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양적완화 축소 시그널, 美 증시 하락"

입력 2013-06-2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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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욱 전문위원> FOMC 결과가 드디어 나왔지만 시장의 반응은 상당히 신경질적이었다. 또 버냉키 연준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돌출발언을 했다고 해 화제다. 현지 외신의 반응과 우리나라 시장이 어떻게 대비해야 되는지 알아보자.
FOMC 성명서를 보자. 미국의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에서 직접 제공한 자료다. 미 연준 성명서는 단어와 표현 하나하나가 상당히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예민하게 들여다본다. 이번에는 다른 때에 비해 성명서 분량도 짧고 반대하는 사람이 2명이나 있었다. 제임스 블라드 샌프란시스코 연준총재가 반대표를 던졌다.
첫 문단을 보면 거의 3년째 똑같은 표현으로 미 경제회복세가 미온적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 주목을 받은 표현이 두 가지가 있었다. 고용시장 환경이 이번에는 추가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자신감 있는 표현이 나오니 사람들이 조짐이 이상하다고 하다가 그 다음에 가계소비와 기업투자는 진전이 나타나고 있고 주택시장도 자신이 있다고 했다.
연준이 자신감 있다는 것은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시그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미 경제 다운사이드 리스크에 대해 소멸 중이라는 표현이 나왔다. 어쨌든 자신감이 살아나고는 있지만 월 850억 달러 국채매입은 계속 유지하겠다. 그리고 연준의 양적완화 목표치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있다. 실업률 6.5%와 인플레 2% 연준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함이라고 명시했다. 이번에는 연준 임원 반대표를 던진 사람이 2명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연준총재 제임스 블라드가 갑자기 매파로 돌아서는 움직임이 나왔다.
특별한 이변은 없어 보이나 시장의 평가가 다소 신경질적이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의 마감브리핑을 보자. 6월 FOMC에서 큰 이변은 없었다. 다시 말해 당장 6월에 양적완화 축소하겠다는 소리도 없었다. 그러나 시장은 너무 극단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채권과 증시 모두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거래량이 실린 대량매도세가 쏟아졌고 미 국채시장에서도 역시 투매가 나왔다. 다우지수 하루 동안의 흐름을 보면 경계감에 따라 지지부진하게 출발했지만 성명서가 오후 2시에 나오고 기자회견 2시 반에 시작되면서 미 증시가 주저앉고 있는 모습이다. 마지막까지도 하락폭을 줄이지 못하고 더 키운 채로 마감했다.
미 국채금리를 보자. 10년 만기 국채 기준으로 7.27%가 올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1%대 금리가 눈에 익어 있었는데 벌써 2.35까지 올랐다. 2.35는 9월에 양적완화 축소가 나올 것으로 채권시장에는 이미 반영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연준이 양적완화를 늘리느냐, 줄이느냐. 당연히 줄이는 쪽인데 여기에 기준이 될 만한 연준 경기전망 보고서를 보자. 이는 매번 FOMC에 나오는 것은 아니고 분기에 한번 나온다. 이번에도 지난 3월 이후 3개월 만에 나왔다. 이중 실업률을 중요하게 보자.
올해 실업률을 7.3~7.5%로 봤던 것을 7.2~7.3%로 내려잡은 것은 좋은데 2014년 예상을 보면 기존 6.7~7%까지 전망하던 것을 더 내려 6.5~6.8%로 잡았다. 이 6.5%는 바로 연준 양적완화 목표치에 있어서는 실업률 달성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를 연준 양적완화 실업률만큼은 자신 있다는 의지가 들어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양적완화의 종료 시그널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에 6.5는 중요하다. 또 인플레이션을 보면 1.3~1.7%로 보던 것을 0.8%로, 오히려 디플레이션의 리스크를 생각해야 되는 시점이다.
