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인터뷰] 이준기, "'투윅스' 일등공신은 이채미?"①

입력 2013-10-18 07:00  

비 내리는 어느 날, 가을 냄새 물씬 느껴지는 배우 이준기를 만났다.




이준기는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투윅스`(소현경 극본, 손형석 최정규 연출)에서 장태산 역으로 출연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투윅스`는 살인누명을 쓴 한 남자 장태산(이준기)이 자신에게 백혈병에 걸린 어린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딸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2주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 울적한 이 느낌, 장태산과의 이별



이준기는 장태산을 연기하면서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와 부성애 넘치는 연기로 많은 호평을 받았다. 액션 잘하는 배우에서 한 발 나아가 새로운 매력을 뽐내며 `믿고 봐도 될` 배우로 한뼘 더 성장했다. 그래서였을까? 그 역시도 아직은 장태산과의 이별이 힘들어 보였다. 이준기는 최근 외로움에 친구에 친척까지 동원해 술을 마시고 있다고 설명했다. 울적함에 집에 있기 싫을 정도란다.


"이번엔 여러모로 긴장하고 부담감도 컸던 것 같아요. 감정 소진도 많았고 롤러코스터 타는 감정이었어요. 가족에 대한 애틋한 정을 느끼면서 살다가 이준기로 혼자 동떨어지니까 공허함이 큰 것 같아요. 울적해요. 후유증이 정말 오래가는 느낌이예요. 좀 더 가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원래는 작품이 끝나면 캐릭터와 저를 잘 중화시키는데 이번엔 더 몰입했던 것 같아요. 좁은 곳에서 사람들과 시끌벅적하게 숨 쉴틈없이 바쁘게 살다가 외로움이 큰 것 같아요."


그는 정말 쓸쓸해보였다. `투윅스`의 장태산과 딸 수진이 역의 이채미까지. 모든 것들에 대한 애정과 여운을 깊게 간직하고 있었다. 특히 극 중 딸로 출연한 이채미에 대한 감정은 장태산을 넘어 배우 이준기의 가슴에도 크게 자리했다.


"채미랑 이별한 것도 큰 것 같아요. 이번 작품 진짜 좋았어요. 결혼할 때가 됐구나 싶기도 하고 딸을 갖고 싶어요. 채미가 내 딸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드라마의 일등공신은 채미가 아닐까 싶어요. 정말 채미 덕에 많이 몰입됐어요. 찍는 내내 수진이에 대한 잔상이 남아서 채미 생각이 많이 나요. 채미가 날 더 사랑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조공도 많이 바쳤어요.(웃음)"


이준기는 엄마 역의 박하선과 채미를 사이에 두고 서로 더 사랑받고자 경쟁하기도 했다. 또한 앞으로 딸바보가 될 것 같은 이준기는 "저는 상대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박하선 씨가 채미가 자기를 더 좋아한다고 하더라고요. 엄마를 좀 더 좋아할 수밖에 없겠지라는 생각은 들어요. 가장 오래 붙어있고 그러다보니까 좋아하지 않을까 싶지만 아빠로의 애틋함도 있지 않을까요?"라며 "채미가 얼마 전에 음성메시지를 보냈어요. 제 이름을 먼저 이야기했어요. 이준기 아빠랑 박하선 엄마 보고싶고요. 분명 제가 선두에 있었어요. 이건 아빠를 먼저 생각하는 거예요"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 `아빠라는 이름으로` 장태산, 그리고 이준기



