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주가 급락, 또 다른 위기의 전조?"

입력 2013-06-13 07:58   수정 2013-06-13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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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올해 4월부터 글로벌 자금의 이동이 감지됐다. 거품이 많이 발생한 것이 푹푹 꺼지는 현상이 자주 발생할 것이다. 4월 중순 가장 거품이 많이 꼈던 국제 금값이 계속해서 폭락하고 있다. 뒤이어 일본 경제여건에 비해 많이 올랐던 일본의 주가가 아베노믹스의 회의론 때문에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선진국의 국채, 특히 미국과 일본의 국채 가격도 폭락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위와 같은 움직임에서 피해갈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 신흥국 증시였으나 신흥국 증시도 일제히 급락세로 돌아섰다. 이런 자본 이탈에 따라 낙인효과가 있는 신흥국 증시 입장에서는 주가가 떨어짐에 따라 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적인 위기지수는 상당히 높아졌다.

신흥국의 주가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낙관론이 있을 만큼 괜찮았다. 그러나 6월부터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선진국으로 편입됐던 FTSE 지수, 신흥국 지수를 보면 전달에 고점을 기록했다. 이 고점 대비 지금까지 10%가 급락한 상황이다. 현재 대부분의 주식이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신흥국 지수의 전반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동남아 국가의 경우 글로벌 위기에도 비교적 잘 갔던 국가들이다.

인도네시아가 이번 달에 9%, 태국이 7%, 필리핀이 6% 떨어졌다. 동남아 평균적으로 보면 이번 달에 7%가 떨어진 것이다. 브릭스 주가도 이번 달에 평균적으로 3%가 급락했다. 그리고 유럽위기 속에 비교적 위기를 먼저 겪었던 동유럽 국가의 증시는 비교적 잘 버티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의 증시도 약세를 보이고 있어 전반적으로 신흥국 증시의 주가 모습이 많이 안 좋게 전개되고 있다.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다시 한 번 언급하자면 심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자본회수나 금리인상과 같은 액션을 취하지는 않더라도 버냉키 의장의 입에서 출구전략의 이야기가 나온 것은 출구전략의 시작이다. 벌써 이런 모습이 전개되고 있다. 이는 4월부터 계속 언급했던 내용이다. 액션이 없기 때문에 올해 말 이후부터 될 것이며 안심해도 된다는 시각이 있다.

6월에는 코스피가 2300까지 간다는 낙관적인 시각도 있지만 글로벌 증시나 금융시장 모습은 이미 출구전략이 실제 행동 여부와 관계 없이 가시권에 들어와 이런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또 출구전략에 대한 립 서비스가 되면 정책금리는 올라가지 않더라도 시장금리에 많이 변동이 있다. 특히 출구전략 우려가 되는 선진국들의 시장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이 발생한다. 지금까지 글로벌 위기 과정에서 선진국에 풀린 돈이 대부분 캐리자금 성격을 가지고 있다.

선진국의 시장금리가 오르고 선진국의 통화가 강세되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캐리자금 이론상 신흥국으로 유입되는 파지티브 캐리 트레이드, 다시 말해 돈을 푼 국가에서 자금을 퍼내는 파지티브 캐리 트레이드가 아니라 거꾸로 투자 대상국에서 돈을 공급했던 국가로 다시 자금이 유입되는 네거티브 캐리 트레이드 여건이 형성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신흥국에서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주가가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다. 또 신흥국에서 자금이 이탈될 수 있는 소지, 네거티브 캐리 트레이드가 형성되면 신흥국의 부도위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CDS 금리가 바로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CDS 금리가 오르는 것을 보고 신흥국의 경제여건이 나쁘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그것은 잘못된 시각이다. 국제 간 자금 흐름에서 네거티브 캐리 트레이드가 형성되면 신흥국 전반의 경제여건과 관계 없이 CDS 금리가 오른다. 신흥국의 CDS 금리는 특정 국가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특정 국가만 오르면 그 국가가 나쁜 것으로 생각해야 되지만 신흥국의 CDS 금리가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것은 신흥국의 경제여건에 관계 없이 선진국의 출구전략 우려에 따라 캐리 트레이드 여건상 네거티브 캐리 트레이드 여건이 형성되다 보니 신흥국의 경제여건에 관계 없이 CDS 금리가 오르는 현상이 발생한다.

과거 2008년에도 미국에서 위기가 발생했다. 당시 신흥국들은 피해갈 것으로 봤다. 그러나 그때는 선진국에서 마진콜 현상이 발생하니 오히려 위기가 발생하지 않을 국가에서 CDS 금리가 오르고 주가가 폭락한 사태가 발생한다. 그와 비슷한 현상이 지금 재연되고 있다.

신흥국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신흥국은 크고 작은 위기를 다 겪은 국가다. 위기가 발생한 국가에는 낙인효과가 있는 상태이고 이 낙인효과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최근과 같은 현상이 발생했을 때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민감하게 반응하다 보니 신흥국의 정책 당국이 과거보다 굉장히 빨리 적응하고 있다.

5월까지만 하더라도 외국자본이 유입되고 자산시장의 거품을 우려한 신흥국 입장에서 보면 외국자본이 더 많이 들어오는 것을 규제하기 위해 외자 관련 정책을 취했다. 이달 들어서는 주가가 떨어지고 외국 자본의 이탈 우려가 제기되다 보니 외자의 유입을 촉진하는 쪽으로 정책이 바뀌었다. 외자 유입을 규제하는 쪽이 지난달이었다.

