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서 본격 자금 이탈‥코스피 영향은?"

입력 2013-06-1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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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 이재훈>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운 부분은 촉발됐던 부분을 미 연준의 통화정책, 양적완화라는 부분이 조기에 종료될 수 있거나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는 부분이 핵심 화두다.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를 보이고 있는데 일본중앙은행도 이번 BOJ에서 추가적인 양적완화가 없었고 유로존 역시 OMT라고 할 수 있는 채권매입 프로그램에 대한 적법성 여부에 대해 청문회를 개최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전반적으로 중앙은행의 유동성이 축소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깔려 있는 것이다. 유동성에 익숙했던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것을 그런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채권시장의 반응이 주식보다 조금 더 민감한 느낌이다.

신흥국 채권금리 차트를 보자. 이머징 아시아와 유럽, 라틴, 중동, 아프리카의 채권금리를 나타내고 있다. 2009년 이후부터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부분, 즉 가격이 상당히 오르고 있는데 실제 자금 흐름을 보더라도 5년 연속 채권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최근 채권금리가 급등하고 가격이 급락하는 흐름이 관찰된다.

신흥국과 선진국의 채권 스프레드 차트를 보자. 신흥국과 선진국 간 금리 차이는 항상 존재해왔다. 그런데 전반적으로 신흥국의 금리가 선진국보다 높은 것이 일반적인데 선진국과 신흥국 간 금리 차이는 상당히 밑으로 내려와 있는 상황에서 최근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신흥국의 채권 가격이 선진국보다 훨씬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결국 채권에서 자금이 대량 이탈하다 보니 채권과 더불어 유동성 덕을 같이 보아왔던 주식 역시 동반 자금 이탈이 나타나고 있다. 이 돈들은 3주 연속 전세계 MMF로 순유입되고 있다. 일시적으로는 자금의 부동화가 나타나는 흐름이다.

외국인 매매와 연계해 체감적으로 상당히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그런 표현을 쓰는 것이다. 주식형 펀드에서 신흥국의 자금이 일부 이탈하고 있지만 아주 비관적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실제 신흥국의 자금이탈이 가시화되고 실제 엑소더스가 되기 위해서는 달러가 상당히 강하게 올라와줄 필요가 있다. 그동안 워낙 싼 달러를 캐리해 신흥국에 투자해왔기 때문이다.

미국 달러인덱스 차트를 통해 추이를 살펴보자. 최근 달러가 하락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고점 대비 약세 반전 흐름이다. 미국의 양적완화가 조기종료 된다면 달러가 추세적으로 아주 강세를 보여야 되는데 그렇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엔화 약세가 주춤한 가운데 유럽 역시 추가 부양과 관련된 이야기가 시기상조라는 코멘트가 나오면서 상대적인 강세로 전환했고 달러는 근원통화 대비 약세 전환하는 흐름이다. 결국 신흥국 주식자산을 다 팔아 달러 자산을 사는 구조는 아직 아니다. 신흥국 자산에서의 강력한 자금 이탈 흐름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가 우리나라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우리나라 지수가 시가총액 높은 종목에 가중치를 많이 주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최근 일련의 변화처럼 하락할 경우 시장 역시 버티기 상당히 어려운 구조다. 그만큼 투자자들에게 체감적으로 상당히 부담을 주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 자체를 추세적인 약세로 몰고 갈 상황은 아니다. 크게 보면 항상 주식시장에는 추세가 있고 일부 순환이라는 부분이 계속 맞물려 미세 조정을 하며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단 큰 추세를 형성하고 있는 저성장이나 저금리는 여전히 살아 있다. 그동안 과도하게 편향됐던 투자심리가 조정을 받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삼성전자 역시 외국인들의 수급이 상당히 많이 강하게 진행되어왔고 이미 2009년부터 한국 주식에 들어온 유동성의 상당 부분이 삼성전자의 강력한 모멘텀을 바탕으로 투자됐다. 그 흐름 속에서의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자금이탈이 의미 있게 나타나고 있다. 기본적인 삼성전자의 가장 큰 이탈이 나타나기 전부터도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 자체가 비싸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았다. 물론 최근 애널리스트들이 어닝을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너무 비싸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더 하락해야만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

외국인들의 매매 역시 채권시장의 일부 엑소더스 흐름과 관련해 주식시장이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한 부분이다. 지금 신흥국에서 많이 빠져나가는 흐름들은 아세안 국가라고 할 수 있는 지역이다. 이들 국가들은 한국 대비 상당히 많이 올랐던 지역이고 인플레이션 압력도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다. 반면 한국은 뱅가드 이슈, 엔화 약세와 관련된 흐름 때문에 상반기 내내 부진했다는 측면에서 볼 때 자금 이탈에 있어서도 제한될 수 있는 흐름이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대한 기대가 그렇게 높지는 않았다. 이번에 나온 결과를 보니 한국과 대만은 5년째 와치리스트에 편입되어 있다. 선진국에 들어갈 수 있는지 계속 주시하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의 경우 오히려 신흥국으로 편입됐다. 신흥국에 있던 모로코는 탈락했고 상당히 흥미로운 점은 선진국에 있던 그리스가 신흥국으로 강등된 것이다.

이를 종합하면 한국은 가만히 있는 상황에서 신흥국으로 새로 들어온 나라가 3개나 된다. 이 부분이 부담이 된다는 인식이 있을 수 있는데 이 세 국가들을 합쳐봐야 전체 시가총액의 1% 정도이기 때문에 주변국에게 피해를 줄 정도는 아니다. 그런데 어제 시장이 민감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중국 본토 증시가 신흥국 증시에 편입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가 생긴 것이다.

기존 신흥국에 있던 중국증시는 홍콩에 상장된 H주 중심으로 상장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본토 증시가 신흥국 인덱스로 들어올 수 있는 와치리스트에 들어오겠다는 이야기가 어제 나왔다. 중국 비중이 18~30%까지 올라오기 때문에 상당히 부정적인 이슈처럼 보이고 그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한국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 역시 그 부분을 우려하고 있지만 실제 중국 본토증시가 신흥국 증시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와치리스트가 현실화되어야 하고 이 과정은 아무리 빨라도 2년이 걸린다. 그러므로 지금 당장 크게 우려할 이슈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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