이준기는 극중에서 딸이 있는지도 몰랐다가 갑작스럽게 그 존재를 알게된다. 그리고 강한 이끌림, 즉 부성애를 느끼고 백혈병에 걸린 딸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걸 건다. 그는 장태산이 부성애를 느끼는 것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태산이가 딸 아이를 보자마자 부성애가 생기는 것이 어찌보면 이해가 되기 힘들 수도 있어요. 저희도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드라마는 미니시리즈고 압축해야 되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래서 작가님이 `배우가 중요한거다`라면서 저에게 요구하셨고 태산이에 대해 섬세한 표현들을 연구해보자고 하셨어요. 극도의 불안감, 초조함과 걱정을 갖고 있었어요. 표현을 못 할까봐. 그런데 촬영하면서 결과적으로 혈육에 대한 이끌림이었던 것 같아요. 감정적으로 반응이 되지 않았을까? 정말 내 딸을 가져보지 않았지만 이 나이에 그런 감정들을 모르니까 이미지화 시켜서 봐야하잖아요. 혈육의 정인것 같아요. 보지 않았더라도 어떤 이끌림이 순간적으로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태산이는 수진이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을 갖고 있으니까 복합적으로 작용한 게 분명 있었을 것 같아요."


팬들에겐 아쉬운 소리일지도 모르겠지만 이준기는 이번 배역을 통해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단다. 그리고 결혼이라는 것에 앞서 연애의 필요성에 대해 절실하게 느꼈다.


"술은 외로움을 잠깐 달래 줄 수 있는 도구일 뿐, 치료제는 아닌 것 같아요. 요즘엔 울적해서 술 마셔도 눈물 나요. 감정 기복이 커져서 어떻게 이준기로 회복시키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 주변에서 `연애할 때가 된 것 같다`라고 말해주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감당을 못할까봐 걱정돼요. 사귀면 잘 챙길 수 있을까 싶고 내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한 만남이면 안되잖아요. 만남에 대해서 책임감도 가져야되니까...사실 주변에서는 `걱정덩어리`라고 해요. 하지만 사귄다고 생각하면 그 사람을 아침부터 밤까지 내 사람이라고 챙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내 일에만 몰두할까 걱정돼요. 심사숙고해야 될 것 같아요. 연애가 필요한 건 확실한 것 같아요."






`투윅스` 액션신, 이준기 생명의 위협을 느끼다?



살인 누명을 쓰고 도망자 신세가 된 이준기는 산을 타고, 빨대 하나로 숨을 쉬며 흙 속에 묻혀도 보고, 절벽에서 뛰어내리기도 하는 등 정말 고군분투 탈주기를 계속했다. 액션도 잘하는 이준기였지만 이번 `투윅스`는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것만 빼면 다 해본 것 같단다.


"산 타는 것도 죽을 맛이었지만 죽을 뻔한 건 급류신이었어요. 안전장치나 대비책이 없었어요. 어마어마한 유속에 떠내려 가는 거니까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 표정은 리얼이예요. 실신까지 갔던 것 같아요. 촬영하다가 죽는 경우도 있잖아요. 정말 큰일날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어요. 몸을 사린다고 하는 분들도 이해가 갔어요. 물도 먹고 고꾸라지고 이러다가 `죽겠구나`라고 생각할 정도였어요. 또 배우가 액션에 대해 욕심내는 게 멋있지만 무모한 욕심은 노력의 결과물을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게 만들겠다라는 생각도 했어요. 주연배우가 죽어버리면 소용없으니까 몸사리는 것도 프로다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준기는 그렇게 고생을 하면서도 `투윅스`의 소현경 작가에게 액션신을 더 요구했다. 그래서 스태프들 사이에 이준기에 대한 원성이 자자했다고. "작가님에게 더 써달라고 했어요. 스태프들이 욕 했어요. 제발 더 말하지 말라고. 정말 8회까지가 정점이었던 것 같아요. 소양강댐에서 마지막에 보트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그랬어요. 수심이 약 200m였는데 스태프들도 그걸 화면에 잡으려면 와야하니까 스태프들 원성이 자자했어요. 저 보고 `드라마를 감정으로 가야지, 몸으로 때울거냐`고 할 정도였어요. 하지만 감정이 충분하니까 볼거리도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시청률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볼거리` 잖아요."


