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인터뷰] '감시자들' 설경구 "한효주 교차신, 종일 걸었죠"

입력 2013-07-09 11:19  

사람은 믿고 싶은 것만 본다는 말이 있다. 즉, 자신이 본 것만을 진심으로 믿는다는 뜻이다. 그래서일까? 영화 ‘감시자들’(조의석 김병서 감독, 영화사 집 제작)로 돌아온 배우 설경구(45)를 보고 있으면 조금 이질감이 든다. 관객들의 기억 속에 늘 자리했던 강철중. 10년간의 꼬리표가 스르륵 떨어지는 순간이다.



설경구는 ‘감시자들’에서 범인을 쫓는 날카로운 눈, 냉철한 판단력, 민첩한 행동력을 지닌 베테랑 감시 전문가 황반장 역을 맡았다. 코드네임 `송골매` 황반장은 평소 인간미 넘치는 인물이지만 작전에 돌입하면 그 누구보다 강한 리더십으로 감시반을 장악한다. 날선 카리스마가 설경구와 절묘하게 매치된다.

◆ “정우성 믿은 이유?”

설경구는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정우성(제임스)으로 꼽고 있다. “정우성만 믿고 왔다” “정우성이 한다고 해서 했다”는 말이 이제는 거짓말처럼 들린다. 어떻게 자신의 작품을, 소위 말하는 밥줄을 남에게 맡긴다는 말인가? 여기에 “나는 그냥 얹혀가는 것 뿐”이라며 공손한 모습까지 보인다. 더 이상하다. 하지만 이는 설경구식 화법이었다. 이러니 이해를 못할 수 밖에.

“우성이에게 전화를 했죠. 해외 촬영 중이라 안 받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전화가 다시 왔어요. ‘너 하냐? 한다며?’라고 물었더니 맞다더라고요. 시나리오는 본 사람들이 평점을 매겨요. 평점이 어느 정도 나오면 제작에 들어가는데, 그렇다고 모든 영화가 잘 되나요? 아무리 좋은 작품도 시나리오보다 잘 나오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사람을 믿는 게 제일 좋아요. 사람한테는 실망을 하지 않으니까. 시사회 이후 환상적인 캐스팅이라는 말이 가장 반가웠어요.”

설경구와의 대화를 세 등분으로 나누면 1/3만 자기 이야기, 이외는 모두 다른 배우들의 칭찬이다. 그렇게 믿고 또 믿은 정우성의 이야기 부터 한효주(꽃돼지) 이준호(다람쥐)까지 끝도 없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도 “우성이 정말 멋있지 않아요?”라며 추어올리기 일쑤. 신기하게도 이는 상대 배우들의 인터뷰에서도 똑같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제대로 흥을 만들어 내고 있다.

“왜 그렇게 다른 배우들을 칭찬 하냐고요? 저 별로 한 것도 없어요.(웃음) 그런데 이 세 배우 뿐만 아니라 진경 씨 모습도 정말 좋아요. 제임스 황반장 꽃돼지가 삼각형을 이룬다면 그 주위에 상황실, 감시반, 금고털이 집단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잖아요. 이 모든 호흡들이 합쳐져서 시너지 효과를 낸 거예요. 짧지만 강렬한 그들이 ‘감시자들’을 만든 거죠. 드디어 제 필모그래피에도 세련된 영화가 하나 생겼어요.”



◆ “정우성 한효주 모이면 단체사진”


범죄자를 따라가는 감시반의 이야기이다 보니 흥미진진한 구석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타이틀이 뜨기 전까지 프롤로그부터 매우 인상적. 그렇게 숨 막히게 이야기를 쫓다보면 어느새 관객은 제대로 몰입된다. 처음부터 따라가지 못하면 게임 끝. 그래서 더욱 숨 가쁘다. 그 중에서도 제임스를 뒤따르는 황반장과 꽃돼지의 교차신은 손에 땀을 쥐기에 적절한 온도다.

“시장 입구에서 들어오는 장면부터 계속 찍었어요. 거의 종일 걸었죠. 해가 떨어질 때 까지 촬영했어요. 호흡에 맞게 딱딱 스쳐 지나가고, 적절하게 빠지고 들어와야 되니 힘들었죠. 타이밍 때문에 몇 번을 찍었어요. 맞춰나가면서 수정했죠. 정말 치밀하게 보여야 되는데 자칫 잘못해서 엉성해지면 큰일이잖아요. 참 많이도 걸었어요.(웃음)”

걷는 것 뿐 만이랴. 테헤란로 한 복판에서 탑차가 무너지고 강남역 재래시장 청계천 등 서울 곳곳을 누비며 촬영했다. 여기에 베이스 캠프 없이 추위와 맞서야 했고 녹음기를 들고 다니며 일일이 현장을 녹음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힘든 촬영을 끝낸 설경구는 곧바로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비상 연락망으로 전화를 걸어 동료들과 술 한 잔 기울이며 아주 끈끈한 정을 나누었다.

“사실 배우들이 모두 붙는 장면이 거의 없어요. 만나는 날도 많이 없었죠. 그래서 우성이와 효주, 그리고 저 까지 모인 날에는 PD가 항상 단체사진을 찍자고 했어요. 나중에는 제가 ‘우리 사진 찍으려고 모인 거냐?’며 화를 내기도 했었죠.(웃음) 참 즐겁게 촬영했어요. 그러니까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죠. 아, 부모님 영화 표 예매 해드렸어요? 아직 안했다고요? 꼭 해주세요. 하하.”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m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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