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평가 손질...은행 영업관행 달라질까?

최진욱 기자

입력 2013-10-0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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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은행권이 10년 넘게 지켜오던 성과평가방식을 손질하기 시작했습니다. 은행의 수익과 경영목표에만 맞춰졌던 평가방식에서 시대의 변화에 맞춰 고객과 영업현장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그 뼈대부터 바꾸겠다는 생각인데요. 과연 이기적이라는 지적까지 받아왔던 은행의 영업행태가 달라질 수 있을까요? 최진욱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우리말로 `핵심성과지표`로 불리는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는 지난 2000년대 초반 은행권에 도입됐습니다.

기업의 전략을 단위 조직의 업무까지 측정해서 기업 목표를 달성하자는 경영기법입니다. 외환위기를 겪으며 뼈아픈 경험을 한 은행권이 수익성을 제1목표로 설정하며 너도나도 도입하기 시작해 벌써 10년 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KPI는 크게 가점과 감점요소로 구성되어 있는데 민원이나 금융사고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반면 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의 비중이 높아 그동안 고객과 직원들의 불만을 사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소비자보호를 강화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일환으로 일부 은행들이 KPI 손질에 들어갔습니다.

이건호 국민은행 행장은 최근 수수료 수익을 더 얻기 위해 고객이 원하지도 않는 상품을 팔아서는 안된다면서 KPI 개편 작업을 연내에 마치고 내년부터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종준 하나은행 행장도 3분기 월례조회에서 KPI 항목을 단순화하고 영업점별 상황에 맞는 평가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두 은행 모두 단기적인 수익을 희생하더라도 장기적인 고객중심 영업전략 추진을 선언한 셈입니다.

다만 여타 은행들은 두 은행의 행보에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순익이 가장 저조한 영업점이 고객중심 경영을 했다는 말인데 이는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수익이 계속 위축되는 시점에 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생각이라는 볼멘 소리도 나옵니다.

필요하지도 팔고 싶지도 않은 상품을 밀어내기 했던 원인이었던 성과평가제도 개편이 추진되면서 과연 은행권의 이기적 영업행태가 바뀔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최진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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