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국채금리 안정, 글로벌 자금흐름에 중요"

입력 2013-05-29 09:30   수정 2013-05-2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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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경제연구소 정명수>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자금 이동을 볼 때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을 같이 놓고 봐야 한다. 글로벌 마켓에서 금리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주식투자자금의 경우 투자대상국가의 환이나 금리를 같이 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중요하다. 일본시장에 집중됐던 자금이 이동된다면 일본과 다른 나라 사이의 금리 차이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재 미국과 일본의 금리가 같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7% 정도, 금액으로는 100조 원 정도 보유하고 있는데 국채보다 만기가 상대적으로 짧은 통안채를 많이 들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이머징 마켓 중에서도 채권시장만 놓고 보면 굉장히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고 금리도 상대적으로 높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

중국의 경우 적격투자자, 큐피가 있지 않으면 채권을 살 수 없으니 시장이 막혀 있고 인도도 유사한 경우다. 이머징 마켓 중에서는 그나마 우리나라가 채권시장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시장이고 앞으로도 시장의 성격으로 봐서 계속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로 시장 여건 등은 충분히 좋다. 그렇지만 지금 외국인 투자자별 원화채권 비중을 보면 글로벌 펀드가 주로 채권시장에 참여하고 있고 중앙은행의 경우 한번 채권을 사게 되면 큰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41% 정도 보유하고 있으면서 채권의 큰 손 역할을 하고 있다. 향후 국채시장의 매력도는 높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외국인 투자 비중은 34%, 금액으로 하면 413조 원 정도 된다. 주식에서는 영향력이 굉장히 막강하다. 그런데 채권투자자금은 국가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의 전반적인 상황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점검하고 들어온다고 봐야 한다. 우리나라의 현재 금리, 자신들이 조달할 수 있는 조달금리의 차이를 보고 들어오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보면 97년도에 우리나라 외환위기 상황을 생각하면 된다. 처음 외국인 자금이 움직인 것은 주식보다 우리나라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에게 채권의 형태로 돈을 빌려줬던 투자자들이 더 이상 돈을 빌려주지 않고 그것을 회수하면서 문제가 일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큰 규모의 자금이 움직일 때는 채권에서부터 먼저 신호가 오니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영향력이 주식시장의 외국인 투자자 못지 않다. 그런 자금의 움직임에 있어서는 금리 차이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엔 캐리 트레이딩은 대표적으로 국가 간 금리 차이를 이용한 투자다. 거의 금리가 없는 일본의 엔화를 끌어들여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곳에 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금리의 격차가 커지면 엔화 자금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로 이동한다. 미국과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을 보면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금리 차이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일본 내부의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좁혀지고 일본 내부의 금리가 자동적으로 올라가게 되면 밖에 나가있던 자금이 국내로 돌아오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상대적으로 일본의 투자자들이 많이 들어와있지는 않지만 전반적으로 이 엔 캐리 트레이딩 자금이 일본 내로 환류하게 되면 그것도 공백을 메워야 하기 때문에 다른 투자자들도 이머징 마켓의 비중을 줄인다거나 한국에 투자한 비중을 줄이고 다른 곳에 투자를 더 늘린다. 이런 식으로 되면 우리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 국채수익률이나 일본의 국채수익률을 보면 그런 현상에 대한 우려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금리가 오르고 그 스프레드를 맞추기 위해 일본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에 금리의 차이를 주시해서 봐야 한다.

일본의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의 안정이 굉장히 중요하다. 아베노믹스를 비판적인 시각에서 볼 때는 엔저를 통해 근린궁핍화 정책이라는 비판을 하지만 일본의 막강한 자금이 엔 캐리 트레이딩이라는 방식으로 바깥으로 나가주게 되면 그것이 직접적으로 우리 시장에 들어오지 않더라도 이머징 마켓에 그 돈이 뿌려지면 전반적으로 투자비중을 조절하면서 한국시장으로 자금이 간접적으로 유입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그런 식으로 글로벌 마켓의 유동성이 커지면 아베노믹스가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것이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일본 국채금리와 미국 국채와의 금리 차이가 안정을 찾는 것이 우리시장에도 굉장히 중요하다.

올해 9월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문제가 본격화되면 일본도 따라서 자기네들이 시행하고 있는 양적, 질적완화에 대한 속도 조절의 문제 등이 제기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그 이후부터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재편이 일어나게 되고 그것이 전반적인 엔 캐리 트레이딩의 방향이나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재편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러므로 자금 이동이 본격화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일본과 미국의 국채금리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다. 엔화가 지금 현재 수준보다 더 약한 수준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엔화의 레벨도 중요하지만 자금 흐름을 촉발하는 금리의 차이가 어떻게 될 것인가가 훨씬 더 중요하다.

미국의 금리상승은 경제지표의 호전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양적완화를 축소하겠다는 연준의 정책 명분을 축적하는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다. 반면 일본은 2년 내에 물가상승률 2%를 목표로 돈을 풀고 있다. 이런 식의 정책 목표가 강조되면 강조될수록 채권투자를 하기 어려운 환경이 된다. 물가의 압박이 커지기 때문이다. 1%가 안 되는 일본 국채를 들고 있어도 2년 후 물가가 정말 2%가 된다면 채권투자자 입장에서는 손해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의 정책 목표가 분명해질수록 일본의 금리는 오르는 것이 맞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일본은행이 다소 어정쩡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것이 아베노믹스가 성공하고 물가의 압력이 커지기 때문에 채권금리가 오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을 하면서도 아직 일본경기가 완벽하게 회복되기 이전에 금리가 오르면 전반적인 정책의 흐름이 깨지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는 것을 막아야 하는 입장이기도 하다.

일본은행의 입장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시장이 요동치는 것인데 미국의 금리가 상승하고 일본의 금리도 스프레드를 맞추기 위해 동반 상승하게 되면 엔 캐리 트레이딩 자금이 일본 국내로 환류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부분은 국제금융시장에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우리 시장으로도 직접적으로 일본 자금이 들어왔다가 되돌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간접적인 형태로 자금의 환류에 의해 우리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리스크 요인이 커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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