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통화정책 회의 결과, 글로벌 증시 방향타"

입력 2013-06-18 08:06   수정 2013-06-1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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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한상춘> 국내증시는 작년 연말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해외증시는 비교적 좋았다. 대표적으로 미국증시를 보면 지금까지 15% 정도, 연율로 40% 정도 올랐고 일본도 50% 이상 올랐다. 비교적 해외증시가 생각보다는 상당히 좋았다. 그러나 지금 다우지수는 굉장히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그런 것이 해외증시다.

최근 2주 전부터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변동성이 굉장히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다우지수가 100포인트 정도 떨어졌는데 오늘 다우지수가 다시 100포인트 정도 올랐다. 전형적으로 15000선을 두고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전개되고 있다. 오늘 새벽에 끝난 뉴욕 다우지수, 나스닥 지수도 마찬가지다.

장 초반에는 쭉 올랐다가 출구전략 우려가 되면서 다시 떨어지는 모습이다. 한때 200포인트 가깝게 오르다가 다시 60포인트 정도 떨어졌으나 장이 회복되어 100포인트로 지난 주말 떨어진 것을 회복하는 수준으로 마감했다. 이것이 지금의 뉴욕증시 모습이다.

출구전략에 따라 장중 변동성이 상당히 확대되고 있다. 매년 12월에는 다음 년도의 통화정책 회의를 결정하고 6월은 상반기에 진행됐던 내용을 토대로 이틀 간 진행하며 하반기의 통화정책 내용을 결정한다. 전세계인의 이목이 출구전략이 어떻게 되느냐에 결부되어 있지만 상반기의 내용을 토대로 하반기 통화정책 방향을 수정하는 회의이기 때문에 이 자체가 중요하다. 출구전략 이야기까지 겹쳐 이번 회의가 특별히 관심을 받고 있다.

통화정책이란 경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펀더멘탈 측면이 중요하다. 지금은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세세한 마이크로 데이터보다 매크로 데이터에 의한 펀더멘탈 의미가 더 중요하다. 펀더멘탈의 가장 종합적인 지표는 경제성장률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미국경제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성장률은 2% 초반으로 비교적 낮다. 그러나 미국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볼 때 견실한 성장세다. 최근 세부적 데이터에서 총수요항목별 기여도에서 약 70%를 차지하는 민간소비, 디레버리지는 마무리됐다. 위기 상황에서는 국민들이 위축되다 보니 쓰지 않고 부채를 축소하며 저축을 제고한다. 레버리지 비율을 축소시킨다는 의미의 디레버리지가 거의 마무리되고 있다.

민간소비 관련된 지표들이 꾸준히 개선되는 상황이다. 또 위기의 진원지인 주택지수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모습으로 각종 주택 관련된 지표가 굉장히 좋은 상황이다. 그리고 미국의 오바마 정부에서 신경쓰고 있는 고용창출 관련 제조업 지수도 좋다. 오늘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 지수가 나왔는데 이 지수도 상당히 좋게 나왔다. 매크로, 마이크로 관련 비교적 좋은 성장률이다.

하반기에는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상저하고가 연출될 것인가. 국내 기관들이 대부분 상저하고를 예상하고 있다. 전체적인 성장률은 OECD나 IMF 등의 전망에서 낮춰진 모습이다. 상반기 2% 초반이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그보다 낮을 수 있다.

시퀘스터 문제 등을 바탕으로 하반기 성장률이 오히려 낮아져 국내 예측 기관들이 이야기했던 미국경제의 상저하고보다 상고하저, 물론 성장률은 비슷하지만 굳이 이야기하자면 상반기에 높고 하반기에 낮을 것이다. 예측기관의 시각과 달리 하반기에 더 성장률이 낮을 것이라는 시각이 최근 세계에서 가장 예측력이 높다는 월드뱅크, IMF, OECD의 전망이다.

월가가 출구전략에 의해 서로 혼란스러울 때는 낙관론자, 비관론자의 현재 처지와 하반기 주식이나 채권에 대한 전망을 읽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작년 8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는 주식숭배 종료논쟁이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워런 버핏은 주식이 유망하니 주식을 사라고 했고 빌 그로스는 주식시장은 끝났으니 채권을 사라고 했다. 빌 그로스 자체도 4월 말을 계기로 채권시장은 종료됐다고 표현했다.

지금 상반기 모습에서는 주식숭배 논쟁에서 워런 버핏이 승리했다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쥐구멍이 굉장히 크게 보이는 사람들은 비관론자다. 파버나 루비니, 그로스 같은 사람들이 굉장히 곤경에 처했다. CNBC 방송 등에 이들은 거의 출연을 하지 않고 있다.

하반기 이후 증시나 재테크는 어떨까. 주식숭배논쟁에서 승리를 거뒀다고 판명되는, 주식을 가장 옹호하는 워런버핏은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다. 물론 중장기적으로 주식이 유망하지만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것에 반해 가장 비관론자인 루비니 교수는 앞으로 2년간 가장 유망한 재테크로 주식을 선호하는 이례적인 입장을 보였다.

