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기대감 고조..코스피 전략은?"

입력 2013-04-1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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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경제연구소 정명수 > 김중수 총재가 스스로 어려운 길을 가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추고 추경 편성을 공식화했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금리를 낮추기를 기대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김중수 총재는 계속 금리 동결 논리만 부각시켜왔다. 정책의 유연성을 잃어버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통화정책의 유연함을 보여줬다면 좋았을 텐데 원론적인 이야기만 해 퇴로가 막긴 것 같다. 어쨌든 금리 인하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행이 주장했던 금리 동결의 논리가 현 상황에서는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번 금통위를 포함해 연내 2번 정도 금리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중앙은행 총재는 굉장히 여러 가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자리다.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이는 국제회의 등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 정보는 일반인들이 접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밀도 있는 정보다. 연초에 김 총재가 각종 회의에 다녀와 조금 전 언급한 것과 같은 분위기를 전달했다. 이것이 중앙은행장 사이에서 대화를 한 결과일 것이다.

연초에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논의도 많았고 조기 종료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최근에 나오는 지표들은 고용지표를 포함해 분위기가 달라지니 미국 자체의 특수한 상황, 시퀘스터 등이 영향을 주는 측면이 있어 양적완화를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본은 구로다 총재가 양적, 질적 완화라는 혁명적인 통화정책을 막 시작했다. 유럽중앙은행도 지난번 회의에서 금리를 더 낮출 수 있다는 뉘앙스의 코멘트가 나왔기 때문에 그 사이에 김 총재가 읽었던 분위기가 바뀌었다.

물론 경제상황에 따라 중앙은행이 가볍게 움직이는 것도 문제가 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들은 마치 거대한 헤지펀드처럼 시장에 직접 영향을 행사하는 액션을 많이 했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애플 주식에도 투자할 정도였다. 김 총재가 가지고 있는 국제감각 등을 감안하면 중앙은행들의 경향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앙은행의 필수 사항이 됐다. 우리나라의 국채수익률을 보면 이미 기준금리인 2.75%에서 한 번, 혹은 두 번 정도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을 하고 채권 가격이 거래되고 있다. 중앙은행이 시장에 끌려다녀서도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시장을 길들여야 할 대상이거나 조정해야 될 대상으로 보는 것도 문제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는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보면 한 박자 정도 시기가 늦은 것으로 보인다.

재정정책은 정부가 담당하고 통화정책은 한국은행 금통위에서 독립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맞다. 현재 글로벌 이코노미 상황이 교과서대로 진행하기에는 조금 시급한 상황이 있다. 당장 우리나라 주변의 정치 정세나 일본의 공격적인 엔화 약세 정책 등이 우리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이라는 가치에 너무 교조적으로 집착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최근 북한 위협이 고조되면서 달러원환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이것이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위급한 상황인데 정부와 한국은행 사이에 힘겨루기가 한가하게 진행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있다.

또 독립성을 강조하더라도 경제 상황에 따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만약 우리나라가 인플레이션 상황인데 정부가 계속해서 통화 완화,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상황이라면 중앙은행이 그에 대해 강력하게 저항을 해야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한국은행이 예측한 우리 경제의 방향성을 다시 한 번 봐야 한다.

한국은행이 지금까지는 미약하지만 경제가 점차 좋아지고 있다는 스탠스였는데 대외 여건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 정부가 추경 편성을 감안해 2.3% 성장률을 제시한 것은 조금 오버 액션으로 보더라도 하반기 우리 경제에 걸림돌이 상당히 많다. 선제적인 금리 인하라는 측면에서도 과감한 통화정책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금리 인하가 단행된다면 정부의 추경 편성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카드가 동시에 시장에 던져지는 것이다. 북한 문제로 뒤숭숭한 상황인데 재정정책, 통화정책의 부양적인 조치들이 다 나왔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는 안정감을 줄 수 있다. 마침 부동산 대책도 이미 국회의 관련 법안에 상정되어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부동산 시장에서도 시장 기능의 정상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채권시장의 경우 이미 한 번, 혹은 두 번 정도 금리가 내려갈 것을 전제로 채권이 거래되고 있다. 따라서 뉴스가 나오면 뉴스에 팔라는 이야기처럼 이익 실현의 빌미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한 번 정도 더 금리 인하를 할 수 있다는 뉘앙스가 나온다면 곧바로 안정화 국면에 들어갈 것이다.

만약 어떤 이유로 금리가 동결된다면 파문이 예상된다. 일단 정부와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실망감을 줄 수 있다. 또 어떤 논리로 금리를 동결하느냐도 중요한데 지금까지 한국은행의 스탠스로 보면 작년에 두 차례 금리 인하한 것의 상황을 지켜보자고 나올 수도 있다. 그러면 정부의 전망과 한국은행의 전망이 충돌한다는 면에서 외부에 쇼크가 왔을 때 그에 대한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대외 여건의 변화에 따라 기민하게 대응하겠다, 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두는 코멘트를 하면서 금리가 동결된다면 그것은 오히려 시장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왜냐하면 금리 인하 카드가 남아있기 때문에 기대감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리고 외부적인 쇼크가 왔을 때 금리 인하 카드가 새로 제시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채권시장은 당연히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남아있는 한 안정적으로 채권을 매수하려 할 것이다. 주식시장의 경우에도 금리 인하가 단행되지 않았다고 해서 다소 간 실망감이 있겠지만 한국은행의 영향력으로 봤을 때 그것이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다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금리가 조금 더 낮아지면 훨씬 효율적으로 종합대책을 하고 호응을 할 수 있을 텐데 그것이 되지 않은 것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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