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창W] 대기업 투자 안하나 못하나

입력 2013-10-30 17:10   수정 2013-10-3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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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대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직접 챙기고 나섰습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9일 30대그룹 사장단을 만나 연초에 계획한 투자 계획을 이행해 줄 것을 당부했는데요.
기업 입장에서는 경제민주화법 등 여러 장애물에 부딪히며 투자를 꺼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산업경제팀 박영우 기자 나왔습니다.
박기자 어제 간담회 현장을 다녀왔는데요.
우선 현장 분위기 전해주시죠.
<기자>
네. 윤상직 장관이 30대그룹 사장단을 불러놓고 내뱉은 첫 마디는 바로 투자 약속을 지켜달라는 것이었습니다.
30대그룹이 연초 산업통상자원부에 밝힌 투자액은 155조원. 고용규모는 14만명이었습니다.
<기자>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30대그룹 사장단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윤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올해 약속한 투자와 고용 계획을 이행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인터뷰> 윤상직 /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올해 155조 투자계획 기업마다 사정이 있겠지만 100% 달성해서 우리경제가 다시한번 힘을 얻어 도약하고 경제가 활성화되면 모멘텀을 찾았야한다"
30대그룹이 계획한 올 한해 투자규모는 155조원 고용 규모는 14만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주요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 계획은 대내외 적인 악재 속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4분기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30대그룹을 중심으로 수출과 투자를 집중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발벗고 나서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현재 국회에서 처리하지 않고 있는 경제 활성화 법안은 약 100여개.
정부는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와 협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고용활성화와 관련해서는 스펙을 초월한 열린 채용을 요청했습니다.
현재 과도한 스펙 경쟁을 유발하는 채용 관행을 바꿔 채용 문을 넓혀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한편 30대 그룹 사장단은 기업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줄 것을 정부와 정치권에 요청했습니다.
<앵커>
박기자, 정부가 직접 나설 정도로 기업들의 투자가 원할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진행된 투자 규모는 얼마나 되고 어떤 점들이 투자를 가로막고 있나요?
<기자>
올 들어 3분기(7~9월)까지 국내 30대 그룹의 연초 투자 계획 대비 집행률이 67%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처럼 투자가 부진한 이유로 재계는 과도한 규제를 꼽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원화 가치 절상 등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 여건도 있지만, 경제 민주화법과 노동·환경 관련 규제 등이 기업 투자를 저해하는 주요인이라는 것입니다.
이날 간담회에선 규제에 대한 불만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은 "반도체가 공급 부족이어서 내년 투자를 앞당겨 추진하고 있다"며 "화성 사업장에 신규 반도체 라인을 지으려는데 건설 부지가 산업 단지와 택지 지구에 겹쳐 있어 각각 건축 허가를 따로 받아야 하는 형편"이라고 중복 규제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노동 문제에 대한 불만도 컸습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고용 유연성이 이렇게 없고 고용 형태를 (정부가) 규제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며 "(정부 노동정책은) 기업이 망하는데 해고를 못 하게 막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통상임금 문제도 지적됐습니다.
최인범 한국GM 부사장은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면 기업의 노동 비용이 급증한다"며 "규제를 도입할 때도 기업 경쟁력을 고려해 완급을 조절해달라"고 말했습니다.
통상임금 문제는 작년 3월 대법원 1부가 기존 고용노동부의 지침과 달리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면서 노사 간 최대 쟁점으로 부각됐습니다.
대법원 전원 합의체는 올해 안에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입니다.
이밖에 환경 관련 과잉 규제에 대한 불만도 토로하는 등 간담회에서는 투자를 독려하기 앞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달라는 재계의 건의사항이 이어졌습니다.
<앵커>
정부의 규제도 문제지만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투자활성화 법안이 통과되지 않고 있는 점도 기업들의 투자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고요?
<기자>
네. 겨우 온기가 느껴지는 경기 상황에서 흐름을 이어가려면 무엇보다 민간투자와 소비 등 내수 활성화가 계속 뒷받침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에 계류 중인 102개의 경제법안 통과를 서둘러 소비와 투자심리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을 가속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바로 기업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투자와 고용에 나서느냐도 경기 회복 흐름의 향방을 결정짓는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문가들은 "내수 주도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라며 "소비·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지만 완전히 살아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성장세가 꺾이지 않도록 심리를 계속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이고 있는데요.
정부와 재계 모두 국회가 하루빨리 정상화 돼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100여개의 경제법안의 시급한 처리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앵커>
3분기까지는 투자가 부진했지만 30대그룹의 올 한해 투자와 고용 목표는 그대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투자를 늘리는 기업도 있다고요?
<기자>
네. 정부에 불만도 많고 할말도 많지만 투자와 고용은 우선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오히려 투자를 늘리는 기업도 있습니다.
삼성은 올해 초 46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가 지난 5월 53조원으로 투자 규모를 확대했습니다.
이어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을 중심으로 연말까지 1조∼2조원을 더 투자해 최대 55조원을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포스코도 올해 투자목표 8조5000억원에서 3분기까지 76%인 6조7000억원을 집행했습니다.
이어 4분기에 투자를 늘리는 방안으로 전체 투자액을 8조9000억원까지 키우기로 했습니다.
SK그룹은 일자리 확대에 집중해 올해 7700명 고용목표를 2∼3% 넘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밖에 정부에서는 하반기 수조원대 투자 계획을 갖고 있지만 선뜻 나서지 않고있느 화학정밀 기업들에게 적극적인 투자집행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져 올 한해 기업 투자 규모는 큰 무리없이 진행 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앵커>
투자에 이어 이번엔 고용 문제 살펴보죠.
정부가 재계에 요청한 건 탈스펙 관행인데요.
구체적으로 구직자들의 스펙쌓기 열풍 얼마나 심각한가요?
<기자>
네. 우선 학교마다 취업 스터디는 기본이고 학점과 토익점수를 올리기 위해 휴학하는 학생도 늘고 있습니다.
이른바 스펙을 쌓기 위해서인데요.
학점, 토익, 자격증, 어학연수 경험, 봉사활동까지 기업들이 입사지원서에 요구하는 항목이 많다보니 생긴 현상입니다.
이렇다보니 정부에서 직접나서 탈스펙 채용을 요청했습니다.
즉 학점이나 토익 점수가 아닌 인성 위주의 채용을 진행해 달라는 요구인데요.
한국석유공사 등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정부에서 먼저 솔선수범하는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이밖에 최근 현대자동차의 찾아가는 채용도 이른 아침 첫 차를 타고 통학하는 학생들을 선발하면서 대표적인 열린채용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말이 좋아 열린 채용이지 구직자들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비판도 있다는데 어떤 점 때문인가요?
<기자>
네. 그동안은 그냥 계량적인 수치.
즉 점수나 자격증 등으로 평가받았다면 열린 채용의 경우에는 하나의 스토리가 있어야하기때문인데요.
서류적인 스펙 뿐 아니라 신경써야 할 것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여기에 기업들마다 열린채용에 대한 생각이 다른만큼 막연하게 열린 채용을 강조하기보다는 정부 입장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박영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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