세계적으로 가장 예측을 했던들 사람들조차 승리했다고 해서 앞으로 낙관하지도 않고 루비니 교수는 오히려 주식을 선호하는 입장이다. 이 자체가 상당히 혼탁스러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회의 결과는 이틀 후, 우리 시간으로 새벽 3시경 발표될 것이다. 지금 입장에서 굳이 변경할 이유는 없다. 출구전략 이야기, 경기부양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회의 결과에 대해 관심이 상당히 높지만 회의 결과는 그동안 통화정책, 연초에 잡았던 통화정책 기조가 그대로 유지된다. 초저금리는 임기 말까지 지속될 것이므로 금리 문제는 거론되지 않을 것이다. 양적완화 정책도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이번에는 고용목표제, 통화정책 목표에서 다시 한 번 작년 12월에 결정되어 있던 인플레이션 타깃팅에서 임플로이먼트 타깃팅으로 변경될 것이다. 사실 올해가 FRB 창립 100년이 되는 해다. 중앙은행의 목표가 인플레이션 타깃팅을 염두에 두면서 임플로이먼트 타깃팅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다. 다시 한 번 이 대목을 선언할 것이다. 통화정책 기조는 하반기에도 상반기의 기조를 그대로 끌어갈 것이다.

연초에는 재정절벽 때문에 뜨거웠다. 이 문제가 상반기 미국증시나 세계증시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일부 사람들이 올해 미국증시나 해외증시를 나쁘게 봤던 이유도 재정절벽 문제 때문이었다. 그러나 4월부터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큰 폭으로 떨어져 S&P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올리게 되는 배경도 됐다. 예측이란 중요한 것이다. 감에 의해 예측하면 안 된다.

하반기에도 출구전략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올해 하반기에는 연초 이슈가 됐던 재정절벽에 의해 통화절벽이 우려되지 않느냐고 했다. 상반기에는 재정절벽, 하반기에는 통화절벽이 화두가 되고 있다. 단계별 출구전략이란 정책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것은 지속된다는 것이다. 그 규모를 축소시켜 나간다는 것이지 출구전략이 추진됐다고 해 돈을 뿌리는 것이 바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절벽식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두 번째는 출구전략이 추진된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상황이 많이 개선된다는 의미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들다 보니 그동안 불확실성 벽장 속에 가둬둔 상태다. 경제가 살아나면 벽장 속에 가두었던 기회비용이 증가하니 자연스럽게 그 기회비용을 감소시켜면서 나올 수밖에 없다. 퇴장됐던 통화가 시장에 방출되면 증시 주변 가용자금의 통화절벽 가능성은 오히려 상당히 줄어든다. 상반기에도 재정절벽 문제가 아주 기우로 끝났지만 하반기에도 통화절벽 문제는 크게 염두에 둘 필요가 없다.

구체적인 행동이 없다고 해도 출구전략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로 시장은 준비한다. 정책이 전환되는 시점이 가장 중요하다. 오히려 출구전략 막상 액션이 취해졌을 때 지금 우리가 우려하는 식으로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정책적으로 6년 동안 양적완화 정책의 체질이 익혀진 상태에서 출구전략 이야기를 하면 구체적인 액션이 나오지 않더라도 불안하다.

그동안 거품 우려가 제기됐던 곳의 자금이 많이 빠지는 현상이다. 자금이 빠지면 항상 들어가는 부분도 있다. 하반기를 앞두고 새로운 유망한 투자처를 이야기하고 있다. 통화정책 측면에서 보면 유로화가 이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위기 극복 여부와 관계 없이 뭉쳐있는 국가들의 통화가 강세될 것이다. 또 지금은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우니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가고 있다.

미국의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해 미국의 주택 관련 지수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또 동유럽 국가들이 굉장히 부각되고 있다. 물론 주가가 최근 출구전략에 의해 다소 약세를 보이지만 똑같이 신흥국이 타격받는다고 해도 동유럽이 비교적 견실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폴란드, 아프리카 같은 프런티어 마켓들의 거품이었던 자금이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이전되고 있다.

하반기에는 버냉키 리스크가 현실적으로 닥칠 것이다. 금융위기 과정에서 6년 동안 가장 핵심 역할을 했던 사람이 내년 1월 말로 그만둔다면 그 자체가 시장에서 이슈가 될 수 있다. 하반기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를 전망할 때 반드시 버냉키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 본인이 그만두겠다고 하니 오바마 대통령도 후임을 저울질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인사로는 서머스가 부각되고 있다. 임기가 내년 1월 말로 되어 있는데 후임자를 저울질하는 상태에서 경제가 아주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정책의 내용, 예를 들어 큰 정책을 결정하겠느냐고 물으면 큰 정책을 결정하지 않는다. 그런 각도에서 출구전략의 구체적인 액션이 나오기는 어렵다.

다만 립 서비스를 통해 출구전략에 대한 시장의 반응, 자산부분의 거품에 주목하고 있다. 이 자체도 심리적 측면이 중요하고 네트워킹 효과가 크다. 그러므로 립 서비스 자체도 출구전략의 시작이다. 정작 출구전략이 추진되면 예상과 같은 큰 혼란이 있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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