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드름… 어른되면 다 낫는다?
사춘기 시절에 이마에 좁쌀여드름 한번 생겨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 어른들은 어른이 되면 다 낫는다고, 대학에 가면 저절로 좋아진다고 사춘기 청소년의 고민을 묵살하는 경우가 많지만 나의 경험상 그 때는 나름, 심각하게 고민을 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 청소년들은 고민만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 같다.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얼굴의 트러블을 감추기 위한 비비크림은 필수라고 하던데… 비비크림, 여드름성 피부에 과연 괜찮을까? 이에 오라클 피부과 인천구월점 이현숙 원장에게 알아봤다.
성인이 되어 화장을 시작하면서 여드름이 생겼어요- 성인여드름의 주요원인 : 잘못된 화장품의 선택
진료실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다양한 여드름 환자들 중에, 화장을 시작하면서 여드름이 발생했다는 분들을 꽤 흔하게 만나게 된다. 가끔 친구들끼리 손을 붙잡고 같이 오는 경우가 많은데, 재미있게도 친구들끼리 똑닮은 여드름의 분포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대부분 둘이서 사이좋게 비비크림 또는 썬크림을 나눠쓰는 경우다.
여드름의 주요원인 … 모공이 막혀서 생겨요.
여드름이란 피지샘주변의 모낭이 막혀 면포와 구진, 화농성 결절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주로 피지샘이 밀집되어 있는 얼굴에 가장 흔하게 생기며, 목과 가슴, 등에도 생길 수 있다. 모낭이 막히는 이유는 자신의 피지분비량 자체가 너무 많아서일 수도 있지만, 공교롭게도 밖에서 오일을 지속적으로 발라주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오일 화장품을 바르고 나서 클린징 오일로 깨끗이 지웠다고 해도 오일이 모공에 조금씩 남아 있다가 결국 모공을 막게 되는 것이다. 특히 클린징 오일을 쓰지 않고서는 깨끗하게 지워지지 않는 화장품, 발랐을 때 사용감이 좋으면서 모공을 싹 가려주는 화장품일수룩 여드름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
오일화장품-여드름을 일으킬 수 있는 오일화장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무리 기름을 퍼 발라도 여드름이 절대로 생기지 않는 우월한 피부도 물론 있다. 하지만 여드름이 자주 발생하는 트러블성 피부에는 다음과 같은 화장품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클린징 오일 - 클린징 오일, 클렌징 크림보다는 사용감이 묽은 클렌징로션이나 클렌징밀크가 낫다. 아이리무버, 립리무버도 오일이 섞여있다. 하지만 눈화장과 입술화장은 오일 없이 지우기가 쉽지 않으므로 화장솜에 리무버를 충분이 묻혀 올려두었다가 주변 피부에 오일이 묻지 않도록 조심스레 닦아내면 이로 인한 여드름을 막을 수 있다.
프라이머, 사용감이 좋은 메이크업 베이스, 모공을 가려주는 모공밤, 모공엣센스- 화장 전에 화장이 잘 먹겠금 발라 주는 오일이 프라이머, 메이크업 베이스다. 요즘 유행하는 물광피부, 꿀광피부를 위해 여러 제품들이 나와 있다. 하지만, 사용감이 좋을수록 커버력이 우수할수록 모공을 막아 여드름을 유발할 수 있다.
썬크림, 비비크림, 유분감이 많은 파운데이션 ? 여드름성 피부에는 약간은 퍽퍽하며 매트한 썬크림과 비비크림을 추천한다. 묽고 사용감이 좋으며 산뜻하고 커버력이 좋은 제품은 여드름을 잘 일으킨다. 심지어 미네랄오일프리(mineral oil-free)를 표방하는 제품 중에서도 안심할 수 없다. 미네랄 오일 대신에 실리콘 오일 등이 들어있어서 사용감을 좋게 하는데, 이 또한 여드름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헤어제품- 요즘은 머리결에 대한 관심이 피부결에 대한 관심만큼 뜨겁다. 그래서인지 머리에 영양을 주는 헤어팩, 트릿트먼트, 스타일링을 위한 헤어왁스 등을 하지 않는 분들이 드물다. 하지만 두피선과 연결부위인 관자놀이 귀 뒤, 목, 가슴이나 등까지 여드름이 난다면 사용하고 있는 헤어제품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손상모발을 위한 샴푸, 모르칸오일, 코코넛오일이 들어간 샴푸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샴푸의 성분을 확인해보자.
그러면 어떤 제품을 쓸까?
여드름성 피부는 최대한 화장을 가볍게 할수록 좋다. 화장이 진해질수록 모공을 막을 확률확 높기 때문이다. 유분감이 적은 스킨, 로션을 쓰고, 썬크림과 비비크림까지만 바르고 파우더 팩트(powder pact, 밀착력이 높은 것)보다는 가루 파우더 또는 프레스트 파우더(pressed powder) 정도만 바르는 것이 좋고, 썬크림과 비비크림을 선택할 때는 본연의 기능 외에 다른 기능(미백, 항노화)이 있는 것을 배제한,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제품을 선택하고, 미네랄오일프리(mineral oil free)이고, 발림성이 다소 퍽퍽하고 매트한 제품이 여드름성 피부에는 낫다.
여드름성 피부인 분들이 세안에 집착하여 너무 과도한 세안으로 오히려 여드름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흔하다. 1차 클린징 제품은 클린징 크림이나 오일, 클린징 워터보다는 클린징 로션이나 클린징 밀크로 1차 세안을 하고 부드러운 폼으로 2차 세안을 하는 것이 좋다. 여드름전용 클린징 폼은 살리실산( salicylic acid) 과 각질제거성분이 들어있어 자극적인 경우가 많은데 이런 제품을 매일 사용하면 얼굴이 붉어지고 당기거나, 따갑고 아플 수 있다. 여드름 전용 클린징 폼이나 각질제거 제품은 가끔씩, 주 1회 또는 2주에 1회 정도 사용하고 평소에는 부드럽고 순한 타입의 클린징 폼을 쓰는 것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