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주가 예측의 최대敵…‘루비니-파버-미첼의 7대 함정’

입력 2013-11-2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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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불확실성은 날로 증가한다. 특히 이번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이전보다 더 영향력이 커진 심리요인과 네트워킹 효과로 긍(肯·긍정)과 ‘부(否·부정)’, ‘부(浮·부상)’와 ‘침(沈·침체)’이 겹치면서 앞날을 내다보기가 힘들어 졌다.


예측을 하는 목적중의 하나가 투자자와 경제주체들을 안내하는 역할이다. 이 목적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주가 상승(경기 회복) 혹은 주가 하락(경기 침체)’ 추세는 맞아야 하고, 실적치에 대비한 예상 오차율이 최소한 30% 범위는 빗나가지 말아야 한다. 올해 이런 요건을 충족시키는 증권사의 예측치는 거의 전무했다.



정확한 미래예측이 전제가 돼야 하는 사회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더 그렇다. 미래를 대비하고 예측하는 능력이 경제주체들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대두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세계 속에서의 기업과 금융사의 위치 파악과 지향할 미래상에 대한 방향설정은 나침판과도 같은 존재다.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는 만큼 다양한 기법들이 있다. 그리스 신화의 태양신인 아폴로가 미래를 통찰하고 신탁을 했다는 ‘델피의 신전’에서 유래된 ‘델파이기법(delphi technique)’은 여러 전문가를 대상으로 반복적인 설문을 통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복적으로 수집?교환함으로써 제시된 의견을 발전시켜 나가는 예측방법이다.


‘트렌드 분석(trend analysis)’은 현재와 과거의 역사적 자료 또는 추세에 근거해 앞으로 다가올 미래사회 변화의 모습을 투사하는 방법이다. 일련의 데이터에 연장선을 긋는 방법으로 추세를 예측할 수 있으며 수학적?통계적인 방법을 활용한다. 경제성장, 인구증감, 에너지 소비량, 주가 등 가격변수 등을 예측하는데 사용된다.


‘직관적 예측(intuitive forecasting)’은 주관적 판단에 입각해서 미래를 추측하는 방법이다. 추측은 주관적 판단에 기초해 미래의 변화 모습을 예측하며 추측의 기초는 예측자의 통찰력, 창조적 지각력, 내면의 숨은 지식 등 직관력으로부터 나온다. 예측의 결과는 예측자 자신의 목표, 가치, 신념, 선입견, 편견, 의도가 무의식적으로 표출되는 경우가 많다.


‘자유토론 기법(brainstorming)’은 각 분야의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자유로운 토론을 주고받는 가운데 미래에 관한 전망을 종합해 내는 기법이다. 주로 연구 초기에 전반적인 상황을 조망하고 연구주제를 구체화하거나 과제를 추출하는 단계에서 널리 사용된다. 정해진 기간 동안 주기적 모임을 통해 미래에 대해 토론하고 대안을 제시해 전략을 수립한다.


미래예측기법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시나리오(scenario) 기법’은 미래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구상해 각각의 전개 과정을 추정하는 기법이다. 미래의 가상적 상황에 대한 단편적 예측이 아니라 복수의 미래를 예측하고 각각의 시나리오에서 나타날 문제점 등을 예상해 보는 방법이다.


시나리오 기법의 목적은 ‘미래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 것인가?’, ‘이러 이러한 조건들이 만족된다면, 혹은 이러 이러한 사건들이 발생한다면 어떠한 일들이 일어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다.


예측시 함정도 많다. 즉, △트렌드 분석에 따른 함정’△심리적 편향에 따른 함정 △고정관념 함정 △자기 과신 함정 △기억력 함정 △신중함 함정 △증거확인 함정 등 이른바 ‘루비니-파버의 7대 함정’이 대표적이다. 금융위기 이후 주가 상승률이 무려 100%가 넘는 커다란 투자기회를 잃게 한 것에 대한 비꼬는 용어이긴 하지만 많은 교훈을 함축하고 있다.


