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240% 뛴 팰런티어…'SW기업 종말론' 불식

입력 2026-08-04 17:58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데이터 기업 팰런티어테크놀로지가 지난 2분기 실적을 통해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의 종말)’ 공포를 털어냈다. 데이터 통제권을 인공지능(AI) 모델 기업이 아니라 각 기업이 확보해야 한다며 펼친 ‘AI 주권론’이 주효했다.
◇“민간 사업 초기 단계”

팰런티어는 3일(현지시간) 2분기 매출이 19억3500만달러(약 2조7700억원)로 1년 전보다 93%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도 시장 전망치인 18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이 중 미국 정부 매출이 90% 늘어난 8억900만달러였고, 미국 민간 매출은 149% 급증한 7억6400만달러였다. 앨릭스 카프 최고경영자(CEO)는 민간 사업 성장세에 대해 “이제 불이 붙은 초기 단계”라고 했다.

영업이익은 9억1200만달러로 238.6% 폭증했다. 일회성 비용 등을 뺀 조정영업이익률은 46%에서 62%로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 기업은 매출 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을 더해 40%를 넘으면 성장성과 수익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팰런티어는 155%로 엔비디아(153%)를 넘어섰다. 카프 CEO는 “이번 분기 실적은 다른 세상 수준”이라며 “사업 성장 속도와 규모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팰런티어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14% 넘게 올랐다.

이번 실적 발표는 지난해 말부터 고전하던 팰런티어 주가에 반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팰런티어 주가는 작년 11월 207.18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이날까지 39% 하락했다. 데이터 분석기업인 팰런티어는 정부·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정리하고, 이를 AI가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 ‘고담(정부용)’과 ‘파운드리(기업용)’를 운영한다. 최근 주가 하락은 이런 AI 의사결정 플랫폼을 대체할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등장할 수 있다는 사스포칼립스 공포가 퍼졌기 때문이다. 모닝스타는 지난달 “AI 추론 비용 하락과 대규모언어모델(LLM) 개선은 팰런티어가 장악한 AI 의사결정 소프트웨어산업의 진입 장벽을 낮출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럽선 주권론이 발목
팰런티어는 오히려 기업들이 AI에 느끼는 두려움을 기회로 삼았다. AI 모델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AI 기업에 데이터를 넘겨주지 말라”며 역마케팅을 펼친 것이다. 카프 CEO는 이날 주주 서한을 통해 “우리 문명이 만들어낸 거의 모든 문헌 자료를 흡수해 성장하고 발전한 LLM과 개발사들이 이제 전 세계 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2분기 깜짝 실적의 배경에도 기업들이 데이터를 지키려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카프 CEO는 강조했다.

팰런티어는 ‘데이터 수집기업’이 아니라 ‘데이터 처리기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고객사 데이터를 AI 모델 학습 목적으로 수집하거나 보유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고객사가 데이터브릭스, 스노플레이크 등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이용한다면 데이터는 그 안에서 처리된다. 고객사가 자체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면 외부와 격리된 폐쇄 환경에도 고담·파운드리를 설치할 수 있게 했다.

AI 주권론을 너무 내세우다 보면 팰런티어의 해외 시장 진출에 제약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럽연합(EU) 등 정부 입장에서 자국 데이터를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인 팰런티어에 맡겨서는 안 된다는 주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프랑스 국내보안국(DGSI)은 지난달 팰런티어 대신 자국 기업 챕스비전과 데이터 처리 계약을 맺었다. 정치 변수 역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블룸버그통신은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중 하나 이상을 장악하면 팰런티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연관성 때문에 조사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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