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창W] 개성공단의 미래는

신동호 기자

입력 2013-04-10 19:54   수정 2013-04-10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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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북한 경제협력의 상징이던 개성공단이 공장 가동을 멈춘지 사흘이 지났습니다.

남북관계 위기 상황속에서도 10년 동안 꾸준히 사업을 확장해 가며 남과 북 모두에게 경제적 이익을 안겨준 개성공단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진단해 보겠습니다.

산업팀의 신동호 기자 나왔습니다.

신 기자 먼저 개성공단이 중단하게 되기 까지의 일련의 상황을 설명해 줘야 될 것 같네요.

<기자>

네. 지난달 27일 남북 군사당국간 통신선을 차단한데 이어 30일 북한의 개성공단 관리국 대변인이 담화를 통해 개성공단을 폐쇄할 수도 있다고 위협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북한이 폐쇄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쓴 것은 처음이었는데요.

이어 3일에 실제 통행금지를 강행했습니다.

남측인원과 차량의 개성공단 진입을 차단하며 본격적으로 출입인원을 통제한 것입니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위협카드로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지난 2008년 3월에는 김하중 당시 통일부 장관의 "북핵 진전 없이 개성공단 확대는 어렵다"는 발언을 빌미로 우리 당국자들을 추방했고 2009년 3월9일부터 20일까지 한 미 키리졸브 연습 당시에도 세 차례에 걸쳐 통행을 차단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북한의 조치를 과거와 다르게 매우 위중하게 판단하고 있는데요.

정전협정 백지화와 전시상황 돌입, 개성공단 폐쇄 위협 발언까지 이어진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긴장감의 강도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또 8일에는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가 담화를 통해 개성공단 가동 잠정중단을 선언했고요.

북한은 이르면 오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잠정 중단 그 다음이 폐쇄 수순인데, 정말 개성공단이 문을 아예 닫을 수도 있는 건가요?

<기자>

북한이 8일 북한근로자 철수, 가동중단, 폐쇄 검토 등 연일 험한 말을 쏟아내 개성공단입주민들은 하루종일 걱정과 근심의 한숨이 가득했습니다.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가 담화를 발표하기 전 개성공단을 방문해 일부 업체를 둘러봤었는데요.

이에 개성공단 입주자들은 한때 북한이 개성공단에 대한 유화제스처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 비서는 이내 개성공단 잠정중단 조치를 발표한 것입니다.

북한이 8일 북측 근로자 5만3000여명을 출근시키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2004년 개성공단이 첫 생산품을 내놓은 이후 9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개성공단 업체들의 조업 중단이 현실화된 어제 정부는 “공단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공단 폐쇄보다는 안정적 유지에 우선순위를 두고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미국 정부도 북한이 개성공단을 잠정적으로 가동 중단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패트릭 벤트렐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개성공단에서는 5만명 이상의 북한 주민들이 일하고 있다”며 “개성공단 폐쇄는 경제와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겠다는 그들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어제는 북한이 이르면 오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을 탑재한 것으로 보이는 이동식 발사차량 서너대가 추가로 포착된 가운데 한미 정보당국은 최근 이런 동향을 파악한뒤 북한이 중거리 미사일과 함게 여러 기의 다른 미사일을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앵커>

얘기를 들어 보면 진짜 상황이 심각하다고 느껴지는데요.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은 피를 말릴 것 같습니다..

어제도 개성공단기업협회가 성명서를 내고 그랬던데,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개성공단기업협회가 어제 북한의 개성공단 잠정중단 조치에 대해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개성공단이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라 50년 임차를 조건으로 우리 중소기업인들의 자본과 기술이 투입된 경제특구"라며 "운영 및 존폐여부 결정에 있어 입주 중소기업들의 의견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장의 목소리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유창건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

"너무 가혹하고 힘듭니다. 저희는 지금 살기위해서 애절하게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한계에 와 있습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습니다. 모든 (입주)기업이 해당됩니다. 시간을 끌 수가 없습니다."