특히 국내 증권사들의 주가 예측에 있어서는 고질적인 병폐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시장흐름에 너무 민감한 점이다. 다른 금융변수와 마찬가지로 주가도 선제적으로 예측해야 본래의 목적인 시장안정과 투자자에게 안내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 시장흐름을 쫓아 사후적으로 예측할 경우 오히려 시장과 투자자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군집성 주가 예측 관행도 국내 증시에서 하루빨리 개선돼야 할 악습이라고 보고 있다. 군집성 주가 예측이란 전년도에 주가 예측을 잘 한 사람의 시각으로 다음연도에 주가 예측이 쏠리는 현상으로 특히 국내 증시에서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예측관행은 예측자가 자신감이 없거나 후에 책임을 면하기 위해 자주 사용된다.


비단 이런 관행은 주가 예측에서만 국한되는 얘기는 아니다. 한국에서 경제성장률을 전망하는 기관은 증권사를 포함하면 약 80개에 달하지만 대부분 한국은행이 제시한 전망치에 상하 0.5% 범위 내에 여전히 몰려있다. 극단적으로 한국에서 성장률을 내놓은 기관은 실질적으로 한국은행밖에 없다고 한국은행이 틀리면 다 틀린다는 결론이 나온다.


특히 성장률과 같은 실물통계도 아닌데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주가를 예측하는 것도 놀라고 있다. 다른 변수와 달리 주가는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예측할 수 없고 설령 맞았다 하더라도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시각이다.


그런 만큼 주가수준보다 투자전략에 실질적으로 도움될 수 있는 추세전환 예측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특정지표가 경기와 주가를 얼마나 선행하는가를 알아보는 방법은 간단하게 교차상관계수를 구하보거나 마코브-스위치 모델, 카오스 이론, 인공신경망 등이 활용된다. 특히 마코브-스위치 모델은 추세전환을 파악하는데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나라의 경기순환에 있어서 장기선행지수와 단기선행지수, 동행지수는 순차적으로 움직인다. 평균적으로 볼 때 장기선행지수는 1년전, 단기선행지수는 6개월전에 경기변동을 예고한다. 최근 들어 주가가 경기에 약 3∼6개월 정도 앞서가는 점을 감안하면 빠르면 단기선행지수는 곧바로, 장기선행지수는 6개월 이전부터 주가흐름을 예고한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증시와 동조화 정도가 심한 미국의 경우 세계적인 경제싸이클연구소인 에크리(ECRI: Economic Cycle Research Institute)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주택착공건수와 기업도산 분담금 등은 장기선행지수에, 신규주문건수와 주간평균 노동시간 등은 단기선행지수에 속한다. 특히 인플레와 관련해 에크리가 개발한 미래물가지수(FIG)는 앨런 그린스펀 전 Fed의장이 연방기금금리를 변경할 때 가장 선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주가선행지수로 가장 많이 활용돼 왔던 엔·달러 환율, 국제유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미국 국채와 회사채간의 금리스프레드 등은 갈수록 선행성이 떨어지는 추세다. 그 대신 국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복합선행지수(CLI) 등은 금융위기 이후 선행성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예측이 틀렸다고 해서 예측 자체가 무용한 것인 아니다. 오히려 어려울 때일수록 정확한 경기진단과 예측이 요구된다. 최근처럼 경기와 증시판단이 어려워질수록 세계 각국들과 주요 기관들이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경기판단 방안을 고안해 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국내 예측기관과 증권사들은 참조해야 한다.


각종 예측을 쉽게 믿을 수 없는 이럴 때일수록 모든 경제주체들은 기본, 특히 투자자는 기초여건에 충실하고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부화뇌동할수록 투자결과는 안 좋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서 경기까지 빨리 침체시킨다. 경기와 주가는 궁극적으로 그 나라 국민과 투자자가 만드는 것이라는 격언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매년 이맘때다.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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