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양적완화 보다 경제지표에 민감"

입력 2013-08-2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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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욱 전문위원> 오늘 미 증시는 혼란스러운 하루를 보냈고 양적 완화 축소 이슈는 한 발 뒤로 물러섰다. 여기에 내구재 주문 현황이 일조했다. 이제 한동안 글로벌증시는 연준 양적 완화 축소라는 이슈에 집착할 수 밖에 없고 어떤 경제지표 간에 이런 관점에서 판단할 것이다. 그러면 당연히 경제지표가 안 좋을수록 시장은 양적을 완화 축소를 지연시킬 명분이 된다고 호재로 취급할 것이다.

오늘 미 증시는 한 주의 첫 거래일임에도 불구하고 일 평균 거래량 631억 주에서 40% 가량을 줄어든 40억 주의 거래량을 기록한 가운데 과장된 흐름이 나타났다. 개장은 힘차게 상승출발을 했는데 개장 전에 공개된 미국의 내구재 주문이 형편 없게 나오다 보니까 시장에서는 또 한 번 역설적인 반응, 즉 연준 양적 완화 축소를 지연시키는 데 있어서 이것이 호재라는 반응에 따라 매수세가 몰렸다.

하지만 오후 3시에 존 캐리 미 국무장관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시리아사태가 심각하고 일반 국민들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도저히 용인될 수 있는 사태라고 했다. 그래서 미군이 개입할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다. 또 미국이 부채한도가 서서히 다가오는데 시한이 10월 중순으로 예상된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가 오늘 오후 3시에 겹치면서 미 증시가 순간 투매를 맞았다. 이로써 오늘 미 증시는 너무나 정확한 전강후약을 보였다. 오전에 내구재 주문 부진하니까 연준 앙적 완화 축소 힘들 것이라고 매수세가 몰리면서 시세를 끌어올다가 오후에 그대로 아침에 산 것 다 팔아버리고 포지션을 접는 선수들의 무대였다.

유력 언론 보도들에 따르면 로이터에서 주장하는 미 부채한도 시한은 12월,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예상하는 부채한도 시한은 10월 중순 등 차이가 있다 보니까 워싱턴의 부채한도 증액 협상에 시동이 걸리고 있다. 사실 긴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존 베이너와 공화당은 10월 1일을 데드라인으로 설정하고 이전에 부채한도 협상을 마무리짓되 만약 실패 시에 정치적 후폭풍에 대해 계산 중에 있다.

실패하게 되면 이것이 다 오바마와 민주당이 무리하게 헬스케어에 돈 쓰는 것에만 집중하면서 이렇게 됐다고 하는 것이 이득인지 아니면 이전에 깔끔하게 끝내는 것이 이득인지 지금은 미국 국회도 회기 중이 아니고 전체적으로 휴가 분위기인데 존 베이너가 공화당 의원들에게 9월 9일 임시소집령을 내린 만큼 하반기 연준 양적 완화 축소보다는 단기적으로는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더 큰 불확실성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다우지수 하루 동안의 흐름을 보면 내구재 주문의 부진은 양적 완화 축소 지연이라는 기대감을 불러왔고 15,000선을 뛰어넘어가다가 수직으로 낙하하는 구간이 오후 3시다. 앞 부분에서 전강, 뒤에서 후약인데 전강을 만들었던 이슈를 체크해보면 7월 당시 미국의 내구재 주문은 7월이 전통적인 휴가철이라는 계절적 요인에 따라 당초 4% 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실제 결과는 7.3%가 감소했다. 금액은 총 2,226억 달러가 나왔다.

