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회장님들 “할 말은 많은데...”

박병연 부장 (부국장)

입력 2013-08-2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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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을 앞두고 대기업 총수들이 고민에 빠졌습니다. 청와대가 오찬에 참석하는 대기업 총수들에게 3분 스피치를 요청했기 때문인데요. 할 말은 많지만 어느 정도 선에서 의견을 전달할 지 난감하다는 반응입니다. 박병연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폐렴 증상으로 2주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오늘 오전 서초동 사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9월 IOC 출장 전까지 자택에 머물려 안정을 취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 회장이 서둘러 회사에 나온 것은 내일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 때문입니다.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대기업 총수들에게 3분 스피치를 준비해 올 것을 요청한 만큼, 챙길 게 많아진 것입니다.


전경련 수장을 맡고 있는 허창수 GS그룹 회장도 이번 회동이 부담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시기가 시기이고, 자리가 자리인 만큼 민감한 경제 현안에 대한 경제계 의견을 어느 정도 선까지 전달할 지 고민입니다.

허 회장이 준비한 인사말 자료에는 재계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투자와 일자리 확대에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 더 노력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기업 관련 법률과 제도 등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도 담겨있습니다.

하지만 10대 그룹 상반기 투자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한 만큼, 원론적인 수준에서 언급하는 정도로 그칠 것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입니다.

최근 대한상의 회장으로 추대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도 ‘급할수록 천천히 돌아가라’는 속도조절론을 펼 예정이지만, 세세한 사항에 대해선 역시 말을 아낄 것으로 보입니다.

박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이번 만남이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고 꽁꽁얼어붙은 기업들의 투자심리도 되살리는 계기가 될 지 관심입니다.


한국경제TV 박병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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