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개발 30일 최종 무산‥코레일 느긋한 이유는?

권영훈 기자

입력 2013-04-2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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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사업비 31조원. 단군이래 최대 개발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오는 30일 최종 무산된다.


<사진 = 용산역 철도기지창>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23일 사업시행자인 드림허브에 최종 토지매매계약 해지를 통보한다고 밝혔다.

또, 오는 29일 사업협약 해지 및 30일 협약이행보증금 청구를 마무리하면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특히 코레일은 사업무산의 책임을 민간 출자사들에게 돌렸다.

코레일은 "PFV와 민간출자사들이 더 이상 사업을 진행시킬 의지나 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일부 출자사들이 특별합의서 가운데 독소조항이라고 주장한 부분은 끝까지 기득권을 고수하겠다는 생각으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지적했다.

용산개발이 무산될 경우 사업 최대주주인 코레일은 물론 민간 출자사들 역시 손실이 적지 않다. 드림허브 자본금 1조원은 물론 각종 출자금이 허공으로 날라가게 된다.

또, 6년간 재산권행사를 못하고, 개발을 믿고 은행 빚만 진 서부이촌동 아파트 주민들 역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진 = 용산역 철도기지창>


이처럼 용산개발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데 코레일은 크게 당황하지 않는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코레일 고위 관계자는 "연말까지 2조4천억원 용산기지창 땅값을 돌려주면 토지는 돌려받는다", "이후 해당 부지만 자체개발을 하든 민간 건설사에게 맡길 지 결정할 것"이라며 느긋한 입장이다.

사업 무산에 따른 손해는 없냐고 묻자, 이 관계자는 "현금흐름만 놓고 보면 큰 손실은 없다. 법인세를 1조원 가까이 냈는데 법무팀 의견에 따르면 이를 돌려 받을 수 있을 것", "문제는 토지 매각된 게 수익으로 회계처리가 됐는데 이를 손실를 처리해야 하는 점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코레일이 정치권을 동원해 회계상의 문제도 조만간 해소할 가능성이 열렸다.

지난 18일 윤후덕 민주통합당 의원 등 여야 의원 10명은 현재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액의 2배 이내인 코레일의 공사채 발행 한도를 8배 이내로 늘리는 내용의 한국철도공사법 개정안을 18일 발의했다.

이는 용산개발 사업을 접더라도 코레일은 대규모 채권 발행이 가능해져 자본잠식을 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사실을 접한 정부는 강하게 발끈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코레일은 적자경영을 탈피하기 위해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한다고 해놓고, 결국 정치권에 기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번 채권발행 관련 법안이 국회 통과될 경우, 용산개발 사업 무산에 따른 회계 상의 문제가 사라지게 된다.

한마디로 코레일은 인력감축이나 경비 절감 없이 `손 안대고 코 푸는` 셈이다.

이와 반대로 민간 출자사들은 용산개발 사업정상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출자사들은 사업협약 해지 예정일인 오는 29일까지 지속적으로 만나 용산사업 정상화등을 논의해 최대한 사업 청산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코레일은 사업 청산 이후에도 큰 손해 볼 것이 없어 민간 출자사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사진 = 용산 드림허브 조감도>


2007년 `대한민국 국격을 바꾼다`는 장밋빛 청사진으로 시작한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그런데 6년 동안 삽 한번 못 뜨고 사업은 청산 절차를 밟으면서 잿빛으로 뒤바뀌고 있다.

코레일과 달리 민간 출자사들과 서부이촌동 주민들 속만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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