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인터뷰] '톱스타' 김민준 "신인시절 레드카펫 기억 생생해"

입력 2013-11-06 09:01  

배우 김민준(37)은 그런 사람이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 진실을 털어놓는다. 여자친구의 이야기도 서슴지 않는다. 오히려 ‘난 지금 무척 행복하다’라는 표현으로 그 사람에 대한 애정의 감정을 이야기한다. 그 모습이 넘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사랑으로 시작해 사랑으로 끝난다고 하지 않나. 그래서인지 그 모습이 편안해 보인다. 영화 ‘톱스타’(박중훈 감독, (주)세움영화사 제작)에서 미나(소이현)를 바라보던 그 모습처럼.



김민준은 ‘톱스타’에서 톱스타 원준 역을 맡았다.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원준은 누구에게나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러다 원준은 매니저에서 배우로 성장하는 태식(엄태웅)에게 위기감을 갖게 된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질투의 화신으로 변하기도 한다. 이 영화는 연예인의 성장과 성공,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사실은 그냥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누구나 다 겪을 수 있는 3단계가 바로 ‘톱스타’에 녹아있다.

◆ “내가 생각하는 톱스타는...”

가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자신의 이름과 배역의 이름을 동일시 해 카메오로 출연하는 배우들이 있다. 그런데 그 배역이 연예인이 되면 곤란해진다. 못하면 못하는 대로, 리얼하면 리얼한 대로. 김민준 역시 그런 이력이 있다. 그는 SBS 드라마 ‘온에어’(08)에서 이름과 배역 모두 동일하게 등장했다. 약 5년이 지난 일인데도 김민준의 기억에 ‘온에어’는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연예인이 연예인 역할을 맡는다는 게 참 쉬운 게 아니에요. ‘온에어’에서 ‘커피 한 잔 먹자’를 그렇게 못하겠더라고요. ‘톱스타’에서도 지금 제 위치 정도의 캐릭터를 연기했다면 힘들었었을 거예요. 그런데 아니에요. 톱스타잖아요. 아마 이병헌 장동건 정우성, 이런 배우들이 했다면 힘들어했을 거예요. 저는 따라가기가 참 쉬워요. 보편적 기준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냥 ‘턱시도도 잘 어울리고 톱스타인가보네’에서 끝나는 거 같아요. 김민준을 보는 게 아니라 원준을 따라갈 뿐이죠.”

김민준이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톱스타의 자리에 올라본 적이 없어 어떤 기분이지 사실 잘 모르겠다고 말이다. 그렇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대답이었다.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보편적 기준에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니까.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기준에는 차이가 있으니까 말이다. “결코 겸손한 발언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김민준의 대답은 100% 이상 이해되고 있었다.

“제가 생각하는 톱스타는 그런 거예요. 배우면 무조건 캐스팅 1순위, 보고 싶은 대본을 마음껏 볼 수 있고 감독님께 전화해 ‘이건 내가 꼭 하고 싶다. 이번 작품 나 믿고 해보자’ 그런 거 있잖아요. 제가 생각했을 땐 그런 거 같아요. 하하. 그런데 저도 레드카펫의 추억은 있어요.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았을 땐데 당시 제가 타던 차 문이 자동문이었거든요. 한참 눈치를 보다가 차가 레드카펫에 섰고 멋있게 한 발을 내딛으려고 하는데 경호원이 문을 당기니까 이게 다시 닫히는 거예요. 그래서 몇 번을 그렇게 하다 결국 ‘잡지 마세요’라고 한 적이 있어요. 엉망이 됐죠. 그 때 분위기가 좀 이상했었어요. (웃음)”



◆ “박중훈 감독은 이미 프로”

김민준뿐만 아니라 엄태웅 소이현까지. 메가폰을 잡은 박중훈에 대한 열렬한 사랑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주위에서 극찬을 하니 박중훈에 대한 궁금증은 커졌고 ‘도대체 박중훈은 어떤 사람이기에?’라는 의문까지 생기기 시작됐다. 김민준은 “박중훈 감독님은 영화를 찍으며 위안이 된 분”이라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나갔다.

“카메라 앞에서는 모든 책임을 제가 지잖아요. 스태프나 감독님은 저와 같은 편인데 신기하게 중요한 신을 앞두고는 저를 시험하고 확인하고 싶어해요. 그럴 때 ‘내 편은 없구나, 내가 잘 해야 내 편이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죠. 훗날 스크린에 올렸을 때 잘 나와야 되잖아요. 중압감이나 부담감, 외로움도 들죠. 그런데 박중훈 감독님 때문에 위안이 많이 됐어요. 연기에 대한 정확한 디렉션을 주니까 훨씬 쉽게 촬영을 할 수 있었죠. ‘이 연기는 아닌 것 같다’가 아니라 ‘감정이 좋은데 눈을 많이 깜빡여서 조금 흐트러지는 경향이 있어’라고 콕 집어요. ‘모니터 봐, 어때? 좋지?’이렇게 묻는데 자신감이 생긴다고나 할까요?”

김민준의 ‘박중훈 예찬론’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김민준이라는 이름을 걸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박중훈의 칭찬이 반이다. 그런데 그 모습이 이렇게 훈훈할 수가. “박중훈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막 그 사람을 미화시키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사실 ‘신인감독’이라는 타이틀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 분은 이미 프로”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눈이 반짝반짝해진다.

“소이현 씨가 엉덩이를 빼고 한쪽 다리를 들고 엄태웅 씨를 보는 장면이 있어요. 사실 그게 실제로 해보면 정말 어렵고 보기에도 이상하거든요. 소이현 씨가 ‘이걸 어떻게 해요’라며 못하겠다고 했는데 감독님이 ‘하자. 화면에서는 안 이상해’라며 밀고 나가셨어요. 그런데 찍고 나니 정말 예쁘게 나온 거예요. 이미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기에 어떻게 해야 예쁘게 나오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있었던 거죠. 감독님 덕을 정말 많이 본 것 같아요. 스태프 이름을 다 외우고 현장에 달려가 엑스트라와 이야기하는 감독님, 진짜 대단하지 않나요?”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m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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