또한 운송장비를 제외한 내구재 주문이 나왔는데 가격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비용을 뺀 근원물가를 따로 계산하듯이 내구재 주문도 가격비중이 커서 변동성 요인이 될 수 있는 운송장비를 제외한 내구재 주문만 따로 발표한다. 하지만 역시 운송장비 제외한 건수도 0.6% 감소를 기록해서 이것도 전문가 예상치보다 반대방향으로, 운송장비 제외하면 0.3% 늘었다고 예상했지만 반대로 -0.5%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상당히 호의적이었다. 제조업 미출하 주문량이 -9.8%로 줄어들었는데 5월~7월 고용지표상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의 대부분이 서비스업에서 나왔다. 게다가 업종도 레저, 호스피탈리티, 즉 휴가철 특수를 커버하기 위해 임시직 서비스업이 대부분 고용증가분을 차지했는데 이제 8월 말 다가오면서 휴가도 끝나가고 서비스 임시직도 대대적인 정리해고를 맞고 있다. 제조업이 그렇게 되면 고용지표도 잘못하면 험하게 나올 수 있어 연준은 양적 완화 축소를 결정하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것이 오늘 내구재 주문의 핵심이었다.

그 다음에 미국의 전통적인 기술업종은 괜찮았는데 컴퓨터와 가전이 3.0, 컴퓨터와 주변기기가 19.9%의 감소를 기록하고 있다. 통신장비도 5.5% 마이너스가 나왔다. 보통 찬물을 끼얹었다는 표현은 안 좋은데 여기서 찬물을 끼얹었다는 대상은 연준 양적 완화 축소로 인한 시장의 불안감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니까 호재라는 것이다. 오펜하이머 펀드는 이번 내구재 주문 결과를 휴가철, 계절적 요인이나 통계적 과장효과로는 결코 변명할 수 없다고 했다.

투심이 악재를 호재로 판단하는 상황이 지배적이지만 9월에 독일 선거, 일본은 소비세 논란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부채한도 임박 등 이런 이슈들을 하면 9월은 하반기 어느 달보다도 더 불안정한 시기다. 그래서 양적 완화 축소가 힘들 수도 있다는 의견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이 불확실성 해소든 조정이든 방향성이 정해지면서 마감하고 나면 바로 4시간 뒤에 우리가 이어받아서 출발하는데 중국 개장하고 지표 나오면 흔들리는 것이 큰 불확실성이다.

블룸버그 통신에서는 중국정부의 경제지표 가운데 PMI는 민간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만큼 거기서 거짓말을 하면 그것까지 어떻게 책임지냐고 하면서 중국정부가 PMI9결과에 대해 정확도 기준에 맞는지 책임질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중국 PMI는 수치만 발표하고 세부 항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을 테니까 섣부르게 검증하겠다고 하지 마라는 발표다. 사실 중국 경제지표가 나올 때마다 헷갈렸었다. 어제 또 연말에 어쨌든 중국 GDP 성장률 당초 목표에 맞출 테니까 가만히 있으라고 했고 상해지수는 여기에 화답했다. 그런 차원에서 이것 하나는 걱정을 더는 것으로 해석한다.

오늘 내구재 주문에 대한 국채금리 반응은 며칠 만에 2.79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까지 완전히 안심하기에는 이르지만 어쨌든 결자해지 차원에서 일주일 동안 아시아 외환위기 가능성 등 2.95까지 갔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서서히 정리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을 우리나라 시장에 호재로 받아들이기에는 어제 미리 올랐기 때문에 KBW은행지수를 보면 미 부채한도 상향에 따라 혹시라도 되면 미 신용등급이 어떻게 되면 당연히 비용증가가 걱정되는 월가가 제일 싫어할 것이다.

오늘 0.82% 하락으로 미 증시 낙폭보다 훨씬 컸다. KBW은행지수가 단기 저점을 기록하면서 이때 코스피도 하방압력이 극도에 달하는 상황이 바로 한 거래일 차이로 나타났다. 그런 차원에서 금요일 KBW은행지수의 반등은 코스피 지수 외국인 매수세로 들어왔고 이것이 다시 상승폭이 절반으로 반락했으니까 오늘 외국인도 어제 기관과 개인 물량을 받아주면서 순매수 폭이 커졌던 것 오늘 반납해야겠다는 투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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