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발표후 외국인 매매 방향성 주시"

입력 2013-04-23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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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증시특급 1부 - 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전문위원 > 미국증시의 실적 호조가 계속해서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오늘도 많은 기업들이 실적을 내놓았는데 희한한 것은 실적 자체는 명암이 엇갈렸지만 투자자들의 평가는 모두 좋은 쪽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의 마감브리핑 내용을 통해 살펴보자.

그리고 보스톤에 테러가 나면서 북한이 갑자기 잠잠해진 영향과 개별기업들의 실적 호조, 실적 부진 등 여러 가지 엇갈린 결과를 보면서 우리 증시 관련주들의 흐름에도 주목해보자. 국내증시 외국인 귀환 시점이 거의 임박했다고 보여지는데 여기에 새로운 한줄기 빛이 등장했다. 이와 관련된 내용도 보자.

로이터 통신의 마감브리핑에 따르면 오늘 미 증시는 개장 초 기존주택매매 예상치 미달에 약간 위축되는 듯했으나 제조업종의 대표주자인 캐터필라와 기술업종의 국가대표 마이크로소프트 덕에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캐터필라는 부진한 실적을 공개했지만 오히려 시장에서는 지금이 바닥이다, 즉 저가 매수의 기회라는 컨센서스가 더 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밸류액트캐피탈이라는 운용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주식 20억 달러 가량을 매수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강세를 나타냈다. 오늘 미 증시 10개 구성업종 가운데 달러 약세와 함께 반등한 에너지와 원자재 등 상품 관련주가 상승률 1위, 기술업종이 2위로 뒤를 이었다는 분석이다.

오늘 시장을 어떻게 봤는지 현지 전문가 시황을 플래티넘 파트너즈를을 통해 보자. 미 증시의 눌림목 매수 관점 투자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자사의 전망은 6개월래 뚜렷한 조정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 6개월래에 그렇다는 것이고 당장 큰 악재가 없는 이상 미 증시가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에 문제가 없을 것이다.

미국증시와 국내증시의 디커플링을 생각하면 무조건 속상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이번에 우리나라 실적을 계기로 이제 바닥은 지났다,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는 투심이 형성될 경우 미 증시는 계속 레벨을 유지하고 우리가 따라 올라가면서 동조화될 가능성이 있다.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는 없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언급 이후 북한의 동태가 어떤지 지켜봐야 한다. 지난 주초까지만 해도 북한 미사일 위협이 긴장 상태를 주고 있었지만 이 와중에 보스톤에서 엄청난 민간인 사상 테러가 터지니까 갑자기 대북 강경론과 전쟁을 좋아하는 공화당은 어깨에 힘이 들어갔고 북한은 괜히 오해를 살까 숨 죽이며 눈치를 봤다. 하지만 지난 주말 보스톤 테러범이 검거되면서 북한이 바로 다음 날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고 규제를 풀라고 고개를 들고 나왔는데 확실히 이전만큼 기세가 등등하지는 않다는 내용이다.

두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북한이 여기서 못 이기는 척 기세가 꺾인 김에 슬그머니 협상 테이블에 올라앉을지, 반대로 더 큰 사고를 치면서 다시 전세계의 이목을 접수할지, 그러면서 몸값을 올려보자는 의도가 나올지 지켜보자. 중요한 것은 한풀 꺾였다는 것이다. 이를 뒤집으려면 더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

도이치뱅크 리서치의 코리아 CDS 프리미엄을 보자. 보스톤 테러 때문에 공화당이 혜택을 봤고 총기규제안도 부결됐다. 보스톤 폭탄테러 이후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오히려 조정을 받고 꺾여서 내려오고 있는 상황이다. 보스톤 형제가 김정은을 제압했고 한반도 리스크도 물러났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인명피해를 낸 사람들은 반드시 처벌이 불가피하고 현재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두 형제 중 살아남은 동생은 어제 상태가 위독해 병상에 누운 채로 영장 집행을 받았다.

보통 어떤 팩트에 대해 역설적인 해석을 해야 할 때가 있는데 캐터필라가 그렇다. 1분기 실적 보고서를 보자. 중장비 제조사, 광산, 철강 관련주인 캐터필라의 이번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객관적으로 부진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호조로 평가됐다. 이유는 1분기 실적 주당순이익 1달러 31센트를 기록해 당초 전문가 예상치를 하회했고 2013년 가이던스 역시 주당 7~9달러 정도 올해 벌 것이라고 했는데 이번에 수정하기를 제일 하단에 있는 7달러로 하향했다.

누가 봐도 실적 부진이고 헤드라인 넘버도 그런데 왜 반대로 실적 호조로 평가되면서 시장에서 매수세를 불러들였을까. 그 이유는 바로 캐터필라 CEO의 성명 내용 때문이다. 광산업 경기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는 비록 실적은 예상을 하회했지만 예고된 악재는 더 이상 악재가 아니다. 그리고 오히려 바닥 탈출에 대한 기대감을 더 크게 반영했다.

