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빛좋은 개살구'‥태블릿 '울상'

입력 2013-11-0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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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단계에 접어든 반면 태블릿PC 시장은 정체에 빠져 있는데요.
태블릿PC에 가장 적합한 콘텐츠로 평가받는 전자책이 기대와 달리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깊습니다.
처음부터 시장 성장성이 과대 평가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채주연 기자입니다.

<기자> 널찍한 화면과 큼직한 글씨.

전자책은 차세대 도서문화를 주도할 주역으로 꼽혀 왔습니다.

한 번 읽고 나면 책꽂이에 들어가 자리만 차지하는 종이책보다 간편하면서도 가격은 30% 가량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태블릿PC가 잇달아 출시되고, 전자책 전용 단말기도 등장하면서 시장이 커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국내 도서출판 시장에서 전자책이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불과합니다.

시장규모가 5년간 3천억원대로 커졌다고 해도, 100조원에 달하는 전세계 전자책 시장에 비하면 답보 수준입니다.
성장이 정체되는 가장 큰 이유는 낮은 독서율.

우리나라 성인의 월평균 독서량이 0.8권인데, 이 가운데 전자책으로 독서를 하는 비중은 1%도 되지 않습니다.

좀처럼 늘지 않는 전자책 수요에 전용 단말기 역할을 맡은 태블릿PC 판매도 제자리 걸음입니다.

미국 등 해외에선 태블릿PC 시장이 연평균 30% 성장하며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국내시장 성장률은 연간 4%대에 그칠 전망입니다.

전반적으로 독서율이 낮은데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70%에 달하는 문화 특성상 소비자들이 태블릿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전자책과 태블릿PC 시장 성장성이 초반부터 과대 평가됐다고 지적합니다.

독서 문화와 소비패턴에 대한 분석이 부족한 상태에서 ‘스마트 혁명’ 훈풍에 힘입어 기대감만 부풀었다는 분석입니다.

<전화인터뷰> 김진옥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아이폰이 통화라는 메인 서비스가 있어서 커졌고, 아이패드는 그런 것이 없었는데도 국내에서 굉장히 성장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기대심리가 있었습니다. 국내 소비자들이 쓸만한 콘텐츠가 필요한데, 수요를 일으킬 만한 킬러 콘텐츠가 없습니다."

정체에 빠진 시장을 움직이기 위해선 출판물을 단순히 전자책 콘텐츠로 옮겨놓기보다는 스마트 단말의 특성을 살려 게임처럼 상호 작용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전자책 독서율이 높은 만큼 스마트 교육에서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며 정부가 디지털 교과서 전환 정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안정적인 초기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경제TV 채주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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