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증시 '密雲不雨'··1월 1,950∼2,100선 완만한 상승"

입력 2013-12-27 10:33   수정 2013-12-2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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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대우증권 김정환> 올해 증시를 사자성어로 정리하면 밀운불우다. 비가 오기 전에 먹구름만 자욱해, 증조만 나타나고 실제로 성사되지 않은 답답하다는 뜻이다. 코스피의 주간 차트를 보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박스권에 머물렀다. 현재 올해 2거래일이 남았는데 현실적으로 박스권을 돌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연초에 뱅가드 물량이 증시의 발목을 잡았고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테이퍼링 이슈로 인해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거래량도 급감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또한 연말로 갈수록 중국 경제의 침체가 이어졌다. 유럽, 미국의 경기 회복 양상이 나타났지만 국내 증시의 상승을 견인하기에는 부족했다.

엔화 약세가 달러 강세에 의해 비롯됐고, 그 기저에는 양호한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자리잡고 있다. 전체적으로 엔화 약세를 우리가 충분히 예상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었다. 또한 중국 증시가 하락하고 있지만, 내년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중국 증시 부진의 이유는 연말 자금 수요가 몰리면서 시중에 유동성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중국 상해 종합지수의 일간 차트를 보면 박스권의 하단에 머무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대만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추세적으로 코스피와 유사한 모습을 보여왔는데 최근에는 대만 시장이 코스피 보다 상승 탄력이 강화되고 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보면 대만 시장 대비 코스피는 투자 메리트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이유로는 통화 정책 차이에서 오는 환율의 엇갈림, 대만 기업들의 높은 배당 성향이 있다. 이러한 요인으로 인해 대만 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순매수는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코스피에서는 매매 강도의 방향성이 없다.

1월 시장은 다른 주식 시장과 밸류에이션 갭을 축소하는 과정이 예상된다. 한국 시장의 PER은 일본, 대만과 비교해보면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춘절을 앞두고 중국 재고의 재축적 사이클이 재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국, 유럽의 통화 정책은 주식 시장에 중립 이상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엔화 약세는 국내 주식 시장에서 악재로 작용하겠지만, 4월 소비세율 인상을 앞두고 경제 지표가 부진할 경우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월에는 이벤트들이 있다. 4일 버냉키 연준 의장, 5일 윌리엄 더블리 연준 부의장의 연설이 예정돼있다. 이 연설은 테이퍼링 일정을 가늠하는데 중요할 것이다. 이어서 공개되는 FOMC 의사록,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확장 정책 결정 여부도 중요하다. 또한 14일에 발표되는 중국 4분기 GDP도 3중전회 이후 중국 경기의 모멘텀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1월의 코스피 밴드는 1,950~2,100포인트의 완만한 우상향이 나타날 것이다.

중국 재고의 재축적, 미국과 유럽의 확장적 통화 정책, 그리고 국내 기업의 구조조정의 가속화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반대로 부정적인 요인으로는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감,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 경쟁력의 약화, 국내 물가 하락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감이 있다. 대만 시장 대비 한국 시장의 PER과 PBR이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우리나라의 시장이 저평가된 상황이다. 중국 재고 재축적에 대한 내용을 보면 구리 재고, BDI, 비철금속 가격의 반등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것들은 긍정적인 뉴스가 될 것이다.

엔화 약세에 배팅하는 투기 자금이 급증하고 있는데, 국내 증시에는 부담스러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익 모멘텀 대비 주가 상승 폭이 작았던 첨단, 화학, 은행, 증권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엔화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같은 경우에는 비중을 줄이는 것이 좋다. 또한 자동차는 내년 경쟁사들이 신차 공개를 많이 하기 때문에, 국내 자동차 업체들도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1월에는 자동차 관련주에 대해 비중을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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