<인터뷰>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장

"북측에 조속히 개성공단 정상화 조취를 취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범 중소기업계 대표단을 구성해 북측에 파견하기를 희망합니다."

<앵커>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보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비장함이 들어있는 것 같네요.

그만큼 개성공단이 가져단 준 경제적 이익이 많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개성공단은 10년 동안 어느 정도까지 성장한 상태인가요?

<기자>

고 정주영 현대 명혜회장이 지난 1999년 10월 1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공단건설 등을 협의한 뒤 김용순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과 공단건설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한 것이 개성공단의 시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양측이 계속된 고민끝에 2003년 1월 개성공단의 첫삽인 1단계 착공식을 열었고 이듬해 시범단지 15개 입주기업으로 시작됐습니다.


자세한 내용 한창율 기자가 정리해 봤습니다.

<기자>

현재 개성공단에는 섬유와 기계, 금속 등 123개 기업이 가동중입니다.

2004년 개성공단 시범단지에 15개 기업을 시작으로, 지난 9년동안 남북관계의 부침 속에도 가동기업이 8배 정도 늘어났습니다.

개성공단의 연간 생산액은 지난해 기준 4억6천950만달러.

2005년 1천490만6천달러를 기록하고 나서 불과 7년 만에 40배 이상 커졌습니다.

국내에서 고임금과 인력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성공단은 새로운 희망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개성공단은 북한 주민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2004년 10월 55명의 북한 근로자가 처음으로 개성공단에 고용됐고, 7년이 흐른 지난해 북한 근로자는 5만명을 넘어섰습니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09년 개성공단이 폐쇄될 경우 투자기업 등 남측의 피해가 1조3천600억원이될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습니다.

경제적 측면도 그렇지만 정치와 사회적으로 개성공단은 더 중요한 의미를 띕니다.

개성공단은 남북 통일의 최대 보루로서 통일을 실험하는 공간이자 한반도의 평화분위기를 조성하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앵커>

전문가들이 봤을 때도 개성공단이 미치는 영향은 경제적 가치 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으로까지 확대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남북한에 영향을 미칠 것 같나요?

<기자>

개성공단이 완전히 문을 닫게 되면 가장 먼저 입주기업들의 경제적 손실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업 중단에 따른 명확한 피해 금액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개성공단이 폐쇄될 경우 직접적인 경제적 피해만 6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한반도 안보 위험 증가로 인한 국가 신용하락과 자본 유출 등 간접적인 손실까지 고려하면 피해 규모가 14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겠습니다.

<전화인터뷰>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들어가는 기업들과 협력기업들 이런 기업들이 많은 기업들이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두번째는 개성공단이라는 게 남북간 긴장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도발을 하더라도 실물경제의 충격이 없었는데 문을 완전 닫아버리면 남북간 긴장 완화할 수 있는게 사라질 수 있습니다. 주식이나 환율 외국투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앵커>

개성공단 사태는 우리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죠. 최근 개성공단으로 인한 금융시장 변화 정리 해 주시죠.

<기자>

개성공단 철수를 둘러싼 소동에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그간 "북한발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며 초연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인데요.

개성공단은 연평도 포격사건 때도 가동됐던 남북협력의 마지막 교두보 역할을 했던 곳이어서, 이번 사태는 남북한 긴장이 최고도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북한 미사일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중 1900선까지 밀려나기도 하는 등 `간신히` 1920선을 지켜냈습니다.

원화가치도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 주말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만에 1130원 돌파해 올해 고점을 넘어섰습니다.

지난 주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8.0원 오른 1131.8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또 최근 국가의 부도위험을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의 경우 미국 뉴욕시장에서 5일(현지시간) 종가기준으로 87.9bp까지 치솟았습니다.

지난달 7일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하고 대북제재를 확대·강화하는 내용의 추가결의를 채택한 이후 한 달 남짓 만에 24.26bp(38.1%)나 급등한 수치입니다.

전문가들은 향후 전망에 대해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북한과의 이슈에 따라 시장이 움직이기 때문에 북한과의 대화 등 정치적 분위기에 따라 바뀐다는 것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개성공단의 상황과 영향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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