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실적 악화에도 CEO 연봉은 "꿈쩍안해"

김정필 부장

입력 2013-11-13 12:01   수정 2013-11-1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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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업환경 악화로 금융사들의 영업실적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CEO 보수는 되레 증가하는 등 성과보수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금융지주사와 은행, 금융투자사의 경우 전년도에 비해 실적이 하락했음에도 CEO 보수의 하락폭은 완만했고 보험사의 경우는 오히려 증가하는 등 성과보수와 영업실적간 연계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감독이 금융지주사와 65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점검한 `금융사 성과보수체계 점검결과`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금융사들의 연평균 보수는 금융지주사 약 15억원, 은행 약 10억원, 금융투자사 약 11억원, 보험사 약 1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고액연봉을 받는 금융사 기준으로는 금융지주사 21억원, 은행 18억원, 금융투자사 16억원, 보험사 20억원이었습니다.

현재 금융사 CEO 성과보수의 경우 영업실적 개선시에는 비례해 중가한 반면 실적 하락시에는 비례해서 떨어지지 않는 하방경직 현상을 나타냈습니다.

일부 금융사의 경우 대부분 급여를 고정급으로만 지급해 영업실적에 연동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지주사들의 경우 2011년부터 2012년 사이 순이익이 7조2천억원에서 5조6천억원으로 급감했지만 CEO의 보수는 22억원에서 21억원으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은행 역시 순익은 7조5천억원에서 5조8천억원으로 급감했지만 CEO 보수는 19.7억원에서 18.1억원으로 변동이 미미했습니다.

이와함께 ROA나 주당순이익 등 계량 지표의 경우 성과 목표를 전년도 실적보다 낮게 설정하는 등 성과평가방식의 자의적 운영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또한 이해관계가 있는 CEO가 보상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데다 보상위원회가 명확한 근거없이 평가등급을 상향조정하는 등 위원회 운영의 독립성 미흡도 지적사항으로 꼽혔습니다.

이밖에 모 금융지주사의 경우 금융지주사에서 11억원, 증권사에서 28억원, 보험사로부터 50억원 등 총 89억원을 받는 한편 배당금까지 수취하는 등 성과보수 중복과 퇴직시 거액의 수당 등 특별 공로금 등 자의적인 퇴직보상도 문제점으로 지적됐습니다.

이밖에 CEO의 성과보수 일부 금액을 누락하는 등 공시 위반 또는 지연 등 위법 부당행위도 여전했습니다.

박세춘 금감원 부원장보는 "원칙적으로 금융사 CEO 성과보수 체계는 금융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지만 투명성과 합리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불합리한 운영사례는 즉시 시정토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제도적인 미비 사항은 지속적으로 보완하는 한편 현장검사와 종합감사 등을 통해 불합리한 성과보수 체계 개선 실태 여부를 지속 점검 지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EU에서는 일반직원과 금융사 CEO의 보수 차이가 20배를 넘지 않도록 하는 보수상한 제한이 일부 시행되고 있지만 위헌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금감원은 EU의 사례는 참고사항일 뿐 보수상한 시행과 보수 제제 시행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사와 금융사 오너 CEO에 대해 박세춘 부원장보는 "글로벌 금융사 경우 글로벌 기준이 있어 자체 성과보수체계에 대해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하지만 각 사가 그룹과 상의해 자율적으로 시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금융사 오너 CEO의 경우 역시 금융의 공공성과 국민적 관심을 감안할 때 합리적인 체계 보수 확립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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