사실 IMF나 OECD 연구원 같이 경제를 책으로 배운 사람들의 경제전망보다 광산이든 공장이든 필드에 있는 다국적 경기민감 기업들의 전망을 훨씬 더 현실적으로 본다. 미국의 주택업종도 지켜보았듯 주택시장 업황이 턴어라운드 하기 전 먼저 치고 올라갔던 사례가 있다. 국내 원자재, 광산 관련주도 그렇게 되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캐터필라 실적 발표 이후의 시장 반응을 보자. 실적은 누가 봐도 부진인데 2.83% 급등했다. 우리나라 관련주와 연결해놓았는데 두산인프라코어와 거의 동조화다. 그런데 두산인프라코어가 많이 처져 있는 상황이다. 오늘 캐터필라 실적은 좋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고 강하게 반등한 것처럼 우리나라 두산인프라코어도 외국인 매수세를 기대해봐도 나쁘지 않겠다.

기술업종인 넷플릭스가 마감 후에 실적을 발표했다. 넷플릭스는 원래 비디오나 DVD 대여점으로 출발했다. 미국 주택가나 상점 근처에서 많이 볼 수 있었으나 이제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전형적인 기술업종의 진화 코스를 밟고 있다. 동네에서 시작해 다국적 기술업종이 된 것이다. 주당순이익이 31센트로 전문가 예상치인 18센트를 2배 가까이 달성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번 실적 호조의 일등공신으로는 유료 가입자수가 전분기 2715만 명에서 2917만 명으로 급증한 것이다. 200만 명 늘어났고 이에 따라 실적도 5억 8900만 달러에서 6억 3900만 달러로 급증했다. 그만큼 유료가입자가 많이 늘어났다는 것이 중요하다. 아웃룩 역시 2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한다며 이것이 다가 아니고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을 피력했다.

시장의 반응이 중요하다. 마감 후 실적을 발표했으니 넷플릭스의 시간 외 거래동향을 보자. 미국은 상, 하한가 제한폭이 없다. 마감 후 거래에서 20분 만에 25%가 급등했다. 이때 순간적으로 2분 만에 20%을 넘어갔다. 이렇게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고 국내증시에서도 스트리밍 음원 서비스 관련주가 있는데 오늘 관심 있게 지켜보자.

지금까지는 분위기가 좋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계속되는 지병인 환율 스트레스가 있다. 달러 대비 엔화환율 동향을 보자. 어제 99엔 80전대 후반까지 갔다가 꺾이면서 국내 증시도 반등했다. 미국장에서는 많이 레벨 다운하면서 저항을 맞고 떨어진 셈이 됐다. 차라리 100을 터치하거나 여기에 붙으면 일본증시의 대대적인 차익실현 매도물량이 들어오면서 국내증시 외국인 매수를 기대해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해서 엔저는 국내증시의 부담이다.

일본 현지의 분위기는 어떤지 니혼게이자이 신문을 보자. G20 갔다가 돌아온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중앙은행 총재는 바로 현업에 복귀해 연설하기를 일본중앙은행은 물가안정이라는 기능에 있어 그동안 솔직히 할 일이 없었다. 물가가 계속 마이너스였기 때문이다. 이제는 대전환 모드다.

물가 관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경기부양 모드로 대전환을 해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직원들에게 2년래 2% 인플레이션을 달성할 수 있다며 어떤 정책이든 총동원하라고 언급했다. G20에서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19개 국가의 사람들을 설득했으니 기세등등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MSCI 한국지수와 레버리징 펀드의 마감 상황을 보자. 한국 주식에 대한 외국인 선호 경향을 나타내는 MSCI 한국지수는 1.16% 오르면서 최근 단기 관점에서 보면 외국인들도 어느 정도 바닥은 맞다고 보는데 아직까지 확신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55.88이 그렇다. 56은 넘어야 1900대 초반 정도까지 인정한다는 것인데 외국인들은 그렇지 않다. 하루 들이로 오른 날은 팔고 내린 날은 사는 식의 대응이다.

대신 희망적으로 보는 것은 디렉션 코리아의 레버리지 펀드 때문이다. 이는 설정된지 며칠 되지 않은 펀드이지만 3배짜리 레버리지 펀드이기 때문에 방향성에 대해 상당히 민감할 것이다. 4.59%가 올랐다. 따라서 상방에 대해 어느 정도 자신감을 회복한 외국인 투심을 읽을 수 있다. 대신 오늘도 달러 대비 엔화환율 장중 흐름에 따라 코스피가 반대로 갈 가능성, 외국인 매수가 방향을 뒤집을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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