외자 유입을 촉진하는 쪽으로 바뀌는 것이 지금의 모습이다. 외자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브라질의 경우 토빈세를 폐지한다거나 브라질 이외의 다른 국가들도 가변외환거래예치제를 포기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외자 유입에 대한 그동안의 규제를 철폐하는 쪽으로 정책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는 상당히 다행스러운 일이다.

신흥국에서 우려할 만큼 자금이 이탈되지는 않고 있다. 지난달까지 자금이 많이 들어온 것을 걱정했는데 지금은 자금이 급격히 이탈한다고 하면 시장의 흐름을 너무 과잉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신흥국 입장에서는 이전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아주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다. 정책 당국이 민감하게 선제적으로 대응할 만큼 신흥국은 출구전략에 따른 간접적 영향을 받고 있다.

신흥국은 증시 상황과 외환시장이 서로 결부되어 있다. 자국 통화는 약세가 될 수밖에 없다. 지금은 달러 강세라고 해 브레튼 우즈 체제가 재연되고 있다. 그것과 일맥상통한다.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은 외환시장이다. 그런 측면에서 신흥국에서 다시 위기가 발생할 것이냐는 측면에서 보면 환투기 세력에 대한 방지 능력이 있느냐가 상당히 중요하다.

신흥국의 외환보유고가 충분하지 못할 때는 환투기 세력의 직접적인 대상이 되지 않겠는가. 1997년 한국이 당했던 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외환보유고의 충족 여부는 신흥국에게도 중요하고 환투기 세력에게도 중요하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지금 상태에서 무작정 환시에 개입하지 않고 외자 유입을 촉진하는 쪽으로 신흥국의 정책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무작정 환시에 개입해 환율 안정을 위해 노력했는데 이것이 외환보유고가 맞지 않으면 외환위기로 치닫는 분위기다. 신흥국의 경우 정책적으로 경험이 많다 보니 환시에 개입해 환율 안정에 노력해 치닫는 것을 방지함과 함께 한편으로는 외자 유입을 촉진하고 있다. 그전까지 외화유입의 장애 요인이 되었던 제도를 철폐하는 모습은 상당히 성숙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 증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자금이란 대차가 있기 때문에 들어가기도 한다. 그런 것을 잘 봐야 한다. 그런 각도에서 지금의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새로운 투자 기회도 있는 것이다. 지금 신흥국의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이미 자금이 빠져나간 국제 귀금속 시장이나 선진국 국채시장에서 빠져나갔던 자금이 있는데 지금 선진국에서 자금을 회수하지는 않고 있다. 그 빠져나갔던 자금은 어디로 갈 것인가. 자금이 새롭게 유입되는 곳도 잘 볼 필요가 있다.

현재 베트남 증시는 상당히 좋다. 베트남의 대표지수인 비나 지수가 올해 22% 폭등하고 있다. 경제발전단계에서 신흥국인 브릭스보다 한 단계 낮은 포스트 브릭스 국가들은 일부이기는 하지만 증시에서 자금이 유입되는 측면도 있다. 또 미국의 경우 출구전략 때문에 증시에도 자금이 들어가지 않는다. 선진국에 자금이 들어간다면 어디로 들어갈까. 현재 부동산 시장으로 많이 들어가고 있다. 일전의 상업용 부동산 등 간접적인 지분투자도 유망하지 않겠는가. 선진국 부동산 시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인

다. 마지막으로 체리 피킹적인 매력이 부각되는 대안투자, 대체투자로 자금이 들어간다. 자금의 흐름이 바뀐다면 어디로 갈 것인가. 새로운 대안투자 지역으로 자금이 흘러갈 것이다. 무엇이든 어떤 현상이 발생하면 그것만 촉진시키지 말고 균형적인 시각에서 새로운 투자처도 방송을 통해 언급해야 한다. 특정 현상만 강조하다 보면 자꾸 방송을 통해서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문제가 있다. 이런 것은 투자의 균형적인 시각을 갖는 차원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신흥국에 편입된다. 삼성전자 쇼크로 인해 국내 증시에서 외국자본이 빠져나가는데 이를 한국에서 빠져나가는 것으로 이야기하면 안 된다. 증시에서 빠져나가지만 그 자금이 진짜 우리나라에서 빠져나가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그것은 환율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채권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환율의 변동요인 이외에는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이 매도한다고 하더라도 국내 국경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아니다. 일부 빠져나가기는 했지만 증시에서 매도한 만큼 빠져나가는 것은 아니다. 외국자본 이탈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이야기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소지는 줄어든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대단히 풍족한 상태다. 지금 우리가 직접적으로 가지고 있는 제1선 자금이 3200억 달러, 각종 직간접 외환보유고인 제2선 자금은 4000억 달러가 넘는다. 한국의 경우 최근 삼성전자 쇼크로 인해 외국인의 증시 매도세가 있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같은 신흥국으로 분류되어 우리의 위기감을 증폭시키는 사람들이 있다. 골든스타인의 위기판단지표로 보면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외국자본이 유입될 때 한국은 선진국 대접을 받는다. 유출 시에는 신흥국 대접을 받는다. 외환보유고가 풍족하고 자산의 인플레 정도, 물가의 인플레 정도, 해외에서 한국의 외화자금 조달능력을 파악하는 위기판단지표로 보면 위기발생 가능성은 적다. 그런 각도에서 너무 이런 사안을 증폭시키는 문제에 대해서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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