적으로 리먼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모든 국가들이 재정이나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섰다. 그렇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들이 상당히 컸다. 당초 정책 당국이 2009년 성장 전망을 -0.2%로 했다가 실제 전망은 2%가 나왔다.

당초 정부 예상보다 2.2%나 높아진 것이다. 그 정도로 상당히 경기부양 효과가 컸다. 이번에는 17조 원 정도가 예상되는데 문제는 대외 여건이 불안하다는 것이다. 남북 관계도 그렇고 미국 문제, 유럽 문제가 여전히 불안하다. 시너지 효과를 낼 수가 없다. 2009년 당시에는 상당히 경기회복 속도가 가파르게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경제지표를 보면 옆으로 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한국 자체적인 역량만으로 경기부양 효과는 있겠지만 대외적인 시너지 효과가 없다면 회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통화정책은 4월에 일단 인하를 하고 3월까지의 금통위 스탠스를 봤을 때는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 근거는 통화정책은 함부로 남발할 수 있는 정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은 총재도 이야기했다시피 금리를 내리기는 쉽지만 올리기는 상당히 어렵다. 두 번째로 경기부양책을 쓰면 하반기부터는 통화정책 결정에 상당히 중요한 요소인 산출갭, 실질 GDP와 잠재 GDP 갭이 개선된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4월에 인하를 한 차례 한 뒤 연말까지는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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