주연 배우들이 지치지 않고 하니까 좋았던 같다고 설명한 이준기는 "다행히 하늘이 도운 것 같아요. 타박상은 달고 살았는데 액션하면서 크게 다치거나 한 건 없어요"라고 말했다. 정말 다행이었다. 급류신에서 수장 되는 건 아닌가라는 위협을 느끼면서 스스로를 무모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준기는 희열을 느꼈다. "`해보자`라고 해서 뭐든지 그렇게 했던 것 같아요. 무모하게 했다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보면서 희열이 느껴지긴 했어요. 액션을 추구하면서 나만큼 할 수 있는 배우는 없을 거라는 자부심도 들었어요. 하지만 감독님은 `멍청하고 무식한거지`라고 하셨어요.(웃음)"


"배우가 현장에서 생각이 많으면 안 돼요. 작가님과 감독님과 조율한 상태에서 현장에 가면 영화처럼 여유롭게 생각하고 할 시간이 없으니까 빨리 찍고 가야해요. 내가 하고 싶은 연기를 하고 싶으면 망설이지 말고 주저하지 말고 해야 해요. 이제보니 비행기에서 떨어지는 것만 빼고 거의 다 해본 것 같아요. 김선생이랑 옥상신도 CG처럼 나와서 아쉬워요. 다들 조마조마하게 찍은 거예요. 다음에는 더 제대로 해야겠다 생각도 들고 빌딩에서 매달리는 것도 해보고 싶어요. 김 선생역의 송재림도 고생하고, 바들바들 떨면서 희열도 느끼고 감정으로 보여줄 수 없는 걸 신체 연기로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그런 것들이 하나 하나 있어주면 숨 막히게 따라갈 수 있으니까 그걸 감정으로 연기하는 것도 배우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 8년, 3류 양아치 장태산의 스위치가 꺼져 있던 시간들

이준기는 드라마에서 1~2회가 가장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예상외의 대답이다. 위험천만한 액션들도 멋지게 소화한 이준기였지만 이야기의 밑그림. 즉 장태산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부분을 시청자들이 놓치지 않고 따라오게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울기도 했단다.


"1~2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고, 편집실 가서 확인하고 재촬영도 하고 가장 고민했던 회인 것 같아요. 또 가장 어려웠어요. 중요한 부분이고 놓치고 가면 안 되는 부분들도 많고 작가님이랑 감독님도 그러니까 `배우가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시청자가 이해할 수 있게 해줘야 하고 속일 수도 있어야 하고 따라오게 만들어줘야 하니까요. 매일 감독님과 작가님에게 하소연하고 울었던 것 같아요. `살려달라`고 했어요. 하지만 작가님도 그렇고 다들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해주셨어요. 그렇게 칭찬해주시다가도 끝나고 나면 주문하시고 조금 더 조금 더 걱정됐던 것 같아요."

이준기는 소현경 작가가 배우들을 위해 비하인드 스토리를 정리해 준 덕분에 장태산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태산이 삶의 목적 없이 3류 양아치로 살던 8년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장태산이 자기 자신을 버렸다기보다는 인생의 목표나 희망이 없었다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자신의 길을 잃고 부모의 사랑도 받지 못했고 그리움도 컸을거고 분노도 크고 사람들이 싫고 사람에 대한 결핍이 컸던 친구예요. 여러가지 사건들로 어쩔수 없이 인혜를 버려야했고 정말 큰 상처도 받았을거고 인생의 노선을 잃을 수 밖에 없었어요. 8년이나 그렇게 살았어요. 그래서 이용도 당하고 특별히 어떤 것도 느끼지 못하는 참담하고 암담한 시간을 보냈어요. 허탈감과 함께 장태산이 장태산에게 느끼는 미움도 있었을 거고 처음으로 삶의 욕구를 느낀 게 가족이 나타났을 때인 것 같아요. 장태산은 대기모드로 8년을 살았어요. 인생에 이끌려 갈 수 밖에 없었던 장태산이 가족의 존재를 만났을 때 살아났고 목적도 찾고 욕구, 욕망도 생겼고 스위치 온 상태가 된 것 같아요."

-②편에서 계속



한국경제TV 양소영 기자
sy78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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