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프리뷰] '롤러코스터' 기똥찬 하정우표 병맛 코미디

입력 2013-10-0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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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정우에게는 ‘믿고 보는’이라는 수식어가 뒤따른다. 작품 속 연기에 대해 더 이상 논할 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그런 하정우가 극본을 쓰고 연출에까지 도전했다. 장편영화 데뷔작 ‘롤러코스터’(하정우 감독, (주)판타지오픽쳐스 제작)는 관객들로 하여금 하정우를 두 번 믿게 만든다. 이거, 뭔가 불공평하지 않나. 이렇게 완벽하다니.



이 작품은 한류스타 마준규(정경호)가 탑승한 비행기가 태풍에 휘말려 추락 직전의 위기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일본에서 활동을 하던 중 급하게 터진 아이돌과의 열애설로 마준규는 급히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고, 비행기에서 사상 초유의 탑승객들을 만나게 된다. 기상 악화로 착륙을 하지 못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한 마준규. 정경호의 연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배우가 감독으로 데뷔를 할 때 위험요소를 안고 갈 가능성이 크다. 연기는 잘 하지만 연출까지 완벽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하정우가 ‘롤러코스터’를 만든다고 했을 때도 공공연히 그런 의견들이 뒤따랐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롤러코스터’는 그런 걱정을 싹 가시게 했다. 여기에 배우들의 열연까지 더해지니 웃을 수밖에.

하정우의 ‘롤러코스터’에서는 쉴 새 없이 대사가 쏟아진다. 영화에 쓰인 대사의 톤은 하정우와 꼭 닮아있다. 이 작품을 보고나면 ‘아, 정말 하정우가 시나리오를 쓰긴 썼구나’라는 생각을 감출 수가 없을 것. 하정우가 좋아하는 시대 역변 개그코드라던가 특유의 말투는 영화관을 안방으로 생각하게끔 만든다. 쉴 새 없이 웃고 또 웃는다. 병맛 스타일에 푹 빠질 수밖에 없다.



하정우의 연출력은 정경호를 더욱 부각시킨다. 초록색으로 머리카락을 염색하고 징이 박힌 옷을 입고 등장하는 정경호는 최근 방송된 JTBC 드라마 ‘무정도시’에서와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다. 비행공포증, 편집증, 결벽증까지 모두 갖춘 마준규는 과장된 표정으로 거침없이 육두문자를 날린다. 욕을 해달라는 어린이에게도 서슴지 않고 욕설을 한다. 이런 모습 처음이다.

한 장소에서 일어나는 일을 지루하지 않게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캐릭터와 대사를 불어넣었다. 하정우의 감각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마치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이 캐릭터 하나하나가 보통스러움이 없다. 이들의 긴 대사를 들으면서 넘어가는 숨을 붙잡고, 쉴 새 없이 웃음을 터뜨리는 이유는 다 있다. 코믹한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웃음 코드가 ‘롤러코스터’의 가장 큰 힘이다. 17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93분.(사진=(주)판타지오픽쳐스)

해운대(부산)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m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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