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 열사의 땅에서 '창조경제'

신용훈 기자

입력 2013-08-05 16:54  

<앵커> 협력사와 동반진출로 창조경제의 모범이 되고 있는 한화건설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향후 300조원 규모의 추가 발주가 예상되면서 외국 경쟁사들의 진출도 가시화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두업체인 한화는 김승연 회장의 부재로 추가 수주전에서 뒤쳐질 위기에 직면해있습니다.
신용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km 떨어진 이곳에 서울 여의도 면적의 6배에 달하는 대규모 신도시 건설이 한창 진행중입니다.

이곳은 지난해 5월 한화건설이 단독으로 수주한 곳으로 공사대금만 무려 77억5천만 달러에 달합니다.

여기에 물가상승 분을 반영한 공사금액 증액 조항을 포함하면 80억 달러, 약 9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프로젝트 입니다.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해외 수주 목표는 700억 달러입니다.
한화건설이 따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한해 수주 목표치의 10%가 넘는 액수입니다.
또한 단독 프로젝트로는 해외건설 사상 최대 규모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7년간 10만가구 규모의 신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우리나라 신도시 건설 수출 1호로 꼽힙니다.

한화건설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한화그룹뿐 아니라 국내 건설협력업체들이 해외에 진출하는 시금석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화그룹이 이라크 신도시 개발 계약을 따낸 것은 국내 최대 규모의 개발사업인 `인천 에코메드로`의 성공적인 수행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한화그룹은 알 아라지 국가투자위원회 위원장 등 이라크 정부 관계자가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당시 시공능력과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크게 얻었습니다.

<인터뷰> 사미 알 아라지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 의장
" 한화의 건설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수차례 인터뷰와 협상을 진행한 결과 한화는 기술적인 부분이나 건설사업을 수행하는 역량이 누구보다도 뛰어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한화건설을 택한 것이다."

특히 김승연 회장이 발주초기 단계부터 수 차례 현장을 오가며 수주 사업을 이끌었고, 이라크 정부도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본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이 성사된 후 김 회장은 누리카밀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의 요청으로 이라크를 또 다시 방문해 이라크 정부가 진행하는 전후 복구 사업의 추가 수주를 논의했습니다.

김 회장의 뚝심 경영이 빛을 발하며 이라크 당국과의 친밀감을 쌓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한화건설은 비스마야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을 통해 향후 100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재건 사업을 추가로 따내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광호 한화건설 이라크사업본부장
"비스마야(BACP)사업의 성공으로 약 100억달러 규모의 추가수주를 이뤄 침체된 국내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건설사로 도약할 수 있는 신 성장동력의 토대를 마련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BACP임직원 모두는 한화그룹과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사명감과 각오로 BACP사업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하지만, 김승연 회장이 구속 수감되면서 대규모 추가 수주는 안갯속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수주 선점효과에도 불구하고 경영공백이 길어지면서 2,3차 재건사업에 대한 협의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건설업계는 "사업 초기단계부터 최고 경영층이 협의를 해온 사업은 진행 과정에서도 실무진이 아닌 최고 결정권자가 직접 나서야되는 부분이 많다"며 김승연 회장의 부재가 추가수주의 커다란 손실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이라크 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주택과 교통인프라, 에너지 사업 등 총 2,750억달러, 우리돈 300조원을 재건사업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인터뷰>사미 알 아라지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 의장
"예를 들어 다른 도시의 재건 사업이나 개발 사업을 맡는다든지 하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라크 정부에서도 향후 개발 사업의 추가 발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또한 시멘트 공장이나 철강공장, 화학공장, 보험사업, 전력사업 등 다른 많은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

하지만, 우리기업이 추춤하고 있는 사이 중국과 터키, 인도는 물론 유럽 건설사들까지 이라크 재건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 들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화가 선점효과를 유지하고 추가적인 수주를 따내기 위해서는 김 회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자 정치권도 이라크 재건사업에 대한 측면지원에 나섰습니다.

지난 달 강창희 국회의장은 당초 아프리카 순방계획에 이라크 일정을 포함시켜 비스마야 현장을 전격 방문했습니다.

강창희 의장은 이라크의 알 말리키 총리와 국회 사무총장을 잇따라 만나 한화를 비롯한 한국 기업의 이라크 재건 사업 참여 확대 등을 협의했습니다.

또, 현장 직원들에게는 분당보다 더 나은 신도시를 건설해 한국의 위상을 높여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인터뷰>강창희 국회의장
"한국의 젋은이들의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건설현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모습에 마음이 든든하다.
반드시 성공해서 명품 신도시를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정치권의 측면 지원으로 이라크내 국내기업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졌습니다.

<인터뷰>사미 알 아라지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 의장
"이라크 국민들은 곧 신도시가 건설된다는 기대감에 매우 행복해하고 있고 고무적이다.
우리는 친구고 서로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우리는 매우 친밀하게 일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의 팀이 돼서 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비스마야 신도시는 현재 콘크리트 블록을 생산하는 PC플랜트를 비롯한 자재 생산공장이 건립중에 있고, 내년 초부터는 파일공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됩니다.

신도시 공사가 본격화될 경우 국내 중소자재업체와 협력업체가 대거 현지에 진출하면서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의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최광호 한화건설 이라크사업본부장
"이라크 비스마야 현장은 16개 업체 170명이 현장 공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피크타임시에는 100여개 업체 1000여명의 인력이 상주하며 공사를 진행할 예정에 있습니다.
한화건설은 협력업체와 윈윈할 수 있는 동반자 관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글로벌 동반성장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라크 비스마야 사업의 선공적인 수주로 한화그룹의 위상도 크게 높아졌습니다..

<기자> "연인원 55만명의 일자리 창출과 100여개 협력사 동반진출을 바탕으로 ‘창조경제’를 일궈낸 한화건설.
한화는 이번 사업을 바탕으로 국내 건설사 시공능력 평가 10위권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이라크 사업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인 뒷받침도 필요합니다.

최근 한화건설은 이라크에서 일할 인력을 선발했지만 일부 미달사태를 겪었습니다.

해외 현장에 대한 기피현상으로 건설인력의 확보가 어려운 현실속에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현지 인턴쉽을 제도가 있지만 짧은 시간내 전문인력을 양성화 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면서 해외에서의 기회비용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라크 재건사업이 수주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건설 업계에 단비가 될 수 있는 시점에서 김승연 회장의 빈자리는 여전히 아쉬운 대목입니다.
한국경제TV 신용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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