실업률만 봤을 때 6.5%라는 시장이 보고 싶지 않은 수치가 나왔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댐의 수문을 닫아도 한강 중, 하류에는 물이 계속 흘러내려간다. 그런 차원에서 연준이 양적완화 종료에 있어 선제적으로 나올 수 있다. 이미 6.5% 실업률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것 자체가 이런 가정을 불러왔다. 출구전략이나 양적완화 축소가 아닌 진짜 긴축에 대해서는 19명 중 14명이 계획대로 2015년 후반에 해야 하며 갑자기 바꾸면 안 된다는 의견이었다. 그리고 내년으로 당기자는 사람이 3명 늘어났다. 올해 하자는 사람은 1명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를 통해 기자회견 내용을 보자. 오늘 기자회견 내용 중 주목했던 것은 버냉키 연준의장의 화법과 표정이었다.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상황을 보면서 하겠다, 원칙주의자라면서 애매한 표현으로 피해갔는데 오늘만큼은 직설화법으로 나왔다. 첫 번째 질문과 오프닝 코멘트에서 당연히 양적완화 규모에 대해 이야기가 안 나올 수 없다. 여기에 대해 버냉키가 뭐라고 이야기했느냐면 올해 말까지 양적완화의 규모는 유지하되 내년 중순쯤 종료할 생각이라고 이야기했다.
경제회복세도 양적완화 규모도 적절히 유지를 하고 이변이 없을 경우 2014년 중순에 종료하겠다고 시점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 실업률은 원래 6.5%가 목표치이나 갑자기 7%를 언급했다. 7% 초반에 근접하면 이때부터 출구전략 채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언젠가는 출구전략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독감주사를 맞으면 처음에 감기증상이 있듯 당장은 힘들어도 앞으로 언젠가는 받아들여야 하니 참고 견디라는 버냉키 연준의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
레임덕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것은 오히려 반대다. 내년 1월 31일이면 6개월 남았는데 버냉키가 연임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오바마 대통령도 이를 지지한다고 했다. 선거철에 불출마 선언하는 정치인이 진짜 무서운 사람이듯 버냉키 연준의장은 출구전략, 양적완화 축소를 자신의 의지로 밀고 나간다는 뜻을 내비쳤다.
여기에 대한 현지 전문가 평가를 모간스탠리의 수석 투자전략가의 의견을 통해 보자. 오늘 버냉키 연준의장이 양적완화 종료를 위한 눈높이를 낮추려는 제스처를 보였다. 연준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범위 밖에 벗어나 나가떨어져 있고 실업률의 경우 원래 목표치가 분명히 6.5%인데 오늘 7%를 언급하면서 양적완화를 끝내기 쉽도록 눈높이를 약간 내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런 혼선이 투심을 불안하게 만든 것이고 연준 가이던스가 제일 중요한 연속성, 지속성이 흔들렸다는 점이 오늘의 가장 큰 실수다.
여러 외신들의 이번 FOMC와 버냉키 기자회견에 대한 헤드라인을 보자. CBS는 현재 통화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봤다. CNBC는 버냉키가 양적완화 종료가 임박했음에 힌트를 줬다고 했다. 블룸버그는 연준 양적완화가 올해까지는 유지가 되며 내년에 종료될 것이라고 제목을 뽑았다.
워싱턴포스터는 결국 연준이 올해 말 출구전략 카드를 준비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대신 현재 추세 정도의 경기회복세가 앞으로 꾸준히 지속될 경우에 한해서 그렇다고 전제를 뒀다. 마지막으로 바론즈지의 제목을 보자. 내년에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도 그 후년까지 브레이크는 밟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여러 가지 혼선에 대해 짜증이 났다고 봐야 한다.
KBW 은행업종지수를 보자. 오늘 같은 날 월가 은행업종이 생각보다 덜 빠졌다. 2%를 예상했으나 0.9% 빠졌다. 코스피 지수와 함께 보는 이유는 우리나라 증시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큰데 이 사람들도 결국 월가 현지 본사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으므로 동조화가 나타났다.
최근 6개월 수치를 보면 미국은 계속 최고점을 경신하면서 KBW 은행업종지수도 올랐고 최근 양적완화에 대해 조정을 받기는 했지만 우리나라는 여기에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가 일본으로 빠졌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누가 봐도 조정을 받을 때가 됐다. 따라서 조정을 위한 핑계로 FOMC를 생각하는 것도 좋고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았다고 해도 좋다. 왜냐하면 월, 화요일에 미리 올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소문에도 팔고 뉴스에도 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MSCI 한국지수를 보자. 미국증시보다 더 빠져 2.57% 하락한 53.39다. 53이라는 숫자를 받아들이기 너무 힘이 든다. 56선 깨지고 55선 깨졌으며 54선도 깨졌는데 MSCI 한국지수는 물론 삼성전자 비중이 제일 높지만 외국인들의 투심은 1800 중반까지 코스피 지수가 